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rsul
설동란
(피커링 거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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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늙어가고 있는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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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낮에는 고맙게도 별 탈이 없는데 밤이 되면 어깨와 목 주변이 불편하다. 신경이 예민한 성격 탓도 있어 의사와 여러 번 상의는 했어도 글쎄, 나이를 더하니 속수무책이다.


 산책하다가도 백 팩에 항상 먹을거리를 사는 습관 때문인지 어제도 옥수수와 오렌지, 고구마가 있는 묵직한 가방을 등에 멨다. 습관은 제2의 천성이라고 빈손으로 다녀본 경험이 없으니까. 오늘은 절대로 가방을 무겁게 메지 않으리라 결심하고도 그만 오렌지 주스, 단감, 체리를 넣어 묵직하다. 어리석은 나의 고집은 아무도 못 꺾는다.


 우리 동네 시청 앞 주차장에 일주일에 1번 열리는 Farmers Market의 농부들이 깨끗하고 멋쟁이다. 딸기 농사를 잘 지은 잭 아저씨는 매년 우리 동네에 와서 달고 맛있는 농장의 채소와 과일을 친절하게 판매한다. 난 늙고 싶지 않은데 몸은 역시 지쳐있다. 이럴 때 손주들이 보고 싶어진다. 


 농부의 딸이었던 나는 농산물을 보면 아주 고맙기까지 하다. 식성이 변해가면서 신것, 단것이 차츰 줄어들고 오직 식탁엔 채소와 과일들로 바뀌었고, 과일은 참외와 수박이면 족하다.


 새로 생긴 중국시장에서 가끔 Hot Lunch를 구입한다. 찹쌀 모찌 종류인 떡종류를 사왔다. 따끈한 녹차와 먹으니 맛있다. 이렇게 매일 걸어도 몸은 무기력하고 늘어지는 건 노화의 징조인가? 하지만 마음은 아니다. 


 지인 모친 S 여사님의 장례식이 내일 이른 시간에 있다. 내가 식품점을 운영할 당시에 정이 들었던 단골손님이었는데, 장수하셨지만 섭섭한 마음을 금할 길이 없다.


 오늘 날씨는 너무 청명하다. 연휴가 지나고 다시 일상으로 돌아온다. 큰 변동 없이 하루가 무사하면 감사한 일이다.


 동네의 새 명소인 퍼시픽 슈퍼마켓 개업이 있고 주인이 대단해 보인다. 월~목요일 3시간 공짜로 저녁을 2주 동안 주고 있다. 줄을 서서 기다리는 이웃들의 다정한 초저녁 시간이다. 


 노파심으로 내 마음은 주인 측에 손해는 없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볶음밥, 야채볶음, 치킨 요리들. Egg Roll도 자주 구입한다. 우리 동네에서 꾸준히 성업을 이뤄야 한다고 애용한다.


 요즘 내 생애에서 최고의 값진 일상을 보내는듯하여 아주 고맙다. 여름이 지나 가을이 오고 추운 겨울도 분명히 올 것인데 날마다 가치있고 보람된 일을 하는지 반문한다. 


 몰 안에 산책 삼아 나왔다. Bay 백화점에서 근무하는 중국인 친구 '진' 과 반가움에 커피숍에 앉아서 잠시 정을 나눈다. 늦게 결혼한 탓에 아이가 없으니 남편과 쓸쓸함이 이해가 간다.


 나의 일상이 되어버린 산책길에 있는 Farm Boy에도 들린다. 매니저인 제임스가 'Hi, Hanna' 하며 반긴다. 바로 코앞에 중국마켓이 3주 동안 성업이라 약간은 저기압이다. 힘내요! 인생의 과정은 경쟁 속에서 살아남고 노력하는 것이니.


 옛날 식품점 경영 당시의 어려웠던 시절을 잘 견디고 최선을 다했던 경험을 되새긴다. 돈이 다가 아니라며 가족과 꿋꿋이 꿈을 이루자고 다짐했던 젊은 시절의 30년 전 나를 생각해본다.


 지금이 가장 행복하다. 건강만 유지하도록 노력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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