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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적을 찾아서(55)-고린도는 어떤 도시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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뿔이라는 뜻을 가진 고린도. “스파르타커스”의 본고장 또한 바로 이곳, 펠로폰네소스 반도로, 고린도와 이웃한 도시국가, “스파르타(Sparta)”였습니다.

지금은 비록 인구 3만명의 작은 시골이지만, 고대 고린도를 그리스에서 가장 부유한 도시국가 중의 하나로 만든 참주(僭主) 페리안더(Periander) 이후 오랜 세월이 흐르는 동안, 상업이 번성하여 물질적인 풍요를 누리는 도시로 번영하다 보니 여러 인종들이 많이 모여 살게 되고, 그러다 보니 자연스레 동서 문화의 생활 습성과 또 여러 신들을 믿던 그네들의 종교가 서로 뒤엉켜 혼잡을 이루었던, 인구 60만명의 큰 도시가 되었습니다.

사도 바울이 “고린도 전.후서”를 써서 고린도 교회로 보내던 로마 시대에는, 번창한 항구 도시가 다 그랬듯이 고린도 역시 심한 빈부의 차이와 부유층의 퇴폐적인 생활로 악명이 높은 곳이 되었지요.

고린도에는 아프로디테(Aphrodite, 영어로는 Venus)”라는 여사제가 있어, 600피트나 되는 아크로고린도(Acrocorinth)라 부르는 산상에 신전을 지어 놓고는 무려 1,000명이나 되는 무녀들을 거느리며 고린도를 찾아온 뱃사람들을, 또 신들을 숭배한다는 미명 하에 사람들을 불러드려 온갖 음탕한 짓들을 다 자행하였기에 고린도에 사는 사람들은 아무 거리낌 없이 음탕한 풍습에 젖게 되어 “고린도 사람”은 “음탕한 사람”의 대명사가 되었다고 합니다.

그래서 “고린도로 가자!”하는 말은 남자들 사이에서 “몸 풀러 가자!”라는 말의 은어처럼 사용되었다고 합니다. (전 호의 답이 되었나요? ㅎㅎㅎ)

 

시시포스(Sisyphus)

아크로고린도(Acrocorinth)라고 부르는 산에 전해오는 재미있는 신화가 있습니다. 그리스에서는 "신이 신과 결혼을 하면 신을 낳고, 신이 인간과 결혼을 하면 영웅을 낳고, 신이 동물과 결혼을 하면 괴물을 낳는다"는 말이 있습니다.

그래서 헤라클레스 같은 영웅도 많았고, 켄타우로스 (Kentauros)처럼 반은 사람이고 반은 말인 괴물도 많이 등장을 합니다.

영원한 죄수의 화신으로, 현대에까지 잘 알려져 있는 시시포스(Sisyphus)가 바위를 굴려 올려야만 하는 산이 바로 아크로고린도(Acrocorinth)라고 부르는 산입니다.

고대 코린토스 왕국에서 전설적인 시조로 받들었던 시시포스는 바람의 신인 아이올로스와 그리스사람의 시조인 헬렌 사이에서 태어난 영웅입니다.

호머가 전하는 바에 따르면 시시포스는 “인간 중에서 가장 현명하고 신중한 사람”이었다고 합니다. 그러나 신들의 편에서 보면, 엿듣기 좋아하고, 입이 싸고, 교활할 뿐 아니라, 특히나 신들을 우습게 여긴다는 점에서 심히 마뜩잖은 인간으로, 일찍이 신들의 눈에 가시 같은 존재이기도 하였습니다.

도둑질 잘하기로 유명한 전령 신 헤르메스는 태어난 바로 그날 저녁에 강보를 빠져나가 이복 형인 아폴론의 소 떼를 훔쳤습니다. 그는 떡갈나무 껍질로 소의 발을 감싸고, 소의 꼬리에다가 싸리 빗자루를 매달아 땅바닥에 끌리게 함으로써 소의 발자국을 감쪽같이 지운 후, 시치미를 뚝 떼고 자신이 태어난 동굴 속의 강보로 돌아가 아무것도 모르는 갓난아기 행세를 하였답니다.

아폴론이 자신의 소가 없어진 것을 알고 이리저리 찾아 다니자 시시포스가 범인은 바로 헤르메스라고 일러바쳤던 것이지요.

아폴론은 헤르메스의 도둑질을 제우스에게 고발하였고, 이 일로 시시포스는 범행의 당사자인 헤르메스 뿐만 아니라 제우스의 눈총까지 받게 되었습니다. 도둑질이거나 말거나, 감히 신들의 일에 오지랖 넓게 끼어든 게 주제넘게 여겨졌던 것입니다.

그러던 어느 날 시시포스는 제우스가 독수리로 둔갑해 요정 아이기나를 납치해 가는 현장을 목격하게 되었습니다. 아이기나의 아버지인 강의 신 아소포스는 딸을 찾아 사방을 헤매다가 고린도까지 오게 되었습니다.

그 당시 시시포스가 다스리던 고린도에는 물이 귀해 백성들이 몹시 고생을 하고 있었지요. 그래서 아크로고린도(Acrocorinth)에 마르지 않는 샘을 만들어 주면 딸이 있는 곳을 알려주겠다고 하자, 딸을 찾는 게 급했던 아소포스는 시시포스의 청을 들어주었고, 시시포스는 그에게 제우스가 아이기나를 납치해 간 섬의 위치를 가르쳐 주었습니다. 아소포스는 곧 그곳으로 달려가 딸을 제우스의 손아귀에서 구해내려던 찰라, 제우스가 던진 벼락에 맞아 새까맣게 타 죽었다지요.

자신의 떳떳하지 않은 비행을 엿보고 그것을 일러바친 자가 다름 아닌 시시포스임을 알아낸 제우스는 저승 신 하데스에게 당장 그 놈을 잡아오라고 명령했습니다.

그러나 영웅이자 현명한 시시포스는 저승사자가 당도하자 되레 그를 쇠사슬로 꽁꽁 묶어 돌로 만든 감옥에다 가두어 버렸습니다. 명이 다한 사람을 저승으로 데려가는 저승사자가 묶여 있으니 당연히 죽는 사람이 없어지게 되었습니다.

하데스가 이 어처구니없는 사태를 제우스에게 고했고, 제우스는 전쟁 신 아레스를 보내 저승사자를 구출하게 하였습니다. 호전적이고 잔인하기 이를 데 없는 아레스에게 섣불리 맞싸우다가는 온 고린도가 피바다가 될 것임을 알고 시시포스는 순순히 항복했습니다.

저승사자에게 끌려가면서 시시포스는 아내에게 자신의 시신을 화장도, 매장도 하지 말고 광장에 내다 버리고, 장례식도 치르지 말라고 은밀히 부탁한 후, 저승에 당도한 시시포스는 하데스를 알현하는 자리에서 눈물로 호소하는 척했습니다.

"아내가 저의 시신을 광장에 내다 버리고 장례식도 치르지 않은 것은, 죽은 자를 수습하여 무사히 저승에 이르게 하는 이제까지의 관습을 조롱한 것인 즉 이는 곧 명계의 지배자이신 대왕에 대한 능멸에 다름 아니니 제가 다시 이승으로 가 아내의 죄를 단단히 물은 후 다시 오겠습니다. 하니 저에게 사흘간만 말미를 주소서."

어째 “별주부전(鼈主簿傳 거북이와 토끼)”의 이야기와 비슷하지 않은가요? ㅎㅎㅎ

시시포스의 꾀에 넘어간 하데스는 그를 다시 이승으로 보내 주었습니다. 그 후 왕 노릇하며 오래 동안 잘 살았는데···. 그러나 아무리 영웅이라 한들 어찌 죽음을 이길 수 있었겠습니까? 마침내 시시포스도 다시 저승사자의 손에 끌려 저승으로 갈수 밖에요. 저승에선 가혹한 형벌이 그를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하데스는 높은 바위산을 가리키며 그 기슭에 있는 큰 바위를 산꼭대기까지 밀어 올리라고 했습니다. 시시포스는 온 힘을 다해 바위를 꼭대기까지 밀어 올리면 바로 그 순간에 바위는 아래로 굴러 떨어져버렸습니다.

시시포스는 다시 바위를 밀어 올려야만 했습니다. 왜냐하면 하데스가 "바위가 늘 그 꼭대기에 있게 하라"고 명령했기 때문입니다. 올리면 떨어지고, 또다시 올리면 또 떨어지고…. 그리하여 시시포스는 영원히 바위를 밀어 올려야만 하는 영원한 죄수의 화신으로 현대에 이르기까지 알려지게 되었던 것입니다.

음행의 원천지인 신전이 있는 산이 바로, 올리면 굴러 내리는 일을 평생 하여야 하도록 형벌을 받은 그 산이라니 흥미 있는 일이 아닌가요? 다시 굴러 떨어질 것을 뻔히 알면서도 또 산 위로 힘겹게 오르려는 영겁의 형벌! "고린도로 가자!” 라는 말뜻을 다시한번 헤아려 보는 것이 좋을 것만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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