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호에 이어)

지난 호에서 봄에는 목기가 강하여 성장.승발하는 작용과 성질을 가지고 있으므로 낙맥.분육에 얕게 침을 놓고, 여름에는 화기가 강하여 온열.상승하는 작용과 성질이 강하므로 양경맥과 분육.주리에 침을 놓는다고 하였다. 이번 호에서는 금기(金氣)가 강한 가을과 수기(水氣)가 강한 겨울에 침을 놓는 것에 대하여 해설하고자 한다.

황제가 말하였다. “가을에는 경맥의 수혈(?穴)을 취하여 침을 놓는 것은 어째서입니까?”

기백이 말하였다. “가을에는 금기(金氣)가 주관하기 시작하고, 폐기가 수렴(거두어들임)하고 숙살(초목을 말려죽임)하기 시작합니다. 곧 금기가 왕성해지고 화기가 쇠퇴하는 시기로 양기가 경맥의 합혈(合穴)로 들어가기 시작합니다. 음기가 처음 생겨나 습사가 인체에 침입하더라도 음기가 아직 왕성하지 않아서 음경의 수혈을 취하여 음사를 사하고 양경의 합혈을 취하여 양열의 사기를 사합니다. 양기가 시들기 시작하기 때문에 합혈을 취하여 치료하는 것입니다.”

(帝曰, 秋取經?, 何也? 岐伯曰, 秋者, 金始治, 肺將收殺, 金將勝火, 陽氣在合, 陰氣初勝, 濕氣及體, 陰氣未盛, 未能深入, 故取?以瀉陰邪, 取合以虛陽邪. 陽氣始衰, 故取於合)

폐는 청숙한 성질을 가지고 있고 폐기는 숙강하므로, 폐는 오행 중 금에 속한다. 입추 이후에는 화기가 점차 쇠퇴하고 금기가 왕성해지기 시작하나, 초가을은 아직 장하의 습기의 영향을 받고, 가을은 음기가 성해지는 계절이지만 양기가 아직 물러가지 않았다. 이에 따라 음사는 음경의 수혈을 취하여 제거하고, 양사는 양경의 합혈을 취하여 제거한다고 하였다.

 황제가 말하였다. “겨울에는 경맥의 정혈(井穴)과 형혈(滎穴)을 취하여 침을 놓는 것은 어째서입니까?”

기백이 말하였다. “겨울은 수기(水氣)가 다스리기 시작하고 인체에서는 이와 상응하는 신기(腎氣)가 닫히기 시작합니다. 양기는 쇠약해지고 음기는 왕성해져 태양의 기가 속으로 가라앉고 양맥도 그에 따라 안으로 잠복합니다. 따라서 정혈에 침을 놓아 음기가 거슬러 오르는 것을 내리고, 형혈에 침을 놓아 양기를 충실하게 해줍니다. 그러므로 겨울철에 정혈과 형혈을 취하면 봄철에 코막힘과 코피를 흘리는 병이 발생하지 않는다고 함은 이를 말합니다.”

(帝曰, 冬取井滎, 何也? 岐伯曰, 冬者, 水始治, 腎方閉, 陽氣衰少, 陰氣堅盛, 巨陽伏沈, 陽脈乃去, 故取井以下陰逆, 取滎以實陽氣. 故曰, 冬取井滎, 春不??, 此之謂也)

신장은 정을 저장하고 수에 속한다. 수의 성질은 윤하고 아래로 흐르고 차갑기 때문에 아래로 사물을 나르는 작용을 하므로 오행 중 수에 속한다. 따라서 음기가 거슬러 오는 것을 내리고 양기를 충실히 하기 위해서 양경맥의 정혈과 음경맥의 형혈에 자침해야 한다고 하였다. 양경의 정혈은 가을을 주관하는 금에 속하므로 상역하는 음기를 하강시키고, 음경의 형혈은 여름을 주관하는 화에 속하므로 양기를 충실하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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