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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본석
(노스욕 로얄한의원 원장)
온타리오주 공인한의사, 세계중의학연합회 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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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방경전해설(89)-기혈론(氣穴論)(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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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혈(氣穴. ACUPUNTURE POINTS)은 장부(臟腑)에 에너지를 공급하는 에너지원을 지칭한다. 이 기혈의 순환경로가 경락이며, 기혈의 정상적인 순행으로 장부는 건강하여지고 생체도 건강해질 수 있다. 여기에서 기혈은 경락의 기가 몰려들고 출입하는 혈위(穴位)를 말한다. 주로 365개 혈자리와 기혈의 관계를 논하고 있으므로 기혈론(氣穴論)이라고 편명을 붙였다.


 황제가 물었다. “내가 듣기에 사람의 몸에는 365개의 기혈(氣穴. 혈자리)이 있어서 1년 365일의 날수와 서로 대응된다고 하던데 그 부위를 알 수 없습니다. 그것에 대하여 듣고자 합니다.” 


기백이 머리를 조아려 두 번 절하면서 “어려운 질문입니다. 만약 성군이 아니라면 누가 그 이치를 궁구할 수 있겠습니까? 따라서 기혈의 부위를 자세히 말씀드리겠습니다.” 
황제가 손을 모아 겸허하게 물러나며 말하였다. “선생께서 나를 깨우쳐준다고 하니 아직 눈으로 혈자리의 부위를 보지 못하였고, 귀로 구체적인 도수(度數. numbers)를 듣지 못하였으나 눈이 밝아지고 귀가 밝아지는 것 같습니다.” 


기백이 말하였다. “이것이 이른바 성인(聖人)은 말을 잘 알아듣고, 좋은 말은 부리기가 쉽다는 것입니다.” 


황제가 말하였다. “나는 말을 잘 알아듣는 성인이 아닙니다. 세상 사람들이 말하기를 진수(眞數. 365개 혈자리)는 사람의 마음을 열어 준다고 하는데 지금 내가 묻는 혈자리의 수목(數目. 수효)은 겨우 몽매함을 깨우치고 의혹을 풀려는 것일 뿐 그에 대한 도리를 논하기는 부족합니다. 그러나 선생께서 혈자리가 있는 부위를 자세히 설명해주어 제가 그 뜻을 이해할 수 있도록 해주시길 바랍니다. 그리하면 그것을 금 궤짝에 깊이 보관하고 함부로 꺼내지 않겠습니다.” 
기백이 두 번 절하고 일어나 말하였다. “신이 그에 대해 말씀드리도록 하겠습니다.” 


(黃帝問曰, 余聞氣穴三百六十五, 以應一歲, 未知其所, 願卒聞之. 岐伯稽首再拜對曰, 窘乎哉, 問也! 其非聖帝, 孰能窮其道焉! 因請溢意盡言其處. 帝捧手逡巡而却曰, 夫子之開余道也, 目未見其處, 耳未聞其數, 而目以明, 耳以聰矣. 岐伯曰, 此所謂聖人易語, 良馬易御也. 帝曰, 余非聖人易語也. 世言眞數開人意. 今余所訪問者眞數, 發蒙解惑, 未足以論也. 然余願聞夫子溢志盡言其處, 令解其意, 請藏之金?, 不敢復出. 岐伯再拜而起曰, 臣請言之) 


한방에서 기혈이라고 하는 혈자리는 사람의 기와 혈이 흘러가고 나가는 곳으로 질병이 생기면 해당 혈자리에 이상 반응이 나타나기도 한다. 즉 특정혈에 압통, 과민, 부어오름, 단단한 감, 차고 더운감 등의 반응이 나타난다. 


또한 혈자리를 통해 기혈을 조절하여 질병을 예방하고 치료한다. 혈자리의 치료작용은 혈자리가 위치한 부위와 가까운 인근 조직이나 기관의 병증을 치료하는 근치(近治)작용과 경맥이 순행하는 먼 부위의 조직.기관.장부의 병증을 치료하고 온 몸에 영향을 주는 원치(遠治)작용을 하기도 한다. 


예를 들면 눈 부위의 혈자리에 침을 놓아 눈병을 치료하면 근치작용이고, 무릎 아래 족삼리에 침을 놓아 다리의 병뿐만 아니라 소화기 병을 치료하면 원치작용이다. 일부 혈자리는 병증의 양면을 양방향으로 조절하는 특수한 작용도 한다. 


예를 들어 배꼽 옆에 침을 놓아 설사와 변비를 치료하거나 손목 위쪽에 침을 놓아 심장 박동이 빠르거나 느린 것을 치료할 수 있다. 혈자리는 위치나 쓰임에 따라 여러 가지 명칭으로 불린다. 365개 정혈(正穴) 이외에도 특수한 치료 효과가 있어 널리 쓰이고 있는 경외기혈 그리고 고정된 부위가 없이 압통이 있거나 치료를 요하는 증상이 나타나는 아시혈(阿是穴)이 있다


“등과 가슴이 서로 땅기면서 아플 때 치료하는 혈자리는 천돌혈과 중추혈 및 상기. 하기혈(上紀.下紀穴)이 있습니다. 상기혈은 곧 중완혈이고, 하기혈은 곧 관원혈입니다. 등과 가슴의 경맥은 비스듬히 전후좌우로 연계되어 있기 때문에 병이 들면 앞뒤가 땅기면서 아프고 저리면서 뻑뻑하며, 가슴과 옆구리가 아파 숨쉬기 어렵고 똑바로 눕지를 못합니다. 기가 치밀어 숨을 헐떡이고 호흡이 짧고 급하며, 한쪽 편만 아프기도 하고 경맥이 체표로 드러납니다. 이것은 가슴과 등에 연결된 낙맥이 등뼈의 말단에서 비스듬히 나온 뒤에 가슴과 옆구리에 이어지고 심장에 흩어져 퍼졌다가 횡격막을 뚫고 어깨로 올라가 천돌혈에 이르며, 다시 비스듬히 어깨로 내려가 등쪽 대추혈 아래서 교차하기 때문입니다.” 


(背與心相控而痛, 所治天突, 與十椎, 及上紀. 上紀者, 胃脘也. 下紀者, 關元也. 背胸邪繫陰陽左右, 如此其病前後痛?, 胸脇痛而不得息, 不得臥, 上氣短氣偏痛 , 脈滿起, 斜出尻脈, 絡胸脇, 支心貫?, 上肩加天突, 斜下肩交十椎下) 


 앞 문장에서 나오는 중완.관원.천돌.대추.중추혈은 365개 혈자리 중에서도 중요한 혈자리로 치료시에도 자주 사용되므로, 이들 혈자리의 위치 및 역할에 대하여 설명하고자 한다. 중완(中脘)의 중은 중간, 완은 위장을 가리킨다. 즉 배꼽과 흉골체를 잇는 선의 중간에 위치하고 속은 위의 중앙부에 해당하므로 중완이라 하였다. 소화불량.복통.구토.식욕부진.변비.설사 등 소화기계의 치료시 이용된다. 


관원(關元)의 관은 장소 또는 존재하는 곳, 원은 원기를 가리킨다. 이 혈은 배꼽 아래에서 원기를 지니고 있는 곳이므로 관원이라 하였고 배꼽 아래 3촌(손가락 네마디)되는 지점에 있다. 중풍.유정.유노.양위.탈항.요실금 등의 치료시에 쓰이고 남자의 경우는 정을 저장하는 곳이라고 하여 정력과 관련된 혈이다. 


천돌(天突)의 천은 높은 곳을 말하는데 여기서는 상부를 말하고, 돌은 후두융기(목의 정면중앙에 솟아난 부분)를 뜻한다. 이 혈은 후두융기 2촌 아래 함몰된 지점으로 후두염.천식.해수.갑상선염.성문경련 등의 치료시 사용된다. 


따라서 중완.관원.천돌은 임맥으로 몸의 정중앙의 백선에 있고 음경의 기혈을 조절한다. 대추(大椎)의 대는 높고 큰 것, 추는 척추를 가리키고 있다. 대추는 경추 중에서 가장 높이 솟아 오른 곳(경추 7번) 아래에 있으므로 대추라 하였고, 열병.기관지염.두통.감기.편도선염 등의 치료시 이용된다. 


중추(中椎)는 제10흉추 극돌기 아래에 위치하는데 등을 회전하는 운동을 하게 하는 곳이므로 중추라고 하였다. 담낭염.담석통.구토.장통 등의 치료시 사용된다. 대추와 중추혈은 허리와 등의 중심에 있는 혈자리로 양경의 기혈을 조절하는 독맥에 속한다. (다음 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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