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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동란
(피커링 거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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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적 추억이 새삼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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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이 끝난 섭섭함과 함께 너무 시간을 허비한 느낌이다. 눈뜨면 도서실로 무의미한 흐름을 이어가고, 휴대폰의 톡들을 살피는 것도 시간의 낭비로 여겨진다.
오늘 따라 고향생각이 자꾸 난다. 따가운 햇살이 너무 좋아서 앞동산에 올라가 우리동네를 바라보면서 소박한 동심의 꿈을 꾸었던 시절. 산딸기, 먹딸기(Blueberry 종류) 많이 따먹던 그때가 그립다. 
밤에는 멍석 깔아놓고 이웃들이 모여 동네 소식을 전하기 한창이다. 고구마와 옥수수 찐 것, 수박과 참외가 풍성했던 그때. 
세상에 안 계신 어머니가 뵙고 싶다. 효도 한 번도 못 드린 막내딸의 불효막심을 자꾸 후회한다.
지난 여름은 무척 더운 날이 많았다. 남편은 불평 한마디 없이 묵묵부답 출퇴근하는 성실함에 고맙게 생각한다. 우리는 이렇게 늙어 가는데, 세월은 자꾸 흐르고, 저녁 산책길에서 많은 얘기를 나눠본다. 
앞으로의 우리 모습, 남은 인생을 가치 있고 멋지게 살고 싶다면서 운동을 즐긴다. 얼마 전에 후배들과 즐거운 만남을 가졌을 때 ‘값진 인생’을 설명해준 나의 의도를 잘 안다며 이구동성으로 “언니가 최고예요” 한다. 
오늘은 습도가 높은 탓에 땀이 줄줄 흐른다. 시청 앞 공원길을 걸으면서 초등학교 시절의 하교 길을 생각하면 이것도 감사하다. 그 시절 책가방은 왜 그렇게 무거웠는지. 
그래도 재미난 일들과 함께 어릴 적 추억이 새삼 그립다. 둑을 건너 고갯길에서 잠깐 쉬는 동안 나물도 캐고, 강물에 발도 담그고, 그때 그 시절은 결코 다시 올 수 없음을 알면서도 미련이 남는다.
어제 며느리와의 길고 긴 전화통화에서 사람들이 습관을 고칠 수 없음에 대해 얘기했다. 나의 습관은 걷는 것인데 너무 많이 걷는 듯 저녁시간엔 다리가 무겁고 피곤하다. 1~2시간은 무조건 걷는 습관, 앉는 시간이 아까워 길동무만 있으면 어디든지 갈 수 있다고 먼저 나선다. 
나의 좌우명인 ‘최선을 다하자, 끝까지 배워라’를 실천 중이다. 요즘 도서실에서 책 읽기를 장려한다. 책 1권 읽는 시간을 적어두는 숙제도 준다. 나는 보통 5시간이면 한 권을 읽는다. 건강을 허락하신 창조주 주님께 이만큼 정도로도 감사하지만 더 많은 축복을 바란다고 간구 드린다.
벌써 귀가시간이다. 오늘은 냉면을 만들자. 육수가 맛있다던 남편의 소탈한 식성이다. 오이를 듬뿍 넣고, 계란과 김치를 조금 곁들이면 물냉면이 근사하게 저녁상에 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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