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ekim
(목사)
성경에 대한 장기간에 걸친 진지한 사색과 탐구를 통해 완성한 대하 성경해설서 <성경에 나타난 전쟁과 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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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르앗 라못 전투 - 아합 왕이 전사한 싸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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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라아의 벤하닷 2세의 연합군이 두 번째로 이스라엘을 공격하다 실패한지 3년이 지난 후 두 나라 사이에 또다시 전쟁이 일어난다. 처음 두 번은 시리아가 이스라엘로 쳐들어왔지만 세 번째는 이스라엘의 아합 왕이 유다 왕(남이스라엘)과 연합하여 시라아를 공격한다. 이스라엘 연합군이 시라아를 상대로 전쟁을 일으킨 까닭은 이스라엘의 바아사 왕 때 벤하닷 1세에게 빼앗긴 길르앗의 라못을 되찾기 위함이었다. 


 아합과의 2차전에서 패한 벤하닷 1세는 그의 아버지가 이스라엘에게서 빼앗은 성들을 돌려주겠다고 약속했었다. 그러나 그가 언약한대로 길르앗 라못을 돌려주지 않자 아합은 무력으로 그 성을 탈환하기로 결정한 것이다.

 

 아합이 라못 탈환을 위한 전쟁 계획을 세울 때 유다 왕 여호사밧이 그를 방문하고 있었다. 유다의 4대 임금인 여호사밧은 다윗과 그의 아버지 아사처럼 여호와의 길로 행하는 선한 왕이었다. 왕이 되는 즉시 여호사밧은 유다 전역에서 산당과 이방 신상들을 제거하였다. 백성들이 우상숭배를 계속하며 하나님께 범죄하는 것을 방치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그는 나라의 어려움을 무력이나 인간적인 방법으로 해결하려하지 않고 하나님께 그 해결책을 간구하는 믿음을 지닌 왕이기도 했다. 그는 모세의 율법에 따라 사법제도와 통치체제를 재정비하고(대하 17:6-9), 레위인들과 제사장들을 여러 성읍에 보내어 백성들에게 하나님의 말씀과 율법을 가르쳤다. 여호사밧은 전 국토를 요새화하고, 국방력을 강화하기도 했다(왕하 17:1-2). 

 

 이스라엘이 남과 북으로 갈라진 이래 계속되어온 긴장과 갈등이 가라앉고, 유다와 북이스라엘 간에 평화가 찾아온 것도 여호사밧이 왕위에 오르면서부터다. 그렇게 된 요인 중의 하나는 여호사밧이 아합의 딸을 며느리로 맞아 이스라엘과 결혼동맹을 맺은 것이다. 


 아합이 길르앗 라못을 공격할 계획을 세울 시점에 여호사밧이 그를 찾은 확실한 이유는 알 수 없다. 아마도 사돈 간의 우의를 돈독히 하며, 복잡해진 주변국들 간의 이해관계를 논의하기 위해서라 추측된다. 


 아합이 함께 시라아를 치자고 요청했을 때 여호사밧은 즉석에서 동의한다. 사돈인 아합에 대한 인간적인 정리와 유다에게도 항상 위협적인 시라아의 세력을 약화시킬 좋은 기회라 생각되어 그랬을 가능성이 크다. 그러나 여호사밧은 연합군을 편성하기 전에 이 문제에 대한 여호와의 뜻을 알아보자고 제의한다.

 

 아합은 그를 추종하는 선지자 400명을 불러들여 시리아와 전쟁을 하면 이기겠는가 물어본다. 모여든 선지자들은 엘리야가 갈멜 산에서 이방 선지자 850명을 모조리 죽인 후 아합이 그의 정치적 목적을 위해 양성한 자들이었다. 따라서 그들은 아합이 군사를 일으키면 승리는 그의 것이라고 예언한다. 그때 여호사밧이 “참된 여호와의 선지자”는 없느냐고 아합에게 묻는다. 여호와를 경외하며, 영적 분별력을 지닌 여호사밧은 아합이 불러드린 선지자들의 정체를 파악한 것이다. 


 그때 북이스라엘에는 여호와의 뜻을 바로 전달하는 미가야 선지자가 있었다. 그런데도 아합이 그를 부르지 않은 것은 미가야가 항상 그의 죄악을 직선적으로 지적했기 때문이었다. 여호사밧의 요청을 거절할 수 없어진 아합은 사자를 미가야에게 보낸다. 미가야에게 왕의 명령을 전하러 간 신하는 모든 선지자들이 이번 전쟁에서 아합이 승리할 것이라 예언하고 있으니 그네들과 동조해 달라고 당부한다. 하지만 미가야는 “나는 여호와께서 나에게 말씀하시는 것만 말할 것입니다.”라 대답한다. 

 

 

 

 미가야가 오고 있는 동안에도 어용 선지자들의 우두머리격인 시드기아는 철로 뿔을 만들어 들고 아합이 그것으로 시라아 군을 쳐서 승리할 것이라고 여호와가 말씀했다며 아합의 승리를 장담하고 있었다. 주위의 모든 다른 선지자들도 승리는 아합의 것이라며 머리를 조아렸다. 그때 그 자리에 도착한 미가야 선지자도 아합이 공격하면 라못 성은 그의 것이 될 것이라 말한다. 


 하지만 아합은 그가 승리할 것이라 말하는 미가야의 예언 속에 담겨진 “조롱과 냉소”를 느끼며, 그가 감행하려는 전쟁에 대한 하나님의 진정한 뜻을 솔직하게 말해달라고 한다. 그에 대한 미가야의 첫 번째 답변은 이스라엘 백성들은 “목자 없는 양”같다는 것이었다. 아합이 이스라엘의 참된 지도자가 아니라는 뜻이었다. 


 이어서 미가야는 하나님께서 “거짓말 하는 영”을 아합의 선지자들에게 넣으셨다고 말해준다. 시드기아를 위시한 모든 아합의 선지자들의 예언이 거짓임을 지적한 것이다. 이 말을 들은 시드기아는 미가야의 뺨을 때리며 “언제 여호와의 성령께서 나를 떠나 너에게 말씀하셨느냐?”고 외친다. 미가야는 “네가 골방에 들어가 숨을 때에 알게 될 것이다.”라 답한다. 이는 벤하닷 2세가 두 번째로 이스라엘을 침범했다 패하여 아벡 성으로 쫓겨 들어가 어느 민가 골방에 숨었던 것과 같은 지경에 거짓 선지자 시드기아도 처하게 될 것을 예언한 것이다. 


 
 미가야의 예언과 그와 시드기아의 대화를 들은 아합은 크게 노하여 미가야를 투옥시킨다. 그가 승전하고 돌아온 후에 처형하겠다면서. 하나님의 뜻을 그대로 전한 까닭에 감옥으로 들어가며 미가야는 아합을 향해 “왕께서 무사히 돌아오실 것 같으면 여호와께서 나를 통해 그런 말씀을 하지 않으셨을 것입니다.”라 말한다. 이번 전쟁에서 아합이 살아 돌아오지 못할 것을 분명히 해준 것이다.

 

 400명이나 되는 아합의 거짓 선지자들과 동조하지 않고 담대하게 하나님의 뜻을 그대로 전달한 미가야 선지자는 갈멜 산에서 850명의 이방 선지자들과 홀로 대결했던 엘리야처럼 용감한 믿음의 소유자의 면모를 보여준 것이다. 그러나 동석했던 여호사밧 왕이 하나님의 선지자 미가야의 예언을 묵살했을 뿐 아니라 그를 옥에 가두고, 그의 비위를 맞추기에 급급한 거짓 선지자들의 말을 듣고 전쟁을 일으키는 아합 왕과 말머리를 나란히 하여 출전한 것은 의로운 왕으로 평가되는 여호사밧의 생애에 오점을 남긴 큰 과오가 아닐 수 없다. 

 

 하나님의 뜻에 따르지 않고 자신의 계획대로 길르앗 라못을 공격하기 위해 자신만만하게 출전한 아합은 막상 전투에 임하게 되자 참으로 비겁한 행동을 한다. 왕복을 벗고 군사의 갑옷을 입은 것이다. 좋게 해석하면 적의 표적이 그 자신일 것이기에 변장을 하고 군사들 속에 섞여 버리면 적군이 목표를 찾을 수 없어 혼란에 빠질 것을 노린 일종의 작전이라 볼 수도 있다. 


 그러나 미가야의 경고를 무시하고 싸움터에 나오고 보니 그의 예언이 마음에 걸려 변장을 하고 군사들 속에 숨어 적의 공격목표에서 벗어나겠다는 것이 그의 진정한 의도라 보는 것이 타당할 것이다. 

 

 예상대로 시라아 왕은 32명의 전차부대 대장들에게 이스라엘 왕을 찾아 집중공격 하라는 명령을 내렸고, 왕복을 입고 있는 여호사밧을 발견한 적병들을 그를 향해 달려든다. 다급해진 여호사밧은 자기는 이스라엘 왕이 아니라고 소리친다. 그가 아합 왕이 아님을 확인한 시라아 군사들은 그를 추격하기를 그친다. 


 그런데 한 시리아 병사가 우연히 쏜 화살이 아합이 입은 갑옷 사이를 뚫고 그의 몸에 박힌다. 아합은 급히 그곳을 빠져나와 치료받기를 원했지만 전투가 워낙 치열해서 전차에서 버티다 죽고 만다. 


 아합 왕의 시신은 사마리아로 옮겨져 장사되었고, 그가 죽으면서 흘린 피는 개들이 핥아 먹었다. 여호사밧은 목숨을 부지하여 예루살렘으로 돌아가지만, 도착 즉시 선지자 예후로부터 “악한 자를 돕고, 여호와를 미워하는 자를 사랑했다고”(대하 19:2) 혹독한 책망을 받는다.

 

 이스라엘 연합군이 길르앗 라못을 탈환할 목적으로 일으킨 싸움에서 패한 것은 그 전쟁은 아합이 미가야를 통해 전달된 하나님의 뜻을 무시하고 감행한 것이었기 때문이다. 아합이 전투 중 그를 겨냥하지도 않고 쏜 군사의 화살에 맞아 전사한 것은 “죄의 값은 사망”이라는 하나님의 원칙에 위한 것이었다. 아합은 변장을 하고 병사들 속에 숨어 적의 화살만 피하면 안전하리라 믿었지만 하나님께서는 무명의 병사의 손을 빌려 그의 생명을 거둔 것이다. 아합이 흘린 피를 개들이 핥아 먹은 것은 여호와께서 엘리야를 통해 하신 예언이 성취된 것이다(왕상 21:7-16).

 

 여호사밧도 의롭지 못한 아합과 행동을 같이 하다 죽을 고비를 넘겨야 했고, 후에 모압과 암몬과 에돔 등 주변국들의 침략을 당했으며(대하 21:1-3, 8-17), 왕실 내부의 갈등으로 고통을 당하는 징계를 당하게 된다. 여호와 하나님을 떠나서는 결코 안정과 번영을 누릴 수 없음은 물론 인생의 목표를 달성할 수 없음을 다시 한번 깨달아야 할 줄 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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