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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창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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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창회

 

 지난 토요일 오후 오픈하우스 끝나고 집사람에게 전화를 했다.

 

그날은 가게에 일하는 사람이 없어 여왕으로 군림해야 할 사람이 하루종일 무수리로 전락하는 날이다.

 

내가 일이 한가하면 오전에 몇시간 봐주기도 하는데 그날따라 오전부터 일이 있어 다운타운을 나갔다가 집으로 돌아와서 아폴로 용변보게 해주고, 밥을 준 후 북쪽에서 오픈하우스를 해야하기에 도와줄 수가 없었다.

 

 

 고생했으니 저녁이라도 사줄까하고 전화 했더니, “여보 나 아무래도 힘들 것 같애, 당신이 사리원에 가” 한다. 갑자기 뭔 사리원에 가라하는지 까마귀가 대붕의 큰 뜻을 알아야하기에 “사리원에? 왜?” 하고 물었다. “응 며칠전에 이야기 했잖아 세네카 모이기로 했다고”.

 

 그래 며칠전 일이 생각난다. 저녁 먹고 TV보다 바닥에 고무 매트를 두개 깔고 똥그랗게 생긴 베개 같은 것에 등을 올리고 양쪽에서 오르락내리락 하기도 하고, 허벅지를 올리고 팔을 집은 후 오르락내리락 하는 것을 하고 있었다. 그러면 아폴로는 공 같은 것을 물고와 내 얼굴에 바짝 대고 공 당기기나 수건 당기기를 하자고 한다. 내가 반응이 없으면 으르렁 거리며 우리 사이를 뛰어 넘기도 해서 무척 불안하기는 한데, 이 운동을 하면 뱃살이 빠질 수 있고, 또한 허벅지도 강해진다고 하니 열심히 할 뿐이다.

 

 처음에는 동그란 것이 옆으로 삐져나와 다시 자세를 잡기도 하고, 어떨 때는 너무 뒤로 넘어가 탁자에 머리도 부딪쳤지만 그것도 몇번 하니까 이력이 나서 그런지 자세도 훨씬 안정되고 또한 횟수도 더욱 많아지게 되었다. “끙, 오는 토요일 세네카 만나기로 했어” “끙, 오 그래 만나서 재미있게 놀아요” “이번에는 남자들도 나오라고 하던데, J 도 나온다고 했데” “응 알았어” 하고는 잊었다.

 

 그래서 사무실에 잠깐 들려 일을 보다 사리원에 갔다. 뒤쪽에 있는 인도어 에 주차를 하고 차에서 내리려니 저쪽에서 J 가 걸어가고 있다. “어디를 가나?” 하고 불러 세우니 그의 처형인 H 가 주차를 하고 합류해 셋이서 같이 식당에 들어갔다. 자리를 잡으니 B, M이 합류했고 곧이어 왕언니인 J, S에 이어, H까지 도착하니 여자 여섯에 남자 둘 모두 여덟 명이 모였다. 그래도 집사람이 빠지니 자리가 훠~엉 빈것 같으니 참 나는 별수 없나 봐.

 

 만나자마자, “어머 어쩜 너는 옛날하고 똑 같니” ”니가 그래 얘” 하고들 난리들을 치기에 “사진들을 보세요, 똑 같은지. 그런데 우리 원자씨는 정말 옛날과 똑 같애”. 근 40년전 캐다다 이민 초기에 만난 세네카 칼리지 동창생들의 모임이다. 당시에 약 삼사십명의 한인들이 세네카에 다녔고 학생회를 조직해 외롭던 캐나다 생활을 즐겁게 보내 곳이다. 나이가 나이이다 보니 자연히 화제는 옛날이야기와 자식들 이야기, 손자들 이야기로 이어진다.

 

 누군가 한마디 한다. “나이가 60이면….” 그래서 내가 한마디 했다. “나이가 60이면 묻어갑니다. 여론조사 할때 10대, 20대, 30대로 가다가 60에 가서는 60+로 뭉텅거립니다” “어머 맞아맞아” 그날따라 식당이 바빠 자리를 요고베리로 옮겼다.

 

 요고베리에 들어가 찻값을 내가 내려고 했더니 B가 한사코 자기가 내겠다고 한다. 역시 받을 여. 자리에 앉으니 여자 여섯에 남자 둘, 주위에 아는 남자들의 눈치가 보여 일일이 설명해야 했다. 동창회 한다고, 집사람은 일이 있어 못 왔다고.

 

 올해는 몇명의 자녀들이 결혼을 한단다. “우리가 옛날에 만났을 때는 지금 우리 자녀들보다 열살 이상 어렸네” 했더니 “어머 그렇네” “그런데 어떻게 예전과 똑같을 수가 있겠어” 하니까 H 가 “나는 화장품회사에서 모델로 쓰겠데” 하면서 자기 얼굴을 쓰다듬는다. “맞아요, 우리 화장품을 사용하지 않으면 이렇게 됩니다.”

 

 정말 오랜만에 옛날이야기들 하면서, 안 보이는 사람들의 안부를 물어가면서 이야기꽃을 피우다 헤어졌다. 다음부터 더 많은 동창들이 모이자고 약속 하면서, 손자 자랑에 $20 벌금, 강아지 자랑에 $10 벌금을 물리기로 하면서….

 

 

 세네카 동창들 모두 건강하게 오래 삽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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