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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본석
(노스욕 로얄한의원 원장)
온타리오주 공인한의사, 세계중의학연합회 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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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경과에 관한 병(33) -허로증(만성피로증후군)(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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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혈음양의 명확한 허손과 병위 파악이 중요

 

 

 

 

 직전 호에서 허로증(만성피로증후군)의 개념에 대하여 설명하였고, 아울러 허로증의 병인(病因)에 선천부족(先天不足), 조섭실의(調攝失宜), 폭병구병(暴病久病)이 있다고 하였다.


 선천지정(先天之精)은 사람이 태어날 때 부모로부터 물려받은 정기를 말하는 것으로 이는 인체 구성 및 생식에 있어 근본이 되는 물질이다. 선천지정이 허약한 것을 선천부족(先天不足)이라 하며, 이러한 사람은 체질허약자로 기혈 등이 부족하여 정기가 사기를 이겨내지 못해 병에 잘 걸리고 잘 낫지도 않아 허로에 이르게 된다. 


 인체 발육과정 중 나이가 들면서 체내 기혈 음양도 변화를 일으켜 저항력이 변하게 된다. 청소년기에는 기혈이 왕성하여 저항력이 강하므로 질병에 쉽게 걸리지 않고 치료도 비교적 쉽게 되어 허로에 이르지 않지만, 40세가 넘어가면 정기가 쇠약해지고 장부기능이 감퇴되어 사기에 쉽게 감촉되고 병에 걸리면 잘 낫지 않아 쉽게 허로에 이르게 된다.


 조섭실의(調攝失宜)는 음식.노권.기거 등 일상생활에서 지나쳐서 오는 허로 발생 요인 중 하나이다. 조섭은 병 치료를 위하여 위생을 잘 지키고 음식 조절을 잘하는 것을 말한다. 따라서 조섭을 잘 하면 건강한 사람은 병을 미리 막을 수 있고 앓은 뒤에도 몸의 회복을 빠르게 할 수 있다. 


 음식의 경우 음식무절제.불결한 음식섭취.편식.음주 등이 해당되고, 노권에는 심한 노동.스트레스.방사과다.권태 등이 해당된다. 한의학에서는 색욕이 지나치면 음정을, 심한 노동과 스트레스는 오장을, 음식부절은 비위를 쉽게 상하게 한다고 보고 있다.


 폭병구병(暴病久病)에서 폭병은 갑자기 생긴 병으로 사기가 너무 왕성하여 장기가 손상되고, 구병은 오래된 병으로 진기가 소모되고 기혈이 손상되어 허로에 이른다고 하였다. 허로증의 세 가지 병인인 선천부족.조섭실의.폭병구병은 발병 과정 중에 밀접한 상호 관련성을 가지고 있다. 그리고 신은 선천지근이고 비는 후천지본이므로 대부분의 허로증의 발병 요인을 비신허손(脾腎虛損)으로 보고 있다.


 서양의학에서의 만성피로증후군의 진단은 1994년 미국 질병통제 예방센터에서 정한 기준이 가장 많이 사용된다. 이 기준에 의하면 *설명이 되지 않는 새로운 피로가 6개월 이상 지속적 또는 반복적으로 나타나고 *현재의 힘든 일 때문에 생긴 피로가 아니어야 하며 *휴식으로 증상이 호전되지 않아야 하고 *직업.교육.사회.개인 활동이 만성피로 증상이 나타나기 전보다 실질적으로 감소해야 된다. 


 또한 앞에서 열거한 사항이외에 다음 증상들 중 4가지 이상이 동시에 6개월 이상 지속되어야 한다. *기억력 또는 집중력 장애 *인후통 *경부 또는 액와부 림프선 압통 *근육통 *다발성 관절통 *새로운 두통 *잠을 자도 상쾌한 느낌이 없음 *운동 또는 힘들게 일을 하고 난 후 나타나는 심한 권태감. 다만 앞의 증상들이 다른 질환에 의한 것이면 만성피로증후군에 해당되지 않는다.


 한의학에서 허로는 장부의 기혈음양의 휴허의 표현으로 보고 있다. 일반적으로 기허는 폐비, 혈허는 심간, 음허양허는 신에 근간을 두고 있으나 음과 혈, 양과 기는 서로 동원이기 때문에 병리상에도 서로 밀접한 관계를 가지고 있다.


 기허증은 품부부족.음식부절.노권 등과 연로하거나 질병을 앓은 후에 장부 기능이 떨어지고 원기가 부족한 증상이고, 혈허증은 체력허약.피로누적.사려과도 등으로 인해 혈의 생화작용이 안되거나 만성적인 실혈로 혈의 유양기능이 감퇴되어 나타나는 증상이다.


 양허증은 선천부족.구병.한사 등으로 양기가 부족해져 전신 기능이 쇠퇴해진 증상이고, 음허증은 선천부족.구병.과도한 운동.열병.성생활 과도 등으로 정혈이나 진액이 훼손된 증상이다.


 한의학에서의 허로의 변증은 기혈음양의 허손을 명확히 관찰하고 병위가 장부의 어디에 있는가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 만약에 폐장이 손상되었을 때에는 기를 보충하고, 심장이 손상되었을 때에는 혈을 순조롭게 하며, 비장이 손상되었을 때에는 음식을 적절히 하고, 간장이 손상되었을 때에는 중초를 따뜻하게 하고, 신장이 손상되었을 때에는 정기를 보충하는 방법으로 치료한다.


 치료방법으로는 침구요법.한약처방 등이 있다. 치료 원칙은 허칙보지(虛則補之), 노자온지(勞者溫之), 손자익지(損者益之)에 따라 침구와 한약 처방을 달리한다. 즉 항상 기력이 부족하여 쉽게 지치고 손발이 차고 추위를 잘 타며 위장장애가 잦으면 허냉형으로 진단하고 비신의 양을 보하고, 체격은 크나 땀이 많고 몸이 무겁고 먹지 않아도 잘 부으면 습담형으로 진단하고 비폐의 기를 보한다. 


 두통이나 눈의 피로가 많고 입안에 염증이 잘 생기며 짜증을 잘 내면 울화형으로 진단하고 간신의 음을 보하고, 통증이 많으며 불안 초조하거나 멍이 잘 들으면(여자의 경우 생리통이 많거나 생리불순 포함) 어혈형으로 진단하고 심비의 혈을 보한다.


 서양의학에서는 만성피로증후군에 대한 특별한 치료법은 없는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증상 개선에 비교적 효과가 있는 치료법으로 인지행동치료와 단계적 운동치료를 제시하고 있다. 또한 임상에서 만성피로증후군은 단독으로 나타나는 경우도 있지만, 과민성대장증후군.섬유근육통증후군 등이 동반되어 나타나는 경우도 많기 때문에 이 경우는 각 질환의 약물치료 등이 병행되어야 한다.


 인지행동치료는 사고.신념 등의 인지적 측면과 구체적으로 나타나는 정신신체 행동의 측면에서 부적응행동을 치료하는 한 형태이다. 원인에 대한 설명, 치료동기부여, 피로 유발상황 인지 및 변화시도, 육체활동의 성취.유지.증가 등을 성취하면서 환자는 증상에 대해 어떻게 대응하는지 배우게 된다.


 단계적 운동치료는 걷기.자전거타기.수영 등 유산소 운동을 천천히 조금씩 운동량을 증가시키는 것이다. 증상의 호전율은 인지행동치료 보다 약간 떨어지지만 절차가 단순하고 비용이 적게 드는 장점이 있다. 기타 약물치료 등 여러 치료법이 제시되고 있지만 아직은 효과와 증거가 부족한 상황이라고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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