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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인회 회식문화 유감…술을 없애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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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정남 기고

(전 토론토한인회 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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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론토한인회가 전 회장 시절의 회계에 대한 국세청 감사에서 과다한 술값 등과 관련한 지적을 받아 소명이 이뤄지지 않으면 자선단체가 취소될 수도 있다는 기사를 접해 그 누구보다 가슴이 철렁하고 놀라움과 걱정이 깊었습니다.

 

물론 한인이라면 정도의 차이야 있더라도 누구나 한인회를 사랑하는 마음이 있겠지만, 이사로 20년 정이 들었고 그동안 한인회와 있었던 일들은 보람과 희망 그리고 행복이었습니다.

 

 한인회관을 현재 장소로 이전할 때를 회상해 보면, 과거 모바일에 있을 때 장소가 좁아 회관을 이전키로 하고 새 건물을 공모했으나 최종 심사에서 모두 탈락, 새 장소를 물색하기로 했을 때, 어느 분이 저에게 지금의 회관 건물을 소개해 곧 이를 이사회 안건으로 올렸습니다. 그러자 모든 분들이 환영하고 현장답사와 함께 신속히 추진돼 현재 장소로 이전하게 되었습니다. 주차장이 비좁은 문제로 아쉬운 점이 있으나 그 당시에는 세금문제와 정부 지원금 문제로 지체할 시간이 없었습니다.

 

 비록 아쉬운 점은 있으나 토론토한인회관이 자체 한인회 건물로는 세계 최고라는 소리를 들을 때 자랑스럽고 큰 보람을 느낍니다. 한인회관이 현 건물로 이사하던 날 이런 뜻깊은 날을 그냥 보내기 아쉬워 집들이를 하기로 했습니다. 생전 해본 일도 없고 부끄럽기도 하고 걱정도 들었으나 용기를 냈습니다.

 

 2층 한 장소에 물을 떠다 놓고, 촛불 켜고 꽃을 준비하고 제단을 만들었습니다. 현장에 있던 분들이 처음에는 난감해 하셨으나 한 분이 큰절을 하시자 차례로 모두 큰절을 하셨고, 나는 꽃을 전하며 헌화를 하게 하였습니다. 맨 마지막으로 꽃을 바치고 큰 절을 마쳤을 때 그 감격은 이루 말할 수 없었고 저의 가슴은 기쁨으로 터질 듯했습니다.

 

 그때 나의 주문은 이러했습니다. “신이시여, 네가 너를 해한 일 없고 네가 나를 해한 일 없으니 부디 악한 일을 막아주고 한인회가 발전하게 도와주소서” 구 회관 매각대금, 한국정부 및 캐나다정부 지원금 등으로 새 회관을 구입했으나 회관 개축에는 많은 돈이 들어 갔으며 여러 번에 걸쳐 기금을 모았습니다. 그때마다 참여해 3000여 달러를 기부했습니다. 비록 적은 돈이지만 저에게는 작은 돈이 아니었고 또한 큰 보람이었습니다.  

 

 한인회 이사로 재직하는 동안 행사에 적극 참여해 한인회 발전을 위하여 노력하였으며, 엿장수로 분장해 엿을 팔고 농악대에 참여해 탈춤을 추고 한인의 날에는 캐나다 행사에서 한인회 기장을 높이 들고 기수로 선두에 섰던 일을 잊을 수 없습니다.

 

한인회는 행사 때마다 주차장 문제로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늘 그 문제가 걱정이었습니다. 그래서 이사 재직시나 이후에도 행사가 있을 때는 회관에 나가 주차정리를 했습니다. 어떤 때는 인근 공원을 오가며 손님에게 교통편을 제공하고 때로는 집에까지 모셔다 드리기도 했습니다. 어느 때 차를 세어보니 120대나 되었습니다. 제가 할 때는 회관 방문자들이 한번도 주차위반 티켓을 받은 적이 없었고 주차정리는 큰 보람이었습니다.  

 

한인회에 제일 보람을 느끼게 하는 것 중에 무엇보다 꽃밭 가꾸는 일이 있습니다. 꽃은 아름답지만 심고 가꾸는 일은 쉽지 않았습니다. 꽃밭을 정리하고 풀을 뽑고 수 많은 꽃을 심고 물을 주는 일은 그리 쉬운 일이 아니었습니다.

 

그래도 어렵게 심은 꽃들이 활짝 핀 모습을 보면 그 기쁨이 얼마나 큰지 설명할 길이 없습니다. 회관이 좌우로 큰 기업체 사이에 있고 우리가 항상 그들의 주차장을 이용하기 때문에 회관 주위를 청결히 해야 했습니다. 그래서 틈틈이 주위의 쓰레기를 치우고 잡풀과 잡목을 정리했습니다.

 

 한인회의 이런 저런 일을 하다 보니 정이 깊이 들고 좀더 가꾸고 싶었습니다. 그러던 중 관리인을 뽑는다기에 선뜻 신청을 했습니다. 나는 신이 나게 회관에 관한 것들을 하나하나 익혀 나가기 시작했습니다. 문을 닫고 여는 법, 장비가 있는 곳 등을 익혀가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나의 꿈은 중단되고 말았습니다. 다른 분이 양보를 부탁했기 때문입니다.

 

 한인회 이사로 재직 중 잊을 수 없는 일들이 또 있는데 기억에 남고 보람을 느끼는 일은 한인회 기장을 고치려 할 때 고쳐서는 안 된다고 적극 저지해 중단 시켰고 또한 청소년한인회 신설을 제의했을 때 이의를 달며 반대해 결국 중단 시킨 일, 그리고 회장 출마 자격에 대하여 적어도 회장에 나오려는 사람은 회비3년은 내야 한다고 정관개정을 요구해 이를 관철시켰던 일도 있으며, 회장선거시 회비대납을 없애기 위해 회비와 관계없이 한인이면 누구나 투표하도록 회칙을 개정시키도록 했습니다.

 

이사회나 임원회 등이 있을 때마다 술값이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것을 안타깝게 여기고 회장에게 회식할 때 술을 빼자고 건의했습니다. 그런데 술을 빼면 회의에 참석하지 않아 회의를 할 수 없다 하여 더 이상 거론하지 않았습니다. 만약 그때 술을 없애기로 했다면 이런 사태가 오지 않았을지도 모릅니다.

 

그동안 꼭 하고 싶었던 이야기가 있었으나 더 이상 미루다 보면 후회할 것 같아 국세청의 지적과 관련해 이제 80의 나이에 가까워 용기를 내 제언합니다.

 

회식에서 술을 없앴으면 합니다. 이는 한인회뿐만 아니라 한인사회 모든 단체들에게도 제의합니다. 회식이 있을 때 술을 몰아주고 음식이 모자라는 서운함을 느끼는 경험이 있습니다. 한국인의 위상에 손상이 되고 이로 인해 면허 취소에 영향을 준다면 이 어찌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있겠습니까.

 

주제 넘은 제안에 송구스러우나 저의 진심을 이해하시고 참고해 주시기를 간절히 부탁드립니다. 한인회의 국세청 감사가 원만히 해결될 수 있기를 애절한 마음으로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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