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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가야지”-큰처남 김원도 님을 기리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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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월요일 밤 늦은 시간 전화벨이 울린다. 집사람이 전화를 집어 들었는데 화면을 보니 큰 처조카다. “응응응” 하면서 “알았어” 하고 끊는다. “오빠가 좀 안좋데, 나 혼자 갔다 올까? 아니면 같이 갈래.” “이 사람 무슨 말을, 당연히 같이 가야지.”


 주차를 하고 형네 아파트로 들어서니 한국에서 온 작은아들 민수와 식구들이 침대 주위로 모여있다. 퀭한 눈으로 날 보시더니 힘없는 목소리로 “오, 매제” 하신다. 어제 교회 끝나고 잠깐 들렸을 때보다 상태가 많이 심각하다. 팔다리는 바짝 말라있고, 얼굴은 사색이 완연하다. 


가끔 눈을 돌리다 나를 보면 “이제 가야지.” 하신다. 우리보고 이제 그만 가서 일보라는, 가서 쉬라는 말이다. 모두들 피식 웃고 말았는데 어디서 많이 들어본 소리 같다. 가끔 눈을 이리저리 굴리며 여기저기 쳐다보는 모습이 뭔가를 애절하게 찾던가 또는 주위에 못 보던 것이 보이는지 하는 것 같다.


 집에 돌아와 잠이 들었는데 집사람이 깨운다. 새벽 4시다. “오빠가 돌아가셨대, 나 혼자 갔다 올까?” “잠깐 기다려” 하고 간단히 옷을 걸치고 형네 집으로 향했다. 


Clark Ave. 35년간 그곳에 터전을 두고 살아온, 그 플라자 그리고 그 위의 아파트로 들어갔다. 집사람은 자기의 큰오빠니 꺼이꺼이 울고, 나는 형의 팔을 만져보니 아직도 온기가 따뜻하다. 그래서 다시 이마를 만져보니 거기에도 온기가 있다.


 조카들에게 “마치 주무시는 듯한 모습인데 어떻게 돌아가셨는지 알았니?” 물었더니 마지막으로 숨을 몰아 쉬시다, 푹 내쉬시며 숨이 끊어졌단다. 그 순간 눈에서 눈물 한방울이 흘렀단다. 단 한방울의 눈물.


 돌이켜 생각해보니 내가 형을 만난 것도40년이 넘었다. 그때는 형이 직장을 다녔고, 우리가 결혼하고 가게를 할 때 Clark에서 가게를 운영하기 시작했다. 부지런히 일하면서 그 플라자도 인수했다. 열심히 운영하던 가게를 몇 년 전에 팔고 골프도 치면서 여생을 즐기는가 했더니 갑자기 폐암이란 놈이 찾아와 형을 괴롭히더니 결국 형을 우리에게서 빼앗아간 것이다. 


 나에게 형을 평가하라면 검소하고, 남에게 싫은 소리 하지 않으며, 친절하고 매사에 꼼꼼하다는 것이다. 내가 무슨 부탁을 하면 항상 “옛쓰”하며 웃는 얼굴로 들어줬는데 이제는 누구한테 그런 부탁을 해야 하나. 


 소파에 가만히 앉아 형을 바라보니 얼굴은 편안한 모습이다. 아 그때 생각났다 “이제 가야지” 하던 그 말, 어머니가 마지막 침상에 누워 계실 때 찾아 뵈면 잠시 후에 “이제 가서 일봐라” 하시던 그 말씀과 똑같은 말이구나. 


“이제 가야지” 형이 하신 이 말씀은 나에게 하신 말씀이기도 하지만 자기자신이 이제 세상을 떠나간다는 말일 것이다.


 형, 지난 40년 동안 같이 가게하며 꽃도 사다 주고, 부동산 할 때는 선물용 한국배도 사다 주고, 같이 캘리포니아 여행가서 골프도 치고, 박근혜 탄핵을 보며 같이 울분을 토하기도 했고, 또한 LPGA에서 한국선수들이 우승하면 같이 좋아했는데, 이제는 누구와 같이 해야 하나요. 


 “그래요 형님, 이제 편히 가세요. 하나님의 품 안으로, 그동안 정말 고마웠어요” (2019. 4. 9일 새벽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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