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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에 쉼이 필요한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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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1)백경자 수필

삶에 쉼이 필요한

 

 

 오늘 복음말씀에 예수님께서 제자들에게 쉬기 위해서 조용한 외딴곳으로 초대한다. 왜 물도 귀하고 먹을 거리도 없는 그런 곳으로 말이다.  휴양지를 간다고 하면 요즈음 세상 사람들은 무제한의 음식, 술, 놀이와 여흥이 넘치는 곳이었을 텐데…

 

 

 요즈음 나는 내 고희 생일 이후 깜짝깜짝 놀라곤 한다. 옛날 같으면 장수를 하였다고 할텐데 이제 노년이란 타이틀이 붙는 카테고리 안으로  입학을 하였으니 말이다. 이제 은퇴를 하고 시니어란 법적인 혜택을 받을 수 있는 그런 나이에 들어왔지만 나는 매일같이 해야 하는 일들이 나를 기다리고 있다.

 

 

 주위에 친구들은  매일같이 바쁜 일들이 자식과의 관계에서 일어나는 일들이나, 손주 보는 일들로 시간을 빼앗긴다든가, 대가족 안에서 조,경사로 매일같이 바쁘게 시간에  쫓기면서 하루를 보내는것을 보게 되는데  나에게는 그런 일로 바쁜시간은 별로 일어나지 않는다. 그러기에 그런 의무적인 일들은 나와 먼 거리에 있는 이야기이고 나의 하루 하루는 내가 매일같이 창조함으로써 하루일과를 바쁘게 보내는 그런 삶이다.

 

 

 내가 2년 전에 낙상사고로 장기간 병원 신세, 긴 재활기간을 가지면서 자연히  자의가 아닌 은퇴를 맞게 되었지만 한편 깊이 감사하는 마음이다. 만약에 그런 사고가 나지 않았더라면 나는 지금 20대 보다 더 쉼없이 더 달리고 있을것이 분명하기 때문이다.

 

 

 지금은 옛날처럼  육체적으로 해야 하는 노동은 거의 현대 문명이 생산해낸 기계나 I.T가 다 맡아서 인간 대신 스위치만 누르면 모두 해결해주기 때문에,  점점 사람 대신 기계와 일하는시간이 길어지고 사람과 함께 하는 시간이 점점  줄어들고 있다.  집안에서 하는 일도 빨래는 기계가 도맡아 해주고, 모든 음식도 마이크로 오븐과 전기가 익히고 요리해서 우리 식탁에 오르는데  왜 우리는 매일같이 무엇 때문에 이토록 바쁘게 시간을 보내는 이유는 무엇일까?

 

 

 오랜 세월 동안 지하철을  이용해서 출퇴근을 하였지만 그때 전차안에서 보내는 시간을 생각해도 스트레스의 제1호였다. 그래서 나는 은퇴 후에 밖에 나갈 일이 있으면 러쉬 아워를 피한다. 누굴 만나도 낮에, 조금 교통이 덜 복잡한 시간을 이용하고 돌아온다. 이 작은 일에도 바쁜 시간의 사람들을 도와주는 일이 되기 때문이다.

 

 

 요즈음은 직장에서 감당해야 할 몫의 량이  다운사이징의 이유로 점점 부과되고 컴퓨터는 수개월이 못되어서 더 빠르고 성능이 고속도로 교체된다. 그것을 따라 가야만 그 직장에서 살아 남을 수 있고 또 그것을 배우기 위해서는 엄청난 스트레스를 감수해야 하는  반면, 컴퓨터가 나오면서 수백 명의 사람이 하는 일을 도맡아 하게 되니 젊은 사람들은 대학을 나와도 엄청난 재정난에 시달리고 일자리는 보이지 않는 현실이 우리앞에 와 있다.

 

 

 이젠 사람이 필요한 업종은 서비스업으로 옮겨가고 미래의 직업은 기계가 대처할 수 없는 분야에만  가능하다고 하니 이것마저 얼마나 경쟁이 심할는지 상상이 간다. 그래서 직업인들은 1년에 한번은 휴가를 다녀와야 그 해의 일을 해나갈 수 있다고 하는데 금전적인 부담은 은행의 빚으로 가야만 하는 실정이니 말이다. 그렇지 않고서야 `년을 편하게 일할 수 있는 앤돌핀이 지탱을 못해주니 빚을 안고서라도 여행은 우리에게 필수 조건이 되어가고 있다.

 

 

 남편이 선라이프에 일할 때 알게된 일인데 행정부서에  일하던 감독자가 남편에게 일러준 말이 새삼 귓전에 머문다. 이 사람은 아주 고지식하고 원리원칙 속에서 살아가는 여자분인데 우리가 개인적으로 좋아한 사람이었다.  왜냐하면 그녀는 마음이 따뜻해서 어려운 사람과 약한 사람들에게 대단히 정을 많이 배푸는 사람이며, 한편 거짓말을 한다든가 도덕적으로 잘못한다고 생각하는 사람에게는 참으로 냉정한 성격의 소유자였다.

 

 

 그런사람이 남편에게 자기들은 여행을 매년 가는데 은행에서 빚을 내어 가야 하며 다녀온 후에는 일년 내내 빚을 갚는다고 하였다. 그러면서 덧붙인 이야기가 자기들의 통장에 겨우 $1000.00 이 저축되어 있다고 까지 일러주었다 한다. 그말에 우리는 오랜 세월 동안 어떤 교훈처럼  생각을 하곤 하였는데 만약 우리가 그런 입장이라면 아마도 우리는 여행을 평생동안  포기하며 살았을 것이 분명하였으리라.

 

 

 그녀의 생각처럼 일을 잠시 멈춘다는것은 그 사람에게 꼭 필요한 요소이기에  그렇게 해야만 했을 것이다. 정녕 돌아와서 두배로 일을 했을망정. 그 쉼이 그녀의 정신 건강에 꼭 필요한 요소이기에. 수많은 타민족과 금전을 다루는 책임에서 오는 그 스트레스를 풀 길은 멀리 떠나서 잠시 쉬고 오는 그  여유로움만이 매일같이 겪어야 하는 힘든 스트레스에서 벗어날 수가 있고, 그렇지 않으면 정신적, 육체적 부담에서 그일을 해나갈 수 없었을 것을 내 경험을 통해서 알게 되었다.

 

 

 나도 직장에서 두번이나 긴 쉼을 갖고 돌아간 일이 있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것 자체도 의식을 못하고  고달픈 삶을 살아가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은퇴 후 1년 안에 통계상으로 사망률이 가장 높은 이유가 아마도 여기에 기인하지 않았는지?

 

 

 가끔씩 우리는 50% 세일이며 All Inclusive라는 겨울철 유혹의 여행을 물리치지 못하고 여행을 떠나는게 일반적인 요즈음의 쉼의 형태이다. 그런데 스트레스가 쌓인만큼 우리는 무제한의 식사와 놀이로 스트레스가 가져다 주는 욕구 불만을 채우려고 엄청난 폭식에 빠져서 일주일을 보내고 돌아오게 된다. 그때 여행자들이 갖게 되는 대가는  음식 탐닉(Indulgence) 으로 인한 엄청난 체중증가를 안고 돌아오게 되는데 이것을 해마다 한다고 가정을 하자.

 

 

 그 엄청나게 늘어난 체중은 또 더한 스트레스로 변하고 그 체중을 빼기 위해서는 더 많은 노력을 해야 하니 말이다. 인간의 마음이란 보는 것만으로 충족할 수 없기에 공짜처럼  제공되는 이 음식과 술은 인간유혹의 기막힌 힘을 가진 것이다. 그래서 사람들은 멈출 줄 모르고 먹고 마시고 즐거운 여행이라 생각하고 제공해주는 이 모든 먹거리를 절제하기란 대단히 힘든 유혹이다. 그런데 우리는 정신적 안식과 쉼을 찾아서 여행을 하고 돌아오지만 사실은 엄청난 부담을 몸에 안긴 채로 일터로 나간다.

 

 

 매년 가는 여행은 이젠 하나의 행사가 되고 정신적 쉼보다 먹고 마시는 여행에 불과하다. 그렇게 여행에서 얻은 체중은 나중에 이름조차 무서운 당뇨병이라는 이름으로, 고지혈, 무릎병 또는 고혈압이란 노년의  친구로  찾아오고 또 살아가면서 싸워야 할 건강문제로 등단을 하게 되니 말이다.

 

 

 그러니 예수님은 제자들을 쉬는 장소를 외딴곳으로 인도하셔서 먹고 마시는그런 쉼이 아닌 정신적인 쉼을 제자들과 나누시고 가르침을 주셨으리라.

 

 

 나는 노년의 삶을 시작하면서 또 긴 재활의 시간을 보내면서 나만의 시간을 갖고 매일같이 숲속의 생명체들과 친구 되어 걷고 온다. 그리고 가을이 되면 내가 걷는 개울에 수많은 연어들이 줄을 지어서 자기가 태어난 곳을 찾아 알을 낳기 위해서 얕은 물과 돌로 쌓인 험악한 개울을 역류해 올라오는 모습을 지켜보면서 이 생명들이 나에게 주는 메시지가 얼마나 큰지… 

 

 

 나의  안식처로 돌아오는 마음은 쉼의 기쁨으로 행복해진다. 이 연어들을 지켜보는 광경은 나만의 기쁨이 아니라 이 길을 사랑하는 모두에게 가을이 주는 행복한 순간들이라고 말하고 싶다.

 

 

 이렇게 나는 철학교실에서 오랜 세월 듣고 배운 사고의 실타래가 서서히 풀려나오고 예수님께서 제자들과 함께 외딴 곳으로 가신 쉼의 의미를 조금씩 깨닫게 해주는 이 가을의 시간이다. (2015년 11월 2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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