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04-28

주거 환경과 공간의 이해

  지난주 주택구입 시 알아야 할 풍수적 조언에 이어 인간이 삶을 제대로 영위하기 위한 주거환경과 공간을 이론적으로 알아보려 한다. 과연 인간이 필요한 주거환경과 공간은 무엇인지, 또한 왜? 그러한 환경과 공간이 필요하게 되었는지? 공간이 갖는 개념은 어떻게 이루어진 것인지를 필자와 함께 살펴본다. 
 또한 독자 스스로 차후 주택을 구입시 특수한 공간 하나하나를 제대로 이해하고 그 집이 갖고 있는 특징을 끄집어내어 찾고 있는 집에 적합한지 답을 내릴 수 있도록 돕고자 한다.
 

참고로 부동산 중개인이 Background가 무엇이기에 “주거환경”이니 “주거공간”이니 떠드는가 할까 염려되어 다시 한 번 언급하고자 하는바, 필자는 건축과 도시계획을 전공한 지식과 견해를 가지고 쓰는 글이라는 점을 알아두기 바란다.
 일단 주거환경이라 함은 인간이 삶을 살 수 있는 가장 기본단위인 주거공간을 포함하여 주거공간을 둘러싼 기후, 지형, 생태, 커뮤니티 조성상태를 통틀어 일컫는 말이다. 
 주택을 구입시에 모두 고려해야 할 사항이지만, 너무 광범위한 것을 다루자면 오히려 혼돈을 줄 소지가 있어 조금 범위를 축소해 주택 그 자체에 대해서 알아보도록 하겠다. 
 

주택은 주거 공간으로서 인간의 가정생활을 담는 그릇이다. 인간이 정착생활을 하기 시작하면서 일정한 곳에서 의식주생활을 해결해 나갈 수 있도록 마련된 거처로 가족 또는 개인단위의 군집을 형성하는 기본단위의 공간인 것이다. 
 주택내의 주거공간은 주택의 규모, 용도, 그리고 집 주인의 경제적 여건에 따라 달라지며, 각 실은 기본적인 공간인 침실, 주방, 화장실에서 조건에 따라 추가로 늘어나게 된다. 
 

또한 주거공간으로써의 주택은 정신적인 욕구와 생리적인 욕구를 만족시킬 수 있어야 하며, 개인적인 공간, 사회적인 공간으로 구분된다. 행태에 따라서는 정적인 공간과 동적인 공간이 있다. 외부의 기후환경과 날짐승으로부터 보호해주고 개인의 프라이버시를 확보하여 쾌적함을 추구 할 수 있도록 해주어야 한다. 위의 여러 조건을 만족시킬 경우 그 주택이야 말로 진정한 주거공간으로 볼 수 있는 것이다.
 앞으로 주택을 구입하고자 집을 보는 독자들의 경우, 지금부터 필자가 언급하는 각 실의 기본 개념, 기능의 적정성, 규모와 유형, 위치 등을 참고한다면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우선 금강산도 식후경이라 했던가? 먹는 곳부터 해결해 보도록 하자.
 

▨ 식당과 부엌

 이곳 토론토는 서구적인 입식문화가 주인지라 여기서 나고 자란 사람들은 타 문화와 비교할 필요가 없겠지만, 이민 1세대나 1.5세대의 경우를 비교하면 더욱 마음에 와 닿을 것 같아 과거 한국의 주거공간을 비교하며 알아본다.  
 

한국의 주거공간이 한옥에서 서양식주택 그리고 아파트로 바뀌면서 제일 많이 바뀐 공간이 바로 주방과 식당공간이라 할 수 있다. 한옥에는 주방(Kitchen)은 있으나 식당(Dining)은 없다. 대청마루나 방이 식사를 하는 식당이었던 것이다.
 세월이 흘러 좌식 문화에서 입식으로 바뀌면서 식사를 하는 장소도 식당(Dining)이라는 차별된 공간에 식탁을 두고 의자에 앉아 식사를 하게 되었다.
 

부엌(Kitchen)은 어떠한가? 한옥의 부엌과는 차원이 너무 다른 형태를 하고 있다. 아마 지금의 30대 이상은 외가나 친가의 조부모 댁에서 적어도 한옥의 부엌을 경험해 보았을 것이다. 시골의 아궁이 앞에 쭈그려 앉아 장작을 때고 밥이나 국을 끊이는 것을 보거나 그 옆에서 불장난을 했던 그 경험을 말이다. 
 

하지만 지금의 양식화된 부엌공간은 작업능률과 효율 면에 있어서 너무나 편리해지고 쾌적해졌다. 과학의 발달로 인하여 부엌일들을 손쉽게 해주는 도구들이 많이 생겨났기 때문이다. 
 

그리고 한옥의 부엌은 유교사상과도 얽혀 여성들의 소외되고 밀폐되었던 공간이었으나 지금은 누구에게나 개방되어 있는 공간이 되었다. 이것도 시대적으로 스타일과 유행이 있어 서양식 주택뿐만 아니라 아파트나 콘도의 부엌도 처음에는 어느 정도 여성이 주로 활동했었던 단절된 공간이었다가 지금은 남녀노소 누구에게나 개방되어 있으며, 형태적으로도 Open Concept의 부엌이 되었다.
 

현재는 부엌과 식당을 하나의 공간으로 터 쓰는 방식이 유행하고 있다. 단절된 공간의 손실을 줄이면서 작업동선과 능률을 최대화하고 숨겨진 위생 상태를 전부 보여주어 청결에 더 신경을 쓸 수밖에 없는 구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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