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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량, 이순신, 그리고 원균(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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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량, 이순신, 그리고 원균(2)

 

 명량 드라마에는 경상우수사 원균의 참모인 배설 장군이 이순신 장군을 암살하려 하는가 하면, 수군의 절대적인 전력무기인 거북선을 불태우기까지 하는 장면으로 묘사했다. 그러다가 쪽배를 타고 도망가다 뒤를 쫓는 아군 장수가 쏜 화살에 맞아 최후를 맞이하는 것으로 되어 있다.


 기가 막힌 왜곡이다. 정사(正史)에는 "배설 장군은 칠천량 해전에서 12척의 전함을 보전하여 퇴각하며 패전 후 왜군에 의한 양민 학살을 염려하여 백성들을 피난시킨 바 있고, 12척의 전함을 그대로 이순신 장군에게 인계하여 명량대첩의 발판을 마련한 것으로 되어 있다. 


 명량해전이 있기 전에 병 치료를 위해 허가를 얻어 고향으로 돌아갔으나, 칠천량 패전의 책임을 묻는 조정의 희생양이 되어 극형을 당하였으며, 사후 1605년 임진왜란과 정유재란 전반에 걸친 공적이 인정되어 ‘원종’ 일등 공신으로 책권되어 복권된 바 있다.


 이와 같은 사실이 야사(野史)도 안인 정사의 기록도 있는데 드라마 작가들이 배설장군이 "왜군과 내통하여 이순신 장군의 암살을 시도한다거나, 당시에 존재하지도 않았던 거북선을 불지른다거나, 전장에서 도망가다 부하장수인 안위의 화살에 맞아 숨진다는 등 허무맹랑한, 역사적 진실을 의도적으로 무시하고 악의적 선동으로 배설 장군의 치명적인 명예를 더럽힌 거짓에 배설 문중에서 가만히 있으면 그것이 이상한 것이다. 


 그렇다면 왜 이 영화가 1천만 관객을 단시일에 돌파했을까? 언뜻 우리국민 역사수준이 이 정도밖에 안될까? 생각도 해봤다. 허나 국민의 역사수준이 낮은 것이 아니다. 그동안 일본의 우민화 정책, 정신대, 교과서 왜곡, 독도 등 많은 문제들. 특히 아베의 수시로 쏟아내는 망발로 인해 국민들의 울분이 하늘을 찌를 때, 이 한편 드라마는 시원한 오아시스 같은 청량제가 되었던 것이다. 


 국민들은 영화의 내용이 잘되고 못되고, 배설 문중이 피해를 보든 말든 문제가 아니었다. 일본인들이 아작 나는 광경이 통쾌했고, 그만큼 일본에 대한 적개심이 불같이 끌어 올랐던 것이다.


 그렇다고 영화를 마냥 칭찬만 할 수가 없어, 정도전 때와 같이 반론을 제기한다. 잘못된 역사를 바로 잡지 못하면 역사는 발전보다도 퇴보만 있기 때문이다. 첫째, 싸우는 화면이 거의가 인터넷 그래픽(graphic)으로 포장되었다. 그런데다 화포 하면 일본이 훨씬 조선을 앞섰는데도, 오히려 우리 수군은 대포를 사용하고 일본은 조총으로 싸운다. 이런 아이러니한 모순이 어디 있단 말인가? 


 당시 일본은 이미 서양의 문물을 밭아 각종 화포와 소총을 비롯해 신장비를 만들어 조선의 삼면 바다와, 삼남 일대를 수시로 침범하여 노략질을 하였다. [대표적인 것이 세종 때의 대마도 사건이다] 이에 울분을 참지 못한 고려 조정은 최무선을 화약 제조 기술을 배우기 위해 원나라로 보낸다. 그러나 원은 국가적 비밀로 엄격하게 통제되어 있었기 때문에 배우기가 매우 어려웠다. 


 겨우 기초만 배워 국내에 돌아와서 그 스스로 제조를 하여 사용할 단계였는데, 조선 수군이 일본 수군을 엄청난 화력으로 물리치는 장면 보곤 주객이 전도된 기분에 명량을 보는 내내 실소를 금치 못했다.


 더욱이 사극 대하 드라마에는 국보(國寶)적 유물이나, 주요 인물들은 자막에 명시되었어야 했다. 반드시 그런 원칙은 없지만 역사에 근간을 살리기 위해서는 그렇게 명시하는 것이 좋으리라 본다. 그런데 명량에서는 눈 씻고 봐도 그러한 장면은 없었다. 최소한 당시 유명했던 장군들 이름만이라도 명시했어야 하는데 어디에도 그런 장면은 없었다. 


 특히 일본 장수 “고니시 유끼나아가“가 화살에 맞아 죽는 장면도 역시 마찬 가지였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이 드라마에서는 고니시를 통쾌하게 죽는 것으로 만들어놓았으니, 제작진들 스스로가 만화를 인정한 꼴이 되고 만 것이다.


 문헌에는 이순신이 최후를 맞으면서 유언을 남긴다. “내가 죽었다고 하면 적들이 다시 기사회생하여 돌격해 올 테니 싸움이 끝날 때까지 알리지 말라”고 신신당부하고 숨을 거둔다. 그러나 이 드라마에는 이순신의 최후에 대해선 한마디도 실리지 않아 적잖은 아쉬움을 남겼다. 이순신의 죽음에 대해 다음 호에 게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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