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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펜클럽회원, 문협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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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확행(小確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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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요즈음 소확행(小確幸)이란 말이 뜨고 있다. 소확행이란? (소)소한 즉, 작은 일에도 (확)실히 (행)복하다는 말이다. 이 말은 일본의 작가 무라카미 하루키가 수필 ‘랑겔한스섬의 오후’에서 이를 ‘소확행’(小確幸 작지만 확실한 행복)이라고 표현했다. 


소소한 행복을 추구하는 심리가 담긴 용어를 씀으로써 인터넷에 행복 바이러스로 각광받고 있다. 이미 인터넷 뿐만 아니라 이미 선진국에선 소확행이 널리 퍼져 세계적인 삶의 방식으로 가고 있다니 한편으로는 세상이 참 밝아지고 있구나 하는 생각이다. 좋은 뉴스다. 


 우리들은 행복을 어느 큰 것에 목적을 두고 추구하며 그것이 이루어졌을 때 행복이라고 말할 수 있겠지만, 큰 것뿐만 아니라 일상생활에서 순간순간 느끼는 작은 것에의 감사, 실은 그것들도 확실한 작은 행복이라고 말할 수 있으며 역시 엔돌핀이 나오는 일이 아니겠나.


한국에는 3포시대가 오래 전에 나오더니 5포 시대, 7포 시대라는 말이 나왔다. 7가지를 포기하는 시대라 한다. 연애, 결혼, 출산, 내 집 마련, 인간관계, 꿈, 희망 등을 포기한다는 말이다. 경기침체와 함께 젊은이들의 앞날이 불확실성과 혼란에 빠져 비관한 끝에 나온 말이라고 본다. 


젊은이들뿐인가, 오래 살게 된 세상이 되면서 노인들의 노후 대책, 남녀노소 모든 사람에겐 불안과 혼돈, 위기, 단절, 비합리적이 것들이 도사리고 있으니, 인생에 가장 중요한 부분들을 포기하는 세상이 되었다. 현시대의 슬픈 자화상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삶은 이어져 가고 있으니 예를 들면, 따끈한 커피한잔에 크로쌍을 먹으며 혼자 무언가를 골똘히 생각하는 메모의 시간이라든가, 초록의 채소를 씻으며 캐나다의 긴긴 겨울 속에서도 여름을 풍성히 먹을 수 있다는 것도 감사하고, 이 추운 겨울에 뜨거운 물을 펑펑 쓴다는 것도 감사하고, 추억의 자장면을 그것도 캐나다 토론토 땅에서 다시 먹어 볼 때, 옛날에 먹던 그 자장면 냄새와 씹히는 면발의 쫀듯함에서 느끼는 감회라든가, 요즈음 세상엔 카톡이 있어서 생각지 않은 사람이 갑자기 좋은 동영상을 보내와 그것을 열어보는 순간 엔돌핀이 팍! 하고 터지는 일.


 꼭 필요했던 물건이 200불 이었는데 20불에 살 때, 아는 한국 분들 일하는 곳에 신선한 팀호튼 커피나 맥도널드 커피와 호두과자를 사다 주는 일, 내가 하고 싶은 글을 쓴다든지, 색소폰을 분다든지, 친구와 수다를 떤다든지, 좋아하는 노래나 즐기는 음악들을 듣는 시간, 쓰레기 통 옆에 넘치는 쓰레기들을 주워서 정리해주는 일 등등, 행복을 느끼는 일은 마음먹기에 따라 순간순간 얼마나 많은가. 작지만 확실한 행복의 순간들을 이어가는 삶의 나이테를 만드는 일, 그 또한 얼마나 보람 있고 풍요로운가. 


 큰 기쁨도 결국엔 시간이 지나면 사그라지기 때문에 평범한 일상에서 자주 느끼는 소소한 기쁨이 행복의 원천이라는 의미이다. 큰 행복을 바라지 말라는 말이 아니다. 소확행의 이어짐 속에서 미래의 큰 행복에도 초점을 맞추는 것이 현명한 삶이 아닐까. 


바쁘고 힘든 일상 속에서도 소소하게 느끼는 작은 것들에의 감사함, 그 자체가 작다고 볼 수 있겠지만, 그건 분명한 행복이라고 말할 수 있겠다. 지극히 현실적인 작은 행복이다. 작은 것에서 느끼는 행복, 행복을 바꾸어 말하면 생명이 아닌가. 생명은 존귀한 것이다. 


매일 행복할 순 없지만, 매순간 소확행은 있을 수 있다. 작은 행복을 쉽게 만질 수 있다면 분명 큰 행복도 만질 수 있다고 본다. 

 

(소확행! : 발음이 입에서 부드럽지 못하다. 소확행이란 말을 해볼 때 떠오르는 말이 있다. 한국의 김영삼 전 대통령이 ‘확실’이란 말의 발음을 못하여 ‘학실’이라고 하던 것이 생각나서다. 한국 사람이 왜 ‘확실’하다는 발음을 못해서 학실히, 학실하게 라고 했는지 지금도 이해가 잘 안 간다. 지역적인 사투리 때문이라고 할지는 몰라도 학실이가 뭔가, 학실이란 말이 대통령을 한 그 분의 대명사가 되었다. 학실히, 학실하다는 그 발음을 해볼 때마다 웃음을 금할 길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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