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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같은 알래스카 여행기
gigo

 

김학용

(온주실협 전 감사)

 

태고의 빙하 밟고, 하루 72홀 골프치고

 

웅장한 태곳적 대자연을 그대로 간직하고 아직도 대부분이 미지의 땅인 알래스카를 방문한다는 것은 생각만 해도 짜릿하다. 대부분의 인구가 밀집해 있는 앵커리지를 둘러보는 여행 코스를 잡으면 북미 최고봉인 디달리 국립공원의 맥킨리 산을 경비행기로 둘러봐야 한다. 그리고 전용 유람선을 타고 빙하를 관광한다. 또한 바다 낚시를 만끽하는 즐거움이 있는데 특히 7월말 산란기 때 적연어(Red Salmon) 낚시는 감동 그 자체다.

또, 북미에서 하루 4게임 72홀 골프를 칠 수 있는 곳으로 알래스카가 유일하다. 한마디로 알래스카 여행은 고품격 테마 여행이다. 내 일생에 잊을 수 없는 소중한 체험인 알래스카로 여러분을 초대한다. 나의 체험을 소개하려니 다시 당시의 감동이 벅차게 끓어오르며 새삼 눈앞에 빙하의 장관이 펼쳐지고 있다.

알래스카의 기온은 7~8월에 최고 섭씨 16~18도로 선선하며 겨울에는 영하 10~30도 사이다. 하지만 내륙 지방은 여름에 섭씨 20~25도까지 올라 갈수 있으므로 티셔츠 준비가 필요하다. 이와 반대로 빙하 지역에서는 여름에도 스웨터, 바람막이 등 따듯한 옷을 준비해야 한다.

알래스카의 시차는 토론토보다 4시간 늦다. 여름에 알래스카를 방문하면 가장 인상적인 것이 백야 현상이다. 새벽까지도 해가 완전히 떨어지지 않으며, 일광이 평균 21시간 정도 지속된다. 백야로 인해 잠이 오지 않을 수도 있으므로 충분한 숙면을 위해 취침시 안대를 착용하는 것이 좋다.

 

앵커리지의 역사

알래스카의 중심이자 규모가 가장 큰 도시는 앵커리지다. 인구는 약 25만여 명이며 주 전체 인구의 40%가 이 도시에 거주하고 있다. 알래스카의 도시들이 대부분 골드러시 때 들어선 것과는 달리 이 도시는 1914년 알래스카 철도의 부설본부가 차려지면서 발전하기 시작했다.

2차 세계대전 이후에도 미국의 가장 중요한 공군기지였으며, 운송과 교통 면에서는 알래스카 내륙-미국 본토-북아메리카 서부-북 유럽-극동지방을 잇는 항공로의 중요한 연결점으로 세계 하늘의 십자, 하늘의 도시라고 일컫는다.

또한 앵커리지 근교에는 두 개의 큰 군사기지인 리차드슨 육군기지와 엘멘돌프 공군기지가 자리잡고 있다. 1961년에 항구가 생겼으며, 주력 산업으로는 어업 이외에도 풍부한 석유, 천연가스의 공급 중심지 역할을 하고 있다.

 

교통편(항공)

 1) Toronto ~ Vancouver ~ Anchorage 왕복 항공요금 $1,500 전후(계절, 구입시기에 따라 변동)

 소요시간 5시간 + 3.5시간 = 약 9시간

 2) Toronto ~ Chicago ~ Anchorage 왕복항공요금 $1,500 전후(계절, 구입시기에 따라 변동)

소요시간 3시간 + 5.5시간 = 약 9시간

 

숙박

 1)호텔 투숙 1박 1인 당 $100 ~ $200 전후(조식 제공)

 2)민박 투숙 1박 1인 당 $100 전후 (조식, 석식 자가요리)

한국 교민이 민박을 하고 있어 이를 이용하면 편하다. 나의 경우 일행 4명이 단독주택을 하루 500달러를 내고 얻었다.

 

나의 여정

  • 1일차(Sun, July 29. 2012)

토론토 피어슨 국제공항을 출발한 것이 오전 7시 55분, 밴쿠버를 경유해 앵커리지 국제공항에 오후 2시 11분에 도착했다. 총 약 9시간 16분이 소요됐다.

1)알래스카 트램 탑승

알래스카 최고의 스키 리조트인 알리에스카 리조트 단지에서 트램을 타고 약 7분 동안 2300피트(약 700m) 정상에 올랐다. 알래스카를 감싸고 있는 아름다운 해안선, 턴어게인만, 추가치 산맥의 빙하 등을 감상하는 코스다.

2)Anchorage Alaska 박물관

미국 정부의 알래스카 구입 100주년 기념으로 1968년에 문을 열었다. 개장 당시에는 풍경사진 몇 십 점과 유물 몇 천 점의 전시로 시작했으나 지금은 유물 21,000여 점과 역사기록 사진 45만여 점 등을 보유한 방대한 규모의 박물관으로 변모됐다. 알래스카 10대 볼거리 중의 하나다.

관광을 끝내고 숙소는 호수가 카페 민박집(단독주택)을 5일간 세냈다. 일행 4명이 각각 한방씩 차지할 수 있었다. 이 민박집은 아름다운 호수, 환상적인 산책로로 둘러싸여 있고 옥내에는 사우나, 취사도구가 완비되어 있었다. 편리한 미드타운을 끼고 있다.

우리 일행4명은 대학 동창들로 서울에서 2명, 샌프란시스코에서 1명, 토론토에서 본인이 모였으니 국제적인 모임이라 하겠다. 오랜만에 만남이라 장시간 여행의 피곤함도 모르고 한국에서 가져온 소주를 마시며 이야기 꽃을 피웠다.

 

  • 2일차(Mon, July. 30. 2012)

다음날 4게임 72홀을 돌기로 예약했고 이날은 몸을 풀기 위해 18홀을 돌았다. 이곳 앵커리지 인근에는 골프장이 3곳 있다. 군 당국에서 운영하는 골프장이 2곳이고 사설 골프장이 1곳이다. 이날 우리가 친 곳은 사설 골프장이었다. 아침 5시 무렵 골프장에 도착하니 아직 문도 안 열었다. 뒷문으로 가서 관리자를 찾아 등록하고 운동에 들어갔다.

골프를 마치고 오후에는 마타누스카 계곡을 찾았다. 거대한 육지 같은 대빙하다. 해발 1,148미터 위의 아름다운 자연과 깨끗한 공기가 일품이다. 빙하의 역사를 알아 볼 수 있는 암석, 화석, 지층, 종자, 식물 등을 볼 수 있는 육지 대빙하다. 자동차나 도보 모두 접근이 가능한 빙하로는 이곳이 가장 크다고 한다.

일반 단체 관광으로 가면 먼 곳에서 빙하 관광 및 기념사진 촬영만 하고 돌아와야 하지만 개인 관광으로 가면, 빙하 가까이 갈수 있는 입장권을 구입하여 1시간 전후 도보로 빙하의 신비를 구석구석 감상할 수 있다. 단, 개인의 경우 입장권 구입시 각서를 쓰는데 미끄러져 부상을 입거나 사망해도 이의를 제기하지 않는다는 내용의 서약서에 사인해야 한다.

또한 기록할 만한 사진에 찍혀도 초상권을 주장하지 않는다는 서약도 해야 한다. 우리 일행은 다행히 이러한 불상사 없이 가까운 곳까지 가서 빙하를 제대로 감상했으며 빙하가 녹아서 갈라지는 엄청난 굉음과 장관을 체험할 수 있었다. 3시간 정도 소요되는 관광이다. 저녁에 숙소로 돌아와 소주잔을 기울이며 피로를 풀었다. 그리고 내일 대망의 72홀을 돌 것을 기대하며 꿈나라로…

 

 

  • 3일차(Tue, July. 31. 2012)

우리 일행은 옛날부터 하루 4게임 72홀 골프 한번 치는 것을 평생의 꿈이자 소원으로 삼았었다. 이제 그 꿈과 소원을 성취하는 대망의 날이 밝았다. 날씨도 아주 화창했다. 아침 7시부터 시작했다. 우리 일행 4명이 한 조를 이루고 현지 교민과 가이드 여성 등으로 또 다른 한 조를 이뤄 게임에 들어갔다.

그린피가 1명 당 15달러이니 엄청 싸다. 시간이 흐르며 체력이 달린 2조는 36홀에서 기권했고 우리 일행으로 꾸려진 1조는 끝까지 72홀을 돌았다. 72홀을 다 돌고 나서도 9홀 정도를 더 칠까 생각할 정도로 우리의 체력은 넘쳐 흘렀다. 사실 모두가 60대의 나이에 체력이나 투지가 쉽지 않은 도전이었다. 숙소로 돌아와 소원성취한 기념으로 자축파티를 진하게 했다.

72홀을 돌며 재미있는 일도 벌어졌다. 물소나 여우 등 동물이 예기치 않은 방해꾼이었다. 티오프 하는데 갑자기 여우가 나타나 공을 물어가지를 않나 물소가 어슬렁거리며 그린을 지나갈 때는 워낙 육중한 놈이라 발자국이 깊이 패여 그린을 재정비하고서야 퍼팅을 할 수 있었다. 별난 골프 추억거리였다.

 

  • 4일차(Wed, August 1. 2012)

이날도 역시 오전에는 골프장에서 보냈다. 전날 4게임 72홀을 돌았던 같은 골프장이었다. 골프장 측에서는 놀라는 표정이었다. 하기야 어제 15시간을 쳤으니. 이날은 날씨가 흐리고 금방 비라도 뿌릴 것 같은 궂은 날이었다. 결국 7홀째 도는데 비가 쏟아져 경기를 중단해야 했다. 이곳 알래스카는 비가 오거나 날씨가 안 좋으면 기온이 영상 5도에서 10도까지 내려가기 때문에 춥고 손이 시려서 골프치기가 어렵다.

오후에는 해처패스를 방문했고 바다 낚시를 즐겼다. 앵커리지 북동쪽으로 1시간 30분 정도 거리에 위치하는 이곳은 금을 채굴했던 마을로 1906년 금이 처음 발견됐다. 1941년에는 100만불 가치의 금을 캐내었을 정도로 번성했다. 현재 이곳은 역사 보존구역으로 당시의 영화롭던 현장을 둘러볼 수 있으며, 주변 경관이 매우 아름답다.

해처패스를 구경한 후 앵커리지에서 출발해 약 3시간 이상을 달려 어느 조그마한 어구의 바닷가로 향했다. 사람이 거의 없는 대자연이다. 조그만 어구에는 현지인을 상대로 한국인이 운영하는 식당이 하나 있었다. 이러한 오지에도 한국 사람이 운영하는 식당이 있다니 놀라운 일이었다.

식당에 들어가 점심도 아니고 저녁도 아닌 애매한 식사를 했다. 같은 한국사람이라 주인은 매우 반가워하며 이것 저것 먹을 거리를 많이 가져다 줬다. 너무 배가 불러 아무것도 못할 지경으로 포식을 했다.

배를 든든히 채우고 낚싯대를 사람 수 대로 빌렸다. 바다 낚시라고 한국처럼 배타고 나가는 것은 아니었다. 그럴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해수욕장 같기도 한 육지에서 그냥 낚시대만 던져놓으면 청정 해역이라 큰 고기가 많이 잡혔다.

3시간 남짓 낚시를 했는데 가자미는 수도 없이 잡혀서 반 이상은 그냥 놓아줬다. 동료 한 명이 거의 1미터에 달하는 광어 한 마리를 낚았다. 연어를 잡은 것도 멋진 추억거리다. 이곳은 7월 한달 동안 바다 연어가 산란을 위해 내륙의 강으로 올라오는 계절이다.

알래스카 연어는 맛이 유명해 백악관 요리에도 진상된다고 한다. 실제로 잡아서 먹어보니까 회덮밥을 만들어 먹어도 좋고 횟감으로도 일품이었다. 평생 최고 양질의 연어 한번 원 없이 먹어본 것 같다. 연어낚시에는 주정부 발급 낚시면허를 사야 하고 가족당 300달러이며, 1회당 10마리가 제한이다.

연어 잡는 방법에는 3가지가 있다. 첫째는 제일 쉬운 방법인데 굴렁쇠 망태기 그물로 잡는다. 연어는 워낙 커 아이들은 이 방법으로 할 수 없고 건장한 성인 남자들이나 가능하다. 보통 강 깊이가 1m 전후 되는데 물살이 급하고 얼음 녹은 물이 차서 고무방수 옷을 입어야 한다. 망태기에 연어가 들어가면 건져올리면 된다.

두 번째 방법은 훌치기 낚시다. 훌치기 낚시 바늘에 연어를 걸어 잡는 것이다.

세 번째로는 대창으로 잡는 것이다. 원시적인 방법으로 일반인들은 잡기가 쉽지 않다.

알래스카 연어는 보통 크기가 60~70cm로 3Kg 내외다. 본인도 10마리 잡아서 아이스박스에 재어 토론토로 공수해 내가 함께하는 동아리 Beaver's 회원들과 연어 파티를 했다. 모두들 맛이 일품이라며 감탄했다. 즐긴 것까지는 좋았는데 배보다 배꼽이 더 크다고 고기 값보다 장비 값에 항공료에 부대비용이 더 들어간 것 같다.

다음날 저녁에 본인은 다른 일행보다 하루 먼저 토론토로 돌아와야 했기 때문에 이날 밤 친구들과 아쉬운 작별을 했다. 그냥 헤어질 수 있나. 얼마 만에 만난 친구들인데… 골프를 함께 했던 다른 조 팀원들과 합세해 8명이 가라오케로 가요무대를 연출했다. 밤늦게 술을 마시며 원 없이 노래를 불렀다. 역시 여행이란 먹고 놀고 즐기는 것이다. 문제는 시간과 경제력일 뿐이다.

 

  • 5일차(Thu, August 2. 2012)

오늘은 나의 마지막 일정이다. 이날 대미를 장식한 것은 바이런 빙하였다. 앵커리지에서 1시간 정도 거리에 있는데 위디어 터널을 통과해 항구로 이동한다. 2차 세계대전 당시 미군에 의해 건설된 약 3Km의 터널을 기차와 자동차가 함께 통행하는 전세계 유일의 터널을 지나게 된다.

 

 

 빙하관광을 전문으로 하는 Gracier Quest Cruise 회사의 유람선을 탔다. 산꼭대기 정상에서 수십 마일 밀려 내려와 마침내 해안가 수십 미터 높이의 빙벽에서 갈라져 떨어지는 빙산은 지구에서 볼 수 있는 최고의 장관이다.

독수리, 물개, 수달, 고래 등 해양 생태계와 수만 수십만 년의 태곳적 비밀을 간직한 만년 빙하는 하얗다 못해 푸른빛마저 감도는 신비 그 자체다. 이 빙하 유람선 관광은 대략 4시간 이상이 소요된다. 하지만 4시간이 결코 지루하지 않다. 이렇게 태고의 신비인 빙하 감상을 피날레로 나의 알래스카 여행은 대미를 장식했다.

4박 5일 동안의 알래스카를 체험한 장면장면의 감동이 아직도 생생하게 떠오른다. 알래스카 여행에 궁금한 점이 있다면 연락 주시기 바란다. 많은 도움을 줄 수 있을 것 같다. 끝까지 읽어준 독자들에게 감사 드리며 알래스카와 같은 테마관광을 시도해보시기 바란다. 건강유지에 도움이 되고 세상사는 재미가 넘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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