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잉카 트레일을 걸어 마추피추(Machupicchu)까지(9.끝)
chojungdae

 

 

 

티티카카(Lake Titicaca)호수의 비경

 

힘겨웠던 5일간의 잉카 트레일 일정을 무사히 끝내고 늦은 밤 쿠스코로 돌아온 우리 일행은 누적된 피로를 안은 채 이튿날 아침 잉카문명 이전의 고도(古都)인 푸노(Puno)로 향했다.


아침 7시 20분 출발, 잉카 익스프레스 버스 편으로 푸노까지 오는 도중에 점심도 먹고 고대 잉카 유적지 5곳을 둘러보면서 느긋하게 목적지에 도착하니 하루 해가 저물어 가고 있었다.


안데스 산맥의 눈 덮인 연봉들을 양 옆으로 두고 줄곧 4000m 안팎의 고원지대를 달리면서 내다보는 차창 풍경은 정말 특별했다. 이 높은 지대에도 강이 흐르고, 저토록 넓은 평원이 펼쳐져 있다니, 그리고 저 작렬하는 태양볕을 견디면서 라마, 알파카, 소, 양 등을 수백 마리씩 대량으로 방축(放畜)하는 목동들의 모습을 만나다니, 정말 놀라운 일이 아닌가.


푸노는 고도가 높은 도시(해발 3830m)라 밤낮의 온도 차이가 심하고, 호텔 내에서 2층을 걸어 올라가는데도 산소 결핍으로 호흡 곤란을 느낄 때가 많았다.


이튿날 아침, 우리 일행은 배를 타고 자연호수로서는 세계에서 가장 높은 곳에 있기로 유명한 티티카카 호수에 떠 있는 우로스(Uros)섬과 따르끼레(Taquile)섬 관광 길에 올랐다.


호수의 수면이 해발 3812m로 페루와 볼리비아 양국에 걸쳐, 안데스 산맥의 고원지대에 형성된 이 호수는 그 옛날 잉카제국의 첫 번째 황제인 망코 코파쿠가 자기 아내와 함께 이 호수에 나타났다가 ‘태양의 섬‘으로 들어갔다는 전설이 서려 있는 섬이다. 


KBS TV에서도 특집으로 방영된 적이 있는, 갈대 인조 섬 ‘우로스’는 푸노 부두에서 40분쯤 배로 달려가면 만날 수 있는데, 스페인군에 쫓겨온 우르스족이 갈대로 인조섬을 만들어 숨어 지낸 곳으로 유래되었는데, 지금은 국가 차원에서 관광자원으로 개발하여 ‘민속섬’으로 관리되고 있었다.

 


갈대의 뿌리를 엮어 섬의 바닥을 만들고, 그 위에 갈대를 잘라 가로 세로로 깔아 만든 ‘갈대 인조 섬’들이 모여 섬마을을 이루고 있는데, 우리가 방문한 섬에는 다섯 부부가 살고 있었다. 여인들은 모두 원색의 전통복장을 하고 자신들의 생활상을 낱낱이 실제 행동으로 보여 주었다.


그들과 아쉬운 작별을 나누고 유람선은 다음 행선지인 따르끼레(Taquile)섬을 향해 달리기 시작했다. 


항해 2시간 거리에 있는 이 작은 섬은 약 3200년 전부터 깨추 언어를 사용하는 따르끼레라는 민족이 살아왔는데 이 작은 규모의 섬 안에도 국경이 있어 페루와 볼리비아로 나누어져 있지만 서로 합의하여 결정하는 형식으로 사이 좋게 살아가고 있었다.


이곳 섬사람들의 평균 수명은 93세이고 가장 오래 산 사람의 나이는 112세 라고 했다.


과연 현지 가이드의 이 설명을 믿어도 될까 하는 마음에 그 이유를 물었더니 그 답은, ‘천혜의 맑은 공기와 옥수수와 감자를 주식으로 하는 소식(小食)에 있다고 했다. 그들은 섬사람들이면서도 물고기를 잡아 먹지 않는다고도 했다.


정상에 올랐다. 호수면에서 채 100m도 안되는 정상이었지만 호수바람이 강하게 불어왔고, 맑고 강렬한 적도의 태양빛이 사정없이 내려 쪼였다.


이 세상에는 참으로 여러 가지 형태로 살아가는 사람들도 있구나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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