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ngsj
(국제펜클럽회원, 문협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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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찾던 인연(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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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호에 이어)


 로버트한테서 전화가 왔다. 


 “헬렌! 2분후 아파트 라비로 나와요” 


 “로버트, 무슨 일인데?”


 “선물이예요, 작은 케잌들이예요” 


 내가 어리둥절 좋아하니까 남편도 그 동안의 로버트에 대한 이야기들을 나에게서 들었던 터라 덩달아 좋아하며 앞장을 선다. 반갑게 기쁜 마음으로 받아야지 하는 마음으로 아파트 라비로 나가니, 로버트가 자기 아버지와 함께 케잌 상자를 들고 웃으며 나에게 건넨다. 나도 웃으며 열린 마음으로 좋아하면서 땡큐! 땡큐! 하면서 받았다. 


 남편은 로버트를 붙잡고 “큐반 샌드위치가 맛있다던데, 내일 토요일 브런치로 먹으러 갈까?” 하니 로버트는 좋다고 하며, 자기 여자친구도 같이 가면 어떠냐고 묻는다. 우리는 오케이! 오케이! 했다. 그럼 내일 아침 11시 반까지 우리 아파트 앞으로 오라하니 그렇게 하겠다고 하며 갔다. 


 로버트는 효자인 것 같았다. 아버지를 꼭 모시고 다닌다. 아니 아버지가 졸졸 따라다니는 것 같았다. 아버지는 아들이 좋고, 아들은 아버지가 좋아서 그럴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7월 4일에 아버지가 쿠바로 돌아간다니 한시라도 같이 있으려고 그러나, 아무튼 참 좋아 보였다. 


 토요일 오전 11시 반 정각에 로버트 차가 왔다. 차 안에 여자친구가 안 보였다. 


 “걸 후렌드는?” 물어보니, 그녀는 오늘 다른 일이 있어서 못 온다고 했다. 운전석 옆에는 로버트의 아버지가 앉아 있었고, 뒷자리에는 아들 다니엘이 앉아 있었다. 다니엘 옆에 우리가 함께 앉았다. 로버트가 운전하여 토론토의 남쪽 온타리오 호수가 보이는 곳에 브런치 전문 ‘큐반 레스토랑’이 있었다.


 로버트가 사실은 자기도 이곳에 처음 오는 거라고 했다. 우리 5명은 식당의 뒤쪽 데크에 자리를 하게 되었다. 식사를 주문하는데 남편은 당연히 ‘큐반 샌드위치’를 시켰고, 나는 스테이크를 시켰다. 각자 좋아할 만한 것들로 브런치를 시켰다. 음식들이 깔끔했고 맛도 좋았다. 


 남미 고구마라 일컫는 유카라는 것으로 튀김해서 나왔는데 감칠맛이 있었다. 더 먹고 싶어서 하나 더 시키자고 하니 남편이 탁자 밑으로 내 손을 살짝 만지며 NO 라는 신호를 주었다. 그것은 내가 혈당이 높아 탄수화물을 많이 먹으면 안 되기 때문이었다. 


 디저트로 큰 아이스크림을 시켰다. 작은 접시들을 주어서 각자 떠와서 먹게 되었는데 이곳 아이스크림과는 전혀 다른 푸짐하면서도 아기자기한 스타일에 특이한 향으로 쿠바식인 것 같았다. 두 눈이 감기며 입속에서 야릇하게 녹아들었다.


 우리는 식사하면서 주로 라틴댄스에 대한 이야기와 쿠바 여행과 역사에 관한 이야기들을 나누었다. 로버트도 댄스를 즐긴다고 하였다. 아- 하- 역시나.... 


 어떤 댄스들을 추느냐 하니 차차차, 룸바, 살사(Salsa), 바차타(Bachata), 메랭게(Merangue) 등을 즐긴단다. 우리는 눈이 휘둥그레졌다. 우리도 그런 댄스들을 배우고 있지만 더 좀 잘 배우고 싶었다. 쿠바 사람들은 낭만적이고 주로 라틴댄스들을 즐긴다고 알고 있었는데, 로버트도 그렇다니 우리와 일맥상통하는 점을 찾아서 더 반가웠다. 


 각종행사의 댄스파티에 가서 함께 즐거운 시간을 갖고 싶었다. 캐나다는 다양한 문화권에서 살기 때문에 이런 파티하는 곳을 심심찮게 찾을 수 있기 때문이다. 


 브런치를 마치니 오후 1시가 넘었다. 쿠바 여행에 관하여 물어보고 싶다고 하니 자기 아파트로 함께 들어가자고 했다. 로버트 아버지가 에스프레스 커피를 만들어 내왔다. 나는 에스프레스 커피를 좋아해서 땡큐! 하며 홀짝 마시는데, 남편은 독해서 못 마시겠다고 한다. 


 로버트는 아내 없이 살면서 살림살이는 단순했지만 정리정돈 잘해놓고 깔끔하게 사는 모습이었다. 전에 컴퓨터를 공부했다고 한다. 쿠바 지도를 프린트해서 가져와 설명을 하며 유튜브로 쿠바 댄스 등을 보여주었다. 우린 스스럼없는 사이가 되어가고 있었다. 


 2017년 7월 1일 토요일, 로버트 아버지가 7월 4일 쿠바로 떠난다니 며칠 안 남았다. 그래서 브런치 하러가자하니 좋다고 하였다. 또 로버트와 다니엘, 그 아버지와 우리 5명이 우리들이 사는 곳에서 가까운 작은 레스토랑, 남편과 내가 가끔씩 가는 곳이다. Valley Filed 라고 한 50여년 되었나? 음식이 푸짐하게 나왔다. 다니엘이 큰 햄버거를 아주 잘 먹었다. 로버트 아버지는 그 달디 달은 애플 쥬스에다 설탕을 타서 마시는 게 아닌가? 혈당은 걱정 없나? 68세라는데... 나는 놀랐다. 


 2017년 8월1일, 로버트가 자기 집으로 오라고 했다. Beef Stew를 요리했고, 밥과 샐러드를 만들어 놨다. 우리가 큰 와인 한 병을 가지고 갔다. 밥은 불면 훌훌 날리는 쌀로 밥을 했는데, 그 쌀이 당도가 낮은 쌀이라고 했다. 우린 그 색다른 요리들을 맛있게 먹으며, 로버트의 이야기와 쿠바 이야기로 꽃을 피웠다. 


 현재 쿠바에 사는 로버트의 엄마는 61세로 신장 암이라 하며, 8월 16일 다니엘과 함께 토론토에 오셔서 3개월 계시다 갈 거라고 했다. 경제적으로 잘 사셨다는 로버트의 친 할머니가 96세로 돌아가셨다는데, 쿠바에 집을 하나 로버트에게 주었다고 한다. 


 지금은 엄마가 살고 있는데, 이모가 신장 암인 엄마를 돌본다고 하였다. 그래서 엄마가 돌아가시면 그 집을 이모에게 준다 하니, 이모는 이 집을 왜 다 내가 갖겠느냐고 반은 로버트의 아들 다니엘에게 준다고 했단다. 캐나다 돈으로 치면 35만 불 정도 할 것이라고 한다. 참 양심적인 사람들이란 생각이 들었다. 


 로버트는 캐나다가 좋다고 하였다. 작년에 시민권을 받았으며 운전면허 G2, G1, G 까지 다 받았다고 했다. 자기는 할 수만 있다면 공무원이 되고 싶다고 하였다. 대우가 좋고, 연금도 좋기 때문이란다. 


 로버트 아버지는 4번 결혼 하였고, 로버트 자신도 이번 브라질 여자와 결혼하면 4번째라고 한다. 


 파란 눈의 로버트, 그는 웃고 있었지만 눈동자 속엔 눈물이 있음을 분명히 보았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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