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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시정부 수립 100주년(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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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복군 여의도 첫 입성

 

 

1945년 8월 여의도 경성 비행장에 
수송기 비행기 한 대가 내려앉았다. 
일행이 탄 비행기는 광복군이었다.

 

이범석, 김준엽, 노능서, 장준하 
함용준, 정운수, 서상복 칠인이
여의도 비행장 내린 정진대원들이다. 

 

이범석 장군이 필을 꺼내 들었다. 
보았노라! 우리 연해의 섬들을 
왜놈의 포화 속에서도 살았노라고.

 

이제는 몸뚱이가 갈기갈기 찢기어 
물고기 밥이 된다 해도 원통치 않으리 
우리의 물을 마시고 자란 고기가 살찌리니.

 

정진대원도 오랜만에 감격에 겨워
고국산천을 바라보며 외쳐대었다. 
우리 조국의 땅이 여기 있었구나.

 

옥색하늘이 엷게 풀어지고 남색바다가 
치마처럼 펼쳐지며 섬들이 크게 작게 
조국의 짙은 향내가 가득히 차오른다.

 

바다는 송이구름이 버섯처럼 피어나고,
서해안 섬들이 바다 속에서 솟아오른다.
광복군 이구동성으로 기염을 토하였다. 

 

 

여의도공항 활주로 끝에 멈춘 비행기에서 광복군 정진대와 미군이 내리자 착검을 한 일본군이 포위망을 형성하면서 좁혀왔다. 일본 ‘히로히토’가 포츠담 선언을 수락한지 사흘이 지난 8월 18일 오후였지만 여전히 한반도는 일제가 장악하고 있었다. 한국인의 봉기를 우려해서 치안을 강화한 상황이었다. 


정진대원은 오른쪽 겨드랑이에 맨 토마건 기관단총의 자물쇠를 풀었다. 김구 주석의 명령은 대한민국 임시정부 광복군 이름으로 조국에 들어가 장렬히 전투를 벌이라는 것이었다. 


품에는 실탄을 장진한 ‘리벌버’ 권총과 허리춤에는 수류탄이 매달려 있었다. 네 명은 서로의 등을 기대면서 전투태세로 들어갔다. 목숨 따위는 벌써 짙푸른 서해바다에 흩어버리고, 조국 땅에서 죽는 것 자체가 영광이라고 여기고 온 그들이었다. 


절체절명의 순간, 단장 버드 중령이 정진대원들을 제지했고, 시브자 대좌와 우에다 하데오 소좌가, 대기하고 있던 이범석, 김준엽, 노능서, 장준하 광복군 정진대원들에게 맥주와 사케를 들고 와 무릎을 꿇고 술을 권해 일촉즉발의 위기를 벗어날 수 있었다. 

 

 

 

돌베개

            -  장준하

 

 


오랜만에 밟아본 고국산천 시야는 
온통 허허한 벌판 공허하기만 했다.
일행이 내렸을 때엔 미군뿐이었다. 

 

우리의 예상은 완전히 깨어지고 
동포의 반가운 모습은 사라지고. 
조국의 시월 바람만, 매몰차게 불었다.

 

자랑스러운 우리의 국기도 환영인파도, 
불러줄 만세소리도 저만치 물러나있다. 
검푸른 하오조차도 일행을 외면했다.

 

조국이 이렇게 황량한 것이었구나? 
반가워 할 인심이 이토록 변해 있었구나. 
소처럼 난 땅바닥을 군화발로 비벼댔다.

 

 

 광복군 여의도 비행장 첫 도착 후 장준하 선생의 이 처절한 절규는 이미 많은 친일인사들로 구성된 조국의 앞날을 예고한 울분이었다. 임시정부 100년을 맞이 하여 정진대원들 활약을 시조로 다듬어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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