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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동란
(피커링 거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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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의 둥근 달에 빌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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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어릴 적엔 가난과 배고픔이 심했었지. 이곳의 풍족함, 축복의 나라에서 난 참 감사하다. 옥수수도 정말 달고 맛이 일품이었다고. 시간 되면 너희를 뒷자리에 태우고 할머니가 다녀온 농장엘 견학 가자고 벼른다. 말들도 너무 많다. 옆에선 승마학교가 바쁘게 학생들을 훈련시키면서 진풍경이다.

오늘도 가게 앞의 개울가를 따라 아침 산책이다. 물소리도 콸콸~ 생기 차고 맑은 물이 더욱더 보기에 좋구나. 가끔 자전거 타고 지나가는 행인들이 '하이' 'Shoe repair lady' 시골 동네 인심, 나를 알아보는 동네 주민들.

24년 동안 가게에서 남편이 성실한 믿음으로 몰 안의 고객들과 정이 들었다. 꼬마들이 커서 성인이 된 청년들. 우리는 이렇게 늙어가는데 당신들은 젊디젊구나. 서양식 인사인 허그도 제법 자연스럽다.

이제 9월이니 2019년도 얼마 남지도 않았다. 허탈하다. 여름이 너무 짧은 탓인가, 가을이 귀하다. 잘 보내자. 추석의 둥근 달에 빌어본다. 세월 좀 천천히 가게 해달라고.

오늘은 손주들 개학 날이다. 언제고 이맘때면 내 마음도 설레고 학용품도 사주고 노트와 색연필, 가위와 풀까지. 연필통도 이번엔 3개 구입했다. 5살이 아직 안 된 엘리옷도 유치원 학생이다. 책가방과 도시락 가방도 할머니가 준비했다.

너희가 잘 커주고 가을의 결실만큼이나 풍성해라. 공부도 게임도 중요하다. 잘 놀고 잘 먹어라.

간식거리가 동이 나도록 할머니가 책임질 테니까.

지난주 딸네 방문에 포도와 딸기, 사과, 쿠키까지 잘 먹는 너희를 보는 내내 너무 행복했다. 엄마한테는 비밀로 해달라던 꼬마 녀석이 초콜릿 한쪽을 너무 좋아하는 표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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