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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인 매체 ‘접촉 차단’ 구설-토론토 참사 대하는 공관 태도
Moonhyomin

 

명확한 입장 설명하는 자세 아쉬워

 

 

토론토에 사는 한국인이라면 누구에게나 친숙할 노스욕의 영 거리가 한 청년에 의해 아수라장이 된 지 열흘이 지났다. 시간은 무심한 듯 여느때처럼 흐르고 있지만 이번 참사가 남긴 상흔은 사람들 마음속에서 좀처럼 사라지지 않고 있다. 특히 사망자 3명을 포함해 피해자 14명 가운데 절반 가까이 피해를 입은 한국인 커뮤니티는 이번 일로 큰 충격을 받았다.


 이번 사건과 관련해 한인사회의 한 교민매체가 토론토총영사관을 비롯한 한국 공관과의 불편한 모습을 드러내는 순간들도 있었다. 이번 사건을 비교적 소상히 전달한 이 매체는 한국 공관이 취재에 협조해주지 않은 점에 대한 불편한 심경을 기사를 통해 드러냈다. 이 매체의 지난달 26일 기사에 따르면 이 매체가 토론토총영사와의 통화를 요청하자 “총영사님과 통화할 필요없이 내가 한 말을 공관입장으로 이해해달라”고 말한 한 공관 관계자의 발언을 전하면서 총영사와의 통화를 ‘차단’했다고 주장했다. 매체는 토론토 총영사가 이미 서울의 일부 언론과 인터뷰를 한 뒤였다고 덧붙였다. 매체는 또한 오타와의 한국 대사관 역시 대사와의 통화 요청에 대해 “연결해주지 않고 차단했다”고 밝혔다. 


 이 기사를 처음 접했을 때는 부임지의 교민들보다는 본국의 윗분들이 항상 우선순위인 외교부 공무원들의 생리가 다시 한번 드러난 것이려니, 하는 생각을 잠깐 하고 곧 잊었다. 그런데 그날 저녁 TV채널 화면에서 우연히 토론토총영사가 이곳의 한 매체와 인터뷰하는 장면을 목격했다. 공공장소에서 틀어놓은 24시간 뉴스 채널 화면이었던 탓에 무슨 말을 하는지 들리지는 않았지만 교민언론매체와는 전화 통화도 하지 않던 총영사가 현지 방송 매체와의 인터뷰에 응하는 모습을 보는 순간 앞서의 무심함이 일말의 실망감 내지는 분노로 변하는 것을 느꼈다.


 총영사관 측은 이번 사건과 관련해 한국인 피해 규모를 파악하기 위해 최선을 다한 것으로 보인다. 한국의 정부와 언론들이 사건 발생 이틀만에 한국국적 소지자 2명과 캐나다 국적을 가진 한국인 1명이 사망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발표한 것을 봐도 이곳 공관이 뒤에서 열심히 뛰었음을 알 수 있다. 


 이 과정에서 아쉬움이 남은 대목은 이곳의 교민 매체를 대하는 공관의 태도이다. 사망자를 비롯한 피해자들의 신원이 공개되는 것은 어찌 보면 그리 중요한 것이 아닐 수 있다. 유족들이 원치 않을 수도 있고, 개개인의 이름이 공개되는 것이 사건의 본질이나 중대성에 비해 그리 큰 의미를 지니지 않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또 그런 정보는 대게 시간이 지나면서 자연스레 공개되기도 한다. 


 이번 사건과 관련해 공관이 실제로 총영사나 대사를 접촉하려는 교민매체의 시도를 실제로 ‘차단’했는지 필자는 알 수 없다. 그러나 과거 이런저런 사건이 터질 때마다 보도된 한국공관들의 대응 태세를 감안해보면 그럴 개연성은 있다는 생각이 든다. 


 공관의 이같은 태도는 지난 2015년 4월 성매매 조직 관련 혐의로 토론토에서 체포돼 몬트리얼의 구치소에 수감됐다가 2년반 만에 무혐의로 풀려난 전대근 목사 사건을 떠올리게 한다. 전 목사가 풀려나온 뒤 인터뷰를 한 교민매체의 금년 3월 28일자 기사에 따르면 몬트리얼 공관의 한 영사는 구치소에서 목사를 만나 “이민 온지 오래됐는데 왜 시민권을 안 땄냐”고 물었다고 한다. 94년 이민 이후 줄곧 한국국적을 유지해 온 전 목사는 영사의 질문을 듣고 “왜 아직도 한국국적을 유지해 귀찮게 하느냐는 느낌을 받아 너무 실망했다”고 이 매체는 전하고 있다.


 열흘 전 발생한 영스트릿의 참사의 규모와 그 본질을 생각하면 공관의 이같은 태도는 어쩌면 지엽적인 문제일 수도 있다. 그러나 사람의 태도와 생각은 우연찮게 사소한 일을 통해 드러난다. 공관은 피해자들의 신원을 공개하기 어려우면 어렵다고 말하면 된다. 유족들의 프라이버시를 존중하려는 태도는 누구나 이해하기 때문이다. 교민 매체가 표현한 것처럼 접촉 시도를 ‘차단’했다는 말을 믿고 싶지는 않지만 ‘그럴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드는 것은 어쩔 수 없다. 그동안 듣고 봐온 것이 있기 때문이다. “대통령 한 사람이 바뀐다고 나라가 하룻밤새 바뀌지 않는다”는 말이 새삼 떠오르는 것은 무슨 연유에서일까.


(이 칼럼은 필자 개인의 견해이며 <부동산캐나다>의 편집방향과는 일치하지 않을 수 있음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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