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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나와 아주까리(요나4,1-11)
chojungdae

모래바람 열풍을 맞으면서
니네베 동쪽 언덕 위에 두 사람의 그림자가
나란히 앉아 있었습니다.

“이렇게 사느니 차라리 죽는 것이 낳겠습니다.” 하며
응석 깔린 목소리로 투덜대는 요나에게
“벌레가 쏠아 시들어 버린 아주까리 때문에
네가 화를 내는 것이 옳으냐?”며
다정한 음성으로 타이르시는 음성이 들려왔습니다.

한참 후에 다시 보니 두 사람의 그림자가 
하나가 되어 보였습니다.
연방 칭얼대며 보채는 철없는 아이 하나를 위하여
그대 일어나시어 크신 키로 그늘 드리우고
한 손으로 요나의 머리를 쓰다듬어 주시며
거듭 거듭 다정한 음성으로
타이르시는 한 그림자가 보였습니다.

얼마나 사랑이 크시면 저럴 수가 있을까?
얼마나 믿고 의지하는 마음으로 사랑하면
지극한 그대 사랑 속에서
투정 부리는 요나 닮은 어린 아이로 
내 다시 태어나 살아 갈 수가 있을까?
한 평생
그대 자비 때문에 우는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성경 중에서 가장 유쾌한 이야기 중의 하나가 요나서이다.
일종의 피날레가 있는 2막으로 아주 잘 짜여 있는 희곡이라는 문학의 형태를 취하고 있으면서 풍부한 유머와 풍자를 통하여 교훈적인 내용을 담고 있는 유명한 성경이다.


하느님의 뜻을 거역하고 도망치다가 바다에 던저져 칠흑 같은 물고기의 배속에서
사흘 밤낮을 보내고 나온 뒤에야 비로소 니네베로 가 자신의 사명을 수행한다는 이야기다.


그 죄악이 하늘까지 치솟은 도시 니네베를 벌하려던 하느님께서 그들이 진심으로 뉘우치고 참회하는 모습을 보시고 별을 주시려던 마음을 돌려 재앙을 거두시는 일이 언짢아 토라져 벌레 먹어가는 아주까리 그늘에 앉아 칭얼대는 요나를 위해 스스로 그림자를 지어 주시기도 하고 그의 머리를 쓰다듬으시며 달래는 주님의 지극하신 사랑에 감동되어 눈물이 날 지경이다.


하느님 앞에서 마음 놓고 어린아이 같이 투정 부리고 어리광 부릴 수 있는 요나의 무한한 믿음의 깊이가 한 없이 부럽고 또 부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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