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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의 모서리
bh2000

 
저녁의 모서리     
 

 

 

만월이 UPS로 배송되어 왔다
발신지가 없는 포장박스를 풀자 
에어캡을 뒤집어쓴  얼굴이 함박 웃는다

 

너는 노랗게 웃는구나 
어젯밤 꿈에 본 해바라기처럼
맑으나 흐린 구름 밖에서
맨발로 뛰어내린 발목 없는 신발을 신고  
달빛에 가려 보이지 않은 노란길을 어떻게 걸어왔는지
흥건히 베개가 젖었다

 

어떤 저녁은 휘영청 사방이 빛났고
어떤 날은 저녁의 모서리를 맴돌다 사라지기도 하지만    
무성한 별들의 눈썹이 아주 단순한 마음이 될 때까지
달은 예의 편백나무 어스름에 파묻힌다

 

세상 한날의  소음을 안고 
고요히 잠든 마을을 내려다 보며
바람소리와 풀벌레 뒤척이는 소리를 잠재우며    
휘영청 
너는 아직도 노랗게 웃는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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