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ekim
(목사)
성경에 대한 장기간에 걸친 진지한 사색과 탐구를 통해 완성한 대하 성경해설서 <성경에 나타난 전쟁과 사랑>
블로그 ( 오늘 방문자 수: 336 전체: 518,143 )
솔로몬의 업적과 과오(2) - 솔로몬이 달린 인생의 경주 -
daekim

 

 

 지혜로 충만한 솔로몬이 구성한 내각에선 대제사장이 서열 1위를 차지하고 있다. 군대장관이 내각수반이었던 다윗시대의 내각체제가 바뀐 것이다. 전쟁의 시기가 종식을 고하고 평화와 안정의 시기가 시작된 시점에서 솔로몬은 인본주의를 버리고 신본주의로 정치체제 자체를 바꾼 것이다. 


 하나님께서 모세를 통하여 이스라엘의 왕이 되려면 여호와의 율법을 지키며 그의 뜻을 이루어 드리는 통치를 해야 한다고 말씀하신 것을 상기하며(신17:18-19) 솔로몬은 그 명령을 준수하는 왕이 되어 이스라엘을 다스리기 시작한 것이다. 


 하나님의 뜻에 따라 나라를 다스리겠다는 의지를 밝힌 솔로몬은 이스라엘을 12 행정구역으로 나누고, 12명 지방장관들을 두어 12지파의 경계에 제한받지 않고 자기 구역을 관장하게 한다. 중앙정부와 각 지방과의 관계를 긴밀히 유지하며 원활하게 하기 위함이었다.

 

 세금을 징수함에 있어서도 한 행정구역에서 1개월씩 중앙정부에 필요한 것을 공급하게 하여 백성들이 일 년 중 11개월은 전적으로 생업에 종사할 수 있게 하였다. 그 당시 대부분의 왕들이 폭정과 착취를 일삼았던 것에 비해 백성들을 배려하는 오늘날의 민주적 방식에 유사한 것이었다고 볼 수 있다. 


 이 같은 정책을 효과적으로 펼치기 위해 솔로몬은 다윗시대의 인물들과 새로운 인재들을 적절하게 안배하여 내각을 꾸미는 관용과 아량을 보여 주었다. 적소적재에 배치된 신하들이 헌신적인 봉사와 충성으로 국정을 수행함에 따라 이스라엘의 국력은 날로 강해져서 팔레스타인 지역은 물론 메소포타미아에 이르기까지 이스라엘의 통치권 아래 들게 되었다.

 

 이와 같이 모든 것이 안정되고 강화되면서 태평세대를 누리게 되자 솔로몬은 다윗의 뜻을 받들어 성전 건축을 시작한다. 누구보다 성전을 건축하기 원한 사람은 다윗이었다. 그러나 하나님은 수많은 전쟁을 치루면서 많은 피를 흘린 다윗에게 성전 건축을 허락하지 않으셨다. 따라서 다윗은 성전을 짓기 위한 대부분의 준비를 한 후(대상 29:1-9) 솔로몬에게 여호와께서 성전이 완공될 때까지 함께 하실 것이니 두려워하지 말고 강하고 담대하게 일을 진행해 나가라고 당부한 것이다.

 

 솔로몬은 아버지 다윗의 오랜 친구이며 그 당시 최상품의 재목 생산지인 두로 왕 히람에게 부탁하여 건축에 필요한 백향목과 잣나무 재목을 확보한다. 그 대가로 솔로몬은 성전 건축이 끝날 때까지 히람 왕의 궁전에 그의 궁정에서 사용하는 식물과 식용유를 공급해 주었다. 


 목재만 최상품을 쓴 것이 아니라 솔로몬은 돌도 크고 귀한 것들을 떠다 일등 석공들을 시켜 다듬어서 성전의 기초석으로 사용하였다. 성전 건축에 필요한 모든 재료들은 최대의 노력을 경주하며 제일 좋은 것들만 사용한 것이다. 동원된 인원만도 벌목군 30,000명, 짐꾼 70,000명, 책석공 80,000명 감독관 3,300명 등 총 183,300명이나 되는 대공사였다.

 

 이스라엘이 출애급한 지 480년 되던 해이며 솔로몬이 왕이 된 지 4년 되던 해에 착공된 성전은 7년 만에 완공되었다. 완성된 성전은 본관, 골방, 낭실로 이루어졌는데 본관은 성소와 지성소로 구분되었고, 본관의 규모는 길이가 27.36m, 너비 9.12m, 높이는 13.68m나 되었다.


 현대식 교회 건물들과 비교하면 큰 규모는 아니다. 하지만 그 당시 성전은 백성들이 모여 예배드리는 곳이 아니고 하나님이 계시는 상징적 장소로서 제사장과 성전을 관리하는 레위인들이 드나들던 곳이었기에 매우 큰 규모였다. 


 규모뿐 아니라 장식도 화려하고 웅장해서 성전 내부와 외부 모두 정금과 백향목으로 단장되어 하나님이 거하시는 곳으로서의 위용을 자랑하고 있었다. 

 

 성전이 세워진 곳은 오르난의 타작마당으로서 아브라함이 독자 이삭을 하나님께 번제로 바치려던 곳이었다. 솔로몬은 하나님을 향한 이스라엘 백성의 헌신과 화해 그리고 여호와의 긍휼과 자비가 임했던 곳에 성전을 세운 것이다. 


 성전이 건축되는 동안 건축현장에선 망치나 철재 연장소리가 전혀 들리지 않았다. 평화와 거룩함을 상징하는 성전을 짓는 곳에서 피를 흘리는 창이나 칼의 재료인 철재 소리가 나지 못하도록 채석장에서 완전히 다듬은 돌들을 운반해 사용한 까닭이다. 거룩함을 유지하기 위해 이같이 세심하게 진행시켜 완성된 성전에 제일 먼저 안착된 것은 여호와의 언약궤였다. 

 

 하나님의 명에 따라 모세가 만든 언약궤(출 25:10-22)는 한곳에 보관되지 못하고 오랜 기간 이곳저곳으로 옮겨 다니다가 엘리 제사장 때 블레셋에게 빼앗기는 수모를 당하기까지 했다(삼상 4:1-4). 제사장들이 그 언약궤를 메고 성전에 들어가 지성소에 모시고 나올 때 성전 안은 찬란한 구름으로 가득 찼다. 광야에서 이스라엘 백성을 인도하시면서 희막에 머무시던 하나님이 솔로몬이 지은 성전에 친히 임재하셨던 것이다.

 

 성전 건축을 완료한 솔로몬은 감사와 기쁨이 충만한 마음으로 성전 낙성식을 올린다. 이 역사적이고 민족적인 축제에서 솔로몬은 겸손하게 “이스라엘의 하나님 여호와여, 천하에 주와 같으신 분은 없습니다. 주는 온전한 마음으로 주께 순종하며 주의 뜻대로 사는 모든 사람들에게 주의 언약을 지키시고 주의 사랑과 은혜를 베푸시는 분이십니다.”라고 기도한다. 여호와가 이스라엘의 주권자이심을 고백하며 하나님의 계속적인 인도하심과 보호하심을 간구한 것이다. 


 하나님은 솔로몬이 지은 성전에 거하시며 그와 함께 하시며 이스라엘을 축복해 주시겠다고 답하신다. 하지만 그 언약과 더불어 만일 솔로몬이 다른 신을 섬기며 여호와의 법과 명령을 어기면 이스라엘은 세상의 웃음거리가 될 것이며 그가 건축한 성전에 머물지도 않을 것이라 경고하신다. 


 후일 솔로몬이 하나님의 길 아닌 자신의 길을 가다 하나님의 축복권에서 벗어난 것은 참으로 슬픈 일이 아닐 수 없다.

 

 성전을 건축하여 하나님께 바친 솔로몬은 국방비를 증가시켜 기병대와 전차부대를 창설하여 국방력을 증진시킨다. 아울러 자신의 안전을 위한 왕궁 경호도 대폭 강화한다. 필요한 일들이긴 했지만 그로 인해 그에 대한 불만세력이 형성되고, 민심도 동요되기 시작한다. 20년에 걸쳐 성전과 그의 궁궐을 짓기 위해 엄청난 국고를 써가며 백성들을 혹사시켰기 때문이다. 


 여기서 우리는 솔로몬은 전무후무한 지혜의 소유자였으며 하나님을 섬기며 그에게 순종하는 것이 인간의 본분이라(전 12:1-3) 가르친 그 자신이 그의 지혜와 능력과 부에 의존하는 몰락의 길로 들어서는 슬픈 현상을 볼 수 있게 된다.

 

 솔로몬이 인근 국가들과 원만한 관계를 유지하면서 무역을 증진시킨 것도 대단한 업적이었다. 그러나 그의 무역정책이 애급과 무기거래를 하기까지 확대되고, 이방민족들과 무기를 사고파는 중개상 역할까지 한 것은 큰 실책이었다. 


 그 때문에 나라가 부강해지기는 했지만 백성들 간에 빈부의 차가 극심해졌기 때문이다. 왕실과 부유층은 호화의 극치를 누렸지만 대다수의 민중들은 빈곤과 고통에 시달리는 양극화의 시대가 형성된 것이다. 그 결과 민중들의 솔로몬을 향한 원망이 높아지기 시작한다. 

 

 솔로몬이 범한 가장 큰 과오는 이웃나라들과 우호관계를 유지하기 위한 방편의 하나로 애급 왕의 딸을 비롯한 수많은 이방 여인들을 아내로 맞이한 것이다. 그는 그들과 인생의 쾌락을 마음껏 누리면서도 하나님과의 올바른 관계를 유지할 수 있다고 믿었던 것이다. 


 그러나 그는 그들로 인해 하나님이 제일 싫어하시는 우상숭배를 하게 되었고, 그 결과 다윗 덕분에 살아있는 동안에는 하나님의 징계를 받지는 않았지만 그가 죽은 후 나라가 남북으로 갈라지는 민족의 비극이 발생하게 되는 것이다. 

 

 어린 나이에 왕위에 오른 솔로몬은 반란세력들을 제거하고 하나님의 지혜로 나라를 다스려 역사상 최대의 영토를 확보하고(대하 9:26, 왕상 4:21), 인류 역사상 최대의 부귀영화를 누렸으며(왕상 4:22-23, 왕상 1014), 최대의 안정과 평화를 누렸다(대상 22:29). 


 하나님이 거하실 성전을 건축하는 축복된 사명까지 완성한 왕이 솔로몬이기도 하다. 그러나 솔로몬을 그에게 주어진 지혜로 말미암아 그가 죽은 후 나라가 두 동강나는 원인을 제공한 왕이 되고 말았다. 


 아무리 미약한 출발이라도 하나님의 길을 걸어가면 창대한 나중을 맞이하지만(욥 8:1-7) 아무리 거창하게 시작해도 여호와의 길을 벗어나면 비참한 종말을 맞을 수밖에 없음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시 1:6)

 

 

<저작권자(c) Budongsancanada.com 부동산캐나다 한인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