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ekim
(목사)
성경에 대한 장기간에 걸친 진지한 사색과 탐구를 통해 완성한 대하 성경해설서 <성경에 나타난 전쟁과 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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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합과 벤하닷의 대결 - 이스라엘과 시리아 연합군의 전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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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합은 갈멜 산에서 그가 받들고 섬기며 백성들에게 숭배하도록 하는 바알과 아세라 신들이 아무 힘도 능력도 없는 우상임을 직접 확인한다. 동시에 여호와만이 전능하신 하나님이심을 알게 된다. 이방 선지자들이 그들의 의식대로 한나절 이상을 춤추며 외쳐도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지만 엘리야가 간구하자 즉시로 하늘에서 불이 내려와 제단과 제물을 모두 태워버리는 것을 아합은 목도하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갈멜 산상의 엘리야의 기도로 3년 이상 굳게 닫혀있던 하늘 문이 열리고, 비가 쏟아져 내리는 하나님의 능력이 나타났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빗속에 마차를 달려 궁으로 돌아온 아합은 하나님의 권능을 찬양하는 대신 아내 이세벨에게 엘리야가 갈멜 산에서 그의 선지자들을 모조리 죽인 사실을 일러바친다. 이세벨은 분노하여 엘리아를 죽이기로 작정한다. 

 

 이세벨은 옛 바알의 딸로 바알 신당과 아세라 목상을 세워 이스라엘로 하여금 이방 신들을 섬기게 한 장본인이다. 거기다 그녀는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갖가지 악행을 자행하는 여인으로서 아합이 이스라엘의 역대 임금 중에서 가장 악한 왕이 된 것도 이세벨의 영향이 크다. 


 그녀가 저지른 수많은 악행 중 제일 잘 알려진 것은 나봇을 죽이고 그의 포도원을 빼앗은 사건이다. 아합은 그의 궁전 옆에 있는 나봇이라는 사람의 포도원을 몹시 탐내어 그에게 넘겨달라고 한다. 그보다 좋은 포도원을 주거나, 원한다면 후한 값을 지불하겠다고 제의 하면서 말이다. 그러나 나봇은 그 포도원은 조상들에게서 물려받은 유산이며, 토지를 타인에게 주는 것은 율법으로도 금지되어 있으니 (레 25:23) 그럴 수 없노라 거절한다.

 

 아합이 그 때문에 상심하자 이세벨은 거짓중인을 내세워 나봇이 하나님과 왕을 저주했다고 모함하여 그를 돌로 쳐 죽이고, 포도원을 강탈한다. 아합이 이같이 악한 여인을 아내로 맞은 것은 그의 아버지 오므리 왕이 시돈과 동맹을 맺을 목적으로 아합을 그녀와 결혼시켰기 때문이다(왕상 16:31). 


 악녀 이세벨이 그를 죽이겠다는 전갈을 보내자 엘리야는 브엘세바로 도망하여 광야로 들어가 실의에 잠긴다. 엘리야처럼 위대한 하나님의 종이 이세벨이 무서워 광야로 도피하여 삶의 의욕을 상실했다는 사실은 인간은 누구나 언제고 실족할 수 있는 나약한 존재임을 말해주고 있다.

 

 인간의 연약함을 알고 계시는 하나님은 광야에서 싸리나무 아래 누운 엘리아를 찾아가 위로하고 격려하며 새로운 사명을 부여하신다. 다마스커스로 가서 하사엘에게 기름 부어 시리아의 왕이 되게 하고, 님시의 아들 예후는 이스라엘의 왕이 되게 하고, 사밧의 아들 엘리사를 그의 후계자로 삼으라는 것이 여호와께서 엘리야에게 주신 특수 사명이었다. 주어진 사명을 수행하기 위해 광야에서 나온 엘리야가 제일 먼저 한 일은 엘리사를 만나 제자로 삼은 것이다. 

 


 이때 시라아 왕 벤하닷이 전 병력을 동원하여 이스라엘을 침공한다. 벤하닷은 유다 왕 아사와 결탁하여 이스라엘의 바아사 왕이 라마 성을 요새화할 때 배후에서 바아사의 보급 창고를 습격했던 벤하닷 왕의 아들이다. 이 벤하닷 2세는 왕이 된 후 줄곧 주변국들을 정복하여 영토를 확장해왔다. 그러다 이스라엘에 3년이나 기근에 시달리면서 민심이 동요되는 때를 틈타 이스라엘을 침략해 들어와 사마리아 성을 포위하고 아합에게 항복을 강요한다.

 

 벤하닷은 아합이 보유한 금과 은은 물론 그의 아내와 자녀들까지 바치라고 한다. 이 어처구니없는 요구에 대해 아합은 “대왕이 원하시는 대로 하겠습니다.”란 답신을 보낸다. 아합이 벤하닷의 오만하고 무례한 요구를 그대로 받아드린 것은 시라아의 군세가 너무도 강했기 때문이다. 그 당시 시리아는 여러 개의 도시 국가들로 구성되어 있었는데 벤하닷이 다마스커스의 왕으로서 그 모든 소국가들을 통솔하고 있었다. 따라서 아합은 32 도시국가들의 연합군과 싸워서는 승산이 없다고 판단한 것이다. 


 아합이 맥없이 백기를 들자 벤하닷은 한술 더 떠서 아합 왕의 소유뿐 아니라 그의 신하들의 집을 비롯하여 무엇이든 그들이 원하는 것 전부를 가져가겠다고 통보해 온다. 아합은 정신이 번쩍 나서 각료회의를 열고 그동안 생긴 일을 설명하고 신하들의 의견을 묻는다. 

 

 회의에 참석한 모든 신하들은 가만히 앉아서 시리아의 식민지가 되느니 싸우다 죽자는 강경론을 주장한다. 아합은 용기를 내어 벤하닷에게 처음 요구는 들어줄 수 있으나 두 번째 것은 수락할 수 없다는 회신을 보낸다. 그와 연합한 왕들과 진중에서 술을 마시다 아합의 서신을 받은 벤하닷은 크게 노하여 전군에 출전 명령을 내림과 동시에 아합에게 사마리아를 초토화 시키겠다고 통보한다. 


 아합도 “길고 짧은 것은 재봐야 아니 김칫국부터 마시지 말라.”며 전투준비에 들어간다. 이때 이름이 밝혀지지 않은 한 선지자가 여호와께서 그에게 승리를 가져다 줄 것이니 선제공격을 가하라고 일러준다.

 

 아합은 무명의 선지자의 말을 듣고 232명의 젊은 병사들로 정예군을 편성하고, 일반병 7,000명을 모집하여 시리아 군 지지로 돌진한다. 이스라엘 군이 공격해 온다는 보고를 받은 벤하닷은 그들을 모두 생포하라고 명령한다. 그러나 이스라엘 정예병들이 돌진해 들어오자 시리아 진영은 혼란에 빠지며 군사들은 제각기 흩어져 도망가기 시작한다. 이스라엘 군은 그들을 추격하여 대승을 거두고 수많은 전차와 말들을 노획해 돌아온다. 


 이 전투에서 아합이 승리할 수 있었던 것은 그때까지 이스라엘이 싸워서 이긴 모든 전쟁들처럼 하나님께서 함께 해주셨기 때문이었다. 


 그렇다면 하나님은 어째서 이방 신을 섬기며 온갖 죄악을 저지르는 아합을 도와 벤하닷을 물리쳐 주셨을까? 하나님께서 아합에게 승리를 주신 것은 아합이 의로워서가 아니라 이스라엘을 향한 그의 사랑이 너무도 컸기 때문이다. 

 

 아합에게 대패한 벤하닷은 이듬해에 127,000명의 대 병력을 이끌고 다시 이스라엘을 침략한다. 이때 벤하닷은 1차 침공 때와는 전혀 다른 작전을 쓴다. 


 첫째로 그는 평지에 진지를 구축한다. 이스라엘의 하나님은 산신이기 때문에 산악지대 아닌 평원에서 싸워야 이긴다는 생각에서였다. 사실 이스라엘 민족은 가나안을 정복할 때나 그 후의 여러 전쟁에서 산악지대를 주요거점으로 택하였다. 이방족속들은 마병과 철기병과 전차들을 많이 소유하고 있었기에 그들을 무력화시키기 위해 이스라엘은 많은 경우 험한 산악에서 거점으로 싸웠으며, 그 때문에 승리한 경우가 적지 않았던 것이다. 시리아 군이 아벡 평원에 진을 친 것은 이 사실을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또한 그들은 1차 침입 시와는 달리 장군들을 지휘관으로 기용한다. 벤하닷은 군사작전에 관한 지식도 부족하고 실전 경험도 없는 왕들 대신 장수들을 앞세우고 싸울 전쟁계획을 수립하여 2차 침략을 감행한 것이다. 


 그러나 아벡 들판을 가득 메운 무수한 시리아 군사들은 그들에 비해 두 떼의 작은 염소새끼가 모여 있는 것 같은 이스라엘 군사들에게 참패당한다. 양군이 대치한 지 7일 만에 벌어진 전투에서 시리아 군사 10만 명이 전사하고 나머지 27,000명이 아벡 성으로 쫓겨 들어갔기 때문이다. 


 그나마 패잔병들이 성내로 들어갈 때 성벽이 무너져 대부분이 깔려 죽고, 벤하닷은 겨우 목숨을 부지하여 어느 집 골방으로 숨어들었다 그의 신복들의 권유로 아합 앞에 나가 머리를 조아리며 살려달라고 애걸한다. 

 

 그때 벤하닷은 그의 아버지가 빼앗은 성들을 돌려주고(왕상 15:20), 시리아의 수도 다마스커스에 “아합 왕의 거리”를 만들어 무역시장을 만들겠다고 약속한다. 아합은 벤하닷의 달콤한 제의를 수락하고, 그를 살려 보낸다. 


 하나님께서 두 번째로 이스라엘을 침범한 시리아 군을 물리쳐 주신 것은 여호와는 산에서만 능력을 발휘하는 신이 아니라 무소부재하시고, 전지전능하신 분이심을 보여주시며, 여호와의 권능을 이스라엘 백성과 이방족속들에게 나타내기 위함이었다. 그러나 아합은 하나님의 능력에 힘입어 싸움에 이기자 눈앞에 보이는 적은 실리에 현혹되어 하나님이 택하신 이스라엘을 멸하려 한 벤하닷을 놓아주는 죄를 범한 것이다.

 

 그러기에 하나님께서는 한 선지자를 통해 아합에게 “내가 죽이기로 작정한 사람을 네가 살려주었으니 그 대신 네가 죽게 될 것이다.”(왕상 20:42)라 말씀하신다. 그 말씀대로 아합 왕은 세 번째 시리아와의 전쟁에서 전사하고, 그가 흘린 피는 개들이 핥아 먹는 비참한 최후를 맞이한다. 아무리 영화를 누리며 살아도 하나님의 능력과 사랑을 깨닫지 못하는 사람의 말로는 언제나 비참하다는 사실을 잊어선 안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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