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ekim
(목사)
성경에 대한 장기간에 걸친 진지한 사색과 탐구를 통해 완성한 대하 성경해설서 <성경에 나타난 전쟁과 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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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만과 편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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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문학도들의 필독서로 알려진 제인 오스틴의 <오만과 편견>(Pride and Prejudice)는 오만한 남자 다아시와 그의 오만함을 싫어하는 엘리자베스의 편견이 빚어내는 문제들을 다루고 있다. 남자의 오만과 여자의 편견은 숱한 오해를 낳았고, 그로 인해 그들 둘의 관계에 금이 가는 여러 번의 위험한 고비가 있었지만 결국 다아시와 엘리자베스의 사랑은 아름다운 결실을 맺게 된다. 서로를 향한 오만과 편견을 버리고 피차 진실된 마음을 확인하게 되면서 진정으로 사랑하는 사이가 되기 때문이다.

오만과 편견 때문에 숱한 시련을 겪어야 한 다아시와 엘리자베스의 이야기는 우리들의 이야기이기도 하다. 정도의 차이는 있어도 우리 모두 오만과 편견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자신이 남보다 월등하다는 자부심을 가졌더라도 주변 사람들과 원만한 인간관계를 유지하는 이들도 있고, 고립무원의 외톨이가 되는 사람들도 있다.

전자에 속한 사람들은 모든 면에서 자신이 남들보다 우월하다고 확신하면서도 남의 장점도 인정하며, 그 사람의 입장에 서서 판단하고 행동한다. 하지만 후자에 속하는 이들은 그들이 자기들보다 못하다고 생각하는 사람들과는 동등한 위치에 서지 않겠다는 입장을 철두철미하게 고수하기 때문에 상호간에 바람직한 인간관계가 이루어지기 힘들어지는 것이다.

지금까지 목회를 하면서 또 여러 단체들과 봉사기관에 관여하면서 오만과 편견을 지녔으되 섬기는 교회의 부흥과 성장이나 그들이 속한 단체나 사회의 번영과 발전에 기여하는 분들을 많이 만나보았다. 그들의 생각과 방식만이 세상의 절대적인 기준과 원칙이 되어야 한다고 믿는 이들과도 함께 일해 보았다.

오래 전에 같이 일했던 사람들 중에 거의 절대적으로 믿고 신뢰하던 이가 있었다. 그는 탁월한 능력의 소유자였을 뿐 아니라 성실하고, 부지런하고, 정직했다. 하지만 그에게도 큰 약점이 있었으니 아무도 자기를 능가할 수 없다는 교만과 그의 판단과 방법만이 모든 문제의 올바른 해결책이라고 굳게 믿고 행동하는 것이 그것이었다.

많은 사람들이 그와 가까이 하기를 꺼렸지만 난 그를 우리 팀의 일원으로 받아들였다. 그가 지닌 “자신감”이 지나치기는 했지만 험한 세파를 타고 넘으며 힘든 일들 하는데 필요한 요소이기도 하다고 믿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자기와 같은 관점에서 사물을 바라보며 상황을 판단하지 않으면 무지하기 때문이라 결론 짖는 것을 볼 때마다 상당히 못마땅했다.

엄연한 현실을 자기가 용납하기 싫으면 외면하거나, 다른 사람의 입장이나 형편 같은 것은 전혀 고려하지 않고 모든 것을 자기중심적으로 생각하여 결정하는 것을 보면서도 고개를 갸우뚱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그러나 그는 언제나 나의 의견이나 결정을 존중해 주었으며, 내 앞에서는 항상 겸손한 자세를 취했을 뿐만 아니라 의리와 신의를 중요시하는 자세도 잃지 않았다. 그러던 그가 어느 날, 다른 사람들이 늘 말하던 그의 “오만과 편견”을 여과 없이 들어내며 내게 정면 도전해 왔을 때 받은 충격은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컸다.

겸손하고 착실하던 그가 오기와 독선으로 가득한 모습을 조금도 감추지 않고 내 앞에 선 까닭이 내게서 바라던 것을 얻기 힘들다는 결론에 도달했기 때문이라는 것을 알고 나서는 그에 대한 실망을 넘어서 엄청난 배신감에 휩싸여야 했다.

예의 바르고 정중하던 그가 오만과 편견의 화신인 양 함부로 내뱉는 모욕적인 언사와 상식을 벗어난 행동을 보고 들으며 가장 믿었던 브루투스가 날카로운 단도로 그의 가슴을 찌를 때 “브루투스, 너도냐?”라 비통하게 외치며 숨져간 줄리어스 시저의 슬픔과 아픔이 내 것처럼 느껴졌기 때문이다.

기억조차 하고 싶지 않은 그 가슴 아팠던 일이 떠오른 것은 최근에 그와 비슷한 일을 또다시 체험하면서 교만한 마음이 얼마나 많은 사람들에게 상처를 주며, 자신의 인생을 파멸로 몰고 가는 위험한 것인가를 다시 한 번 확인하고 싶어서다.

잠언서에 기록되어 있는 하나님이 싫어하시는 것 일곱 가지 중 제일 먼저 언급된 것이 “교만한 마음”이다. 지식의 근본은 하나님을 경외하는 것이며, 인간의 본분은 하나님께 영광 돌리는 것이다. 하지만 교만한 사람은 하나님을 두려워하지 않으며, 하나님의 길과는 관계없는 자신의 욕망만을 추구하며 살아간다. 하나님께서는 그런 사람들과 동행하시며, 그들을 축복해 줄 수 없는 것이다.

“교만은 패망의 선봉이요, 거만한 마음은 넘어짐의 앞잡이다.”란 성서의 말씀이 그 사실을 확인해 주고 있다. 자신의 재능과 지식만을 자랑하며 의지하는 오만은 하나님을 대적하는 마음이다. 때문에 하나님은 그 같은 사람과 함께 하실 수가 없는 것이다.

사울은 하나님의 택하심을 받아 이스라엘의 초대 임금이 된다. 그러나 그의 마음에 교만이 싹트기 시작하자 하나님께서는 그의 왕위를 거두어 다윗에게 넘기신다. 다윗도 순간적인 욕정에 사로잡혀 하나님 보시기에 악한 죄를 범한다. 그러나 다윗은 눈물로 그가 범한 무서운 죄를 회개하고 하나님의 뜻대로 행함으로 하나님의 마음에 합당한 이스라엘의 성군이 된 사실을 기억해야 한다.

자기를 능가할 자가 없다고 오만불손한 사람들은 진정한 충고를 해주는 친구들을 멀리하며 멸시하기까지 한다. 그런 이들이 비참한 인생의 패배자가 될 수밖에 없음은 자명한 일이다.

골리앗이 어린 목동 다윗의 물맷돌에 맞아 죽은 것도 교만 때문이었다. 구척장신의 장수 골리앗은 어리고 연약한 다윗을 보는 순간 손가락만 움직여도 죽일 수 있는 상대라는 교만에 사로잡혔다. 그 결과, 그는 하나님의 이름으로 나온 다윗이 던진 물맷돌에 이마를 맞아 죽고 말았던 것이다.

바울은 그 누구도 따를 수 없는 해박한 지식을 소유한 신학자로서 하나님에 의해 임명된 이방인을 위한 사도였다. 그러나 그는 가장 낮은 자가 되어 온갖 고난과 핍박을 감수하며 눈물과 겸손과 사랑으로 성도들을 섬겨 하나님의 은혜의 복음을 증거했다. 그가 예수님을 제일 닮은 사도이며, 역사상 가장 위대한 기독교인이 된 것은 누구보다 교만할 수 있는 조건을 갖추었으되 가장 낮아져서 섬기는 자가 되었기 때문이다.

보람된 인생길을 걷기 원한다면 열심히 학문을 연마하며 지혜와 덕성을 쌓아가는 것이 필요하다. 그러나 그보다 더 중요하고 필요한 것은 획득한 지혜와 지식과 슬기를 사랑의 마음을 지니고 겸손하게 사용하는 것이다.

“사람의 마음이 오만하면 멸망이 뒤따르지만, 겸손하면 영광이 뒤따른다.”가 인생의 지침서인 성경의 가르침이 이 사실을 명확하게 밝혀주고 있음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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