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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들레 꽃씨처럼
chojungdae

 

 

 


민들레 꽃씨처럼

 

 

지천으로 길가에 피어 있는
민들레 꽃 옆에 
한참 혼자 앉아 있어 보면 절로 알게 된다.

 

낮고 짧게 살아도 
마음 편히 행복하게 한평생 살다가
이 세상 건너가는 법을,

 

꽃대 끝에 매달린 솜털 꽃씨 송이 
환한 등불이 되어 
잠시, 주위를 밝히다가
불어오는 바람결에 몸을 맡기면 그뿐,

 

살다가 무단히
길을 잃고 해매일 때가 있거든,
민들레 꽃 옆에 
빈 마음으로 
한참 앉아 있어 보면 절로 안다.

 

언젠가는 바람에 띄워
하늘로 올려 보내야 할 우리들의 영혼은
가벼울수록 좋다.
버리고 줄이고 가벼워질수록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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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정(法頂)스님의 대표적 산문 ‘무소유’라는 글에 이른 내용이 있다.
그는 난초 두 분(盆)을 있는 정성을 다해 길렀다.


그 정성은 일찍, 부모님께 바쳤으면 효자소리를 듣고도 남았으리라고 했다.
어느 여름 장마철에 먼 나들이를 나섰던 그는 햇볕이 따가워지자 뜰에 내어 놓고 온 난초가 생각나 허겁지겁 돌아왔다.


그러던 어느 날. 그는 이 난초에 대한 집착이 괴로움이라는 것을 느끼게 되었다.
그래서 3년 이상 키워 온 가족 같은 난초를 친구 품에 안겨 주었다.


그 후 그는 하루에 한 가지씩 버리기로 했다고 한다.
이 말은, 모든 분별을 버리기로 했다는 말로 들린다.


멀고 가깝고, 좋고 나쁘고, 사랑과 미움, 앎과 모름의 분별들이 결국은 자기를 속박하는 고통의 원인이 되기 때문이었을 것이다.


초월적인 세계를 긍정하기 위해서는 자기를 철저히 버리고 비우는 자기 부정이 필연적으로 요구되는 말도 이와 같은 맥락에서일 것이다.


‘무소유’를 강조하고 실천하면서 사신 법정스님의 언행은 마지막까지 이어졌다.


그 흔한 관도 거부한 채 대나무 평상 위에 올려져 평소에 입던 승복에 가사만을 덮고 불꽃
속에 흰 연꽃으로 피어나 먼 길, 다음 생으로 떠나시는 모습이 너무나 그분다워 눈물이 나도록 아름답고 고와 보였다.


한평생을 그 어느 것에도 얽매이지 않는 자유인으로 살다가 마지막 길을 떠나면서까지
‘완전한 무소유’를 몸소 실천해 보인, 큰스님의 자상하면서도 우렁찬 생시의 육성이 그리워지는 봄날이다. 

 

2016-0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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