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ekim
(목사)
성경에 대한 장기간에 걸친 진지한 사색과 탐구를 통해 완성한 대하 성경해설서 <성경에 나타난 전쟁과 사랑>
블로그 ( 오늘 방문자 수: 339 전체: 518,582 )
광복절 행사장에 설 곳 잃은 애국지사들
daekim

 

 1910년, 일본은 강제적으로 우리나라의 통치권을 강탈하고 식민지로 삼았다. 이에 수많은 독립투사들이 목숨을 바쳐가며 일제와 맛서 싸워 마침내 1945년 8월 15일 잃었던 국권을 되찾았다. 


 애국지사기념사업회(캐나다)는 이와 같은 “독립투사들의 숭고하고 고귀한 정신을 기리며, 우리 모두 그 분들의 후손으로서 부끄러움 없이 살아갈 삶의 자세를 확립할 것”을 목적으로 2010년 3월 15일 발족되었다.

 

 

 


 출범 이후 사업회는 창립목표를 달성하기 위하여 최선의 노력을 경주해 왔다. 예를 들어 김구 선생, 안창호 선생, 안중근 의사 등 17명의 애국지사들의 대형 초상화를 제작하여 동포사회에 헌정했고, 6차에 걸쳐 애국지사들을 소재로 한 문예작품을 공모하여 캐나다 동포들의 애국지사들에 대한 관심을 불러일으킴과 동시에 그들 스스로가 독립투사들의 민족애와 조국애가 얼마나 컸던가를 느낄 수 있는 계기를 마련했다. 


 기회 있을 때마다 한글학교들을 방문하며 “조국을 지킨 사람들”과 “우리 민족을 빛낸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주기도 했다. 2014년 11월에는 김구, 안창호, 안중근, 윤봉길, 이봉창, 유관순 등 18명의 애국지사들이 잃어버린 나라를 되찾기 위해 바친 생애를 수록한 “애국지사들의 이야기.1”을 발간하여 동포사회에 배포했다. 


 2010년 사업회가 발족한 후 6년간 토론토한인회관에서 거행된 광복절 기념식에서 사업회의 “애국지사 초상화 헌정”, “문예작품 입상자 시상”, “광복절의 의미가 담긴 동영상 상영”의 순서가 포함되어 많은 동포들의 관심을 끌며, 환영을 받아왔다. 


 이런 일들을 통해 사업회가 하는 일에 별다른 관심을 보이지 않던 동포들도 애국지사 기념사업의 중요성과 필요성을 인식하기 시작했고, 그런 부모님들의 영향과 사명감을 지닌 한글학교 선생님들의 노력으로 이곳에서 태어나 자라난 어린이들도 애국지사들에 관해 알게 되는 흐뭇한 결실도 맺혀지기 시작했다.


 그런데 2015년, 토론토한인회의 현 집행부가 들어서면서부터 문제가 생기기 시작했다. 현 집행부가 사업회에 달갑지 않은 시선을 보내기 시작한 것이다. 그런대로 2015년 광복 70주년 기념행사는 원만하게 치를 수 있었다. 그 행사에는 국가보훈처에서 실무자 3명이 직접 와서 기념식에 참관하였다. 


 그런데 2016년에 한인회장은 71주년 광복절 기념행사에 사업회의 순서를 넣지 않겠다고 통보해왔다. 다행히 광복절 행사의 의미와 그 중요성을 알고 있는 몇몇 분의 중재로 사업회 순서를 12분으로 제한한다는 조건으로 2010년부터 해오던 대로 기념식에서 애국지사 초상화를 헌정하고, 문예작품 시상식을 거행하고, 사업회가 제작한 광복의 의미를 담은 동영상을 상영할 수 있게 됐다.


 그러나 2016년 11월에 사업회가 토론토총영사관을 통해 국가보훈처의 공문을 전달받은 후부터 문제가 심각하게 돌아갔다. 한인회와 사업회 앞으로 동시에 발송된 공문에는 제72주년 광복절 기념행사를 위해 두 단체가 공동추진위원회를 구성하고, 행사계획서를 작성하여 제출하면 행사지원금을 할당해주겠다는 것을 명시하고 있었다.


 이에 사업회가 보훈처의 지침에 따라 공동계획을 세우기 위해 한인회에 연락하자 한인회는 이미 단독으로 행사계획과 소요경비를 산출하여 총영사관에 제출했으니 공동위원회 구성은 필요 없다고 답변했다. 


 사실 여부를 총영사관에 문의하자 담당 영사는 “확인해줄 수 없다.”며 즉답을 피했다. 하지만 다른 경로를 통해 한인회가 보훈처 지침을 무시하고 단독으로 제출한 행사계획서를 담당 영사가 반송하지 않고 접수한 사실을 확인한 후 사업회도 별도 행사계획서를 작성하여 제출할 수밖에 없었다. 


 그 후 담당 영사는 보훈처가 광복절 행사 지원금 $10,000을 인가하기는 했지만 두 단체가 공동으로 행사를 진행한다는 단서가 붙어 있으므로 한인회와 사업회가 합의하여 행사를 하지 않으면 지원금을 돌려보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사업회가 우리는 그렇게 하기를 원하지만 한인회가 거부하고 있으니 사업회와 한인회와의 만남을 주선해 달라고 요청했으나 담당 영사는 이를 거부했다. 


 그후 사업회 임원진이 총영사를 만나 두 단체가 공동으로 보훈처 지원금을 수령하여 함께 행사를 할 수 있도록 힘써 달라고 요청했지만 총영사 역시 부정적인 반응을 보이며, 두 단체간에 합의하지 않으면 보훈처 행사지원금은 돌려보낼 수밖에 없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2010년 이후 6년간 광복절 기념식에서 해오던 애국지사들을 기리는 순서가 금년부터는 없어지게 될 위기에 처해 있다. 한인회가 이런 슬픈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만나서 논의하자는 사업회의 요청을 철저하게 외면하고 있고, 우리 민족의 축제인 광복절 기념식을 지금까지처럼 한인회와 함께할 수 있도록 중재해달라는 사업회의 청원에 대해 총영사관까지 냉담한 반응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광복절은 일본에 빼앗겼던 국권을 되찾은 날을 기념하며 그 의미를 되새기는 날이다. 그런데 광복절 기념식장에서 광복의 날을 있게 한 애국지사들이 설 곳을 없애겠다는 한인회의 의도는 아무리 넓게 생각해도 이해할 수가 없다. 


 사업회가 수년간의 노력 끝에 확보한 보훈처 행사지원금까지 받을 수 없게 만들며, 광복절기념행사에 사업회를 참여하지 못하게 하겠다는 한인회 집행부는 그들이 하는 일이 얼마나 모순되고, 엄청난 잘못인가를 알고 있는 것 같지도 않아 더욱 안타깝고 서글프다.


 나아가서 이 중대한 사태에 직면하여 가장 공정하고 순리적으로 모든 일을 처리한 것처럼 발표하며 중립적인 입장을 취하는 척하는 총영사관의 태도는 “말리는 시누이”로 밖에는 보이지 않는다. 


 문제의 발단은 보훈처의 지침이 담긴 공문을 한인회와 사업회에 동시에 전달한 총영사관에서 비롯됐다. 총영사관이 정부 지침을 스스로 어기며 한인회의 단독 행사계획서를 접수하는 과오를 범하지 않았다면 사태가 지금처럼 심각해지지는 않았을 것이다.


 지금 사업회가 제일 우려하는 것은 광복절 행사에 관한 지금의 사태를 한인회와 사업회 간의 분쟁으로 간주하는 동포들이 생길 수도 있다는 점이다. 애국지사기념사업회는 예년과 같이 한인회가 함께 광복절 기념식을 행하기 원하며, 그러게 할 수 있도록 끝까지 최선을 다할 것이다. 


 더 늦기 전에 한인회 집행부도 올바른 판단력을 발휘하여, 동포들을 실망시키며 한인사회의 대표단체로서의 위상을 완전히 상실하는 일이 없도록 해줄 것을 당부하고 싶다. 


 동시에 총영사관도 토론토지역의 동포들과 단체들을 지원하고 단합시키는 중대한 임무를 법과 규정과 원칙에 따라 신속하고, 정확하고, 공정하게 처리함으로 동포들이 칭찬하고 신뢰하는 해외공관이 되어 주기를 바라는 마음 간절하다.
 

 

 

 

<저작권자(c) Budongsancanada.com 부동산캐나다 한인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