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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야(雪夜)
hongma

 
설야(雪夜)

 

 

 

멀뚱멀뚱 어둠이 거치는 새벽  
창문이 훤하다

 

한숨 자고 나니  
아직도 여명은 기척이 없는데
바깥이  환하다

 

알고 보니 하얗게 눈이 내린 탓
칠흙 같은 하늘은 어둠을 놓을 생각이 없는데
밝은 것은 바닥이 하얗기 때문

 

하늘이 아니라도 세상이 밝을 수 있다니
먹구름 진 하늘만 보면 
삶도 어두웠다

 

지금껏 하늘만 보고 살았으니
하늘이 맑지 않아도 세상이  훤한 것을
위만 보고 살지  말자
바닥이라도 삶이 희고 깨끗하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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