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OHNCH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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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보와 똑똑이(Dumb & Smart)(1)
JOHNCHO

 

이제 3월도 다 지나고 세월은 또 흘러 내주면 벌써 4월이다. 그동안 집콕만 하던 한인 골퍼들은 저마다 골프채를 손질하며 푸른 잔디 위에서 하얀 공과 함께 겨울 내내 묶어 두었던 스트레스를 날려보낼 준비들을 단단히 하고 있는걸 보면, 올 역시 작년처럼 골프장 비즈니스가 장난이 아닐 것 같다.

 

그런 이유에서인지 요즈음은 골프장을 사겠다는 문의가 제법 들어오지만 Covid가 생기기 이전만 하더라도 별 이익이 되지 않는 골프장을 팔겠다던 주인들은 모두 언제 그랬냐는 식이다.

 

 이런 난리 와중에도 오히려 소수의 비즈니스는 덕을 보고 있지만 대다수 비즈니스는 정말 죽을 지경이다. 아직도 언제 사라질지 모르는 코로나와의 전쟁이 언제나 끝날지 끝이 보이지 않으니 말이다.

 

Vaccine 보급이 시작되긴 했어도 인구의 70% 이상이 Vaccine 주사를 맞고 Group Immune System이 완성될 때까지는 아직도 먼 훗날의 이야기만 같다. 하지만 우리 인간은 이 와중에도 언제나처럼 누구나 좀더 잘살아 보려고 매일 끊임없는 노력을 하면서 내일들에 대한 계획을 멈추지 않는다.  

 

지난번에도 수차례 말했지만 잘 산다는 것이 꼭 경제적뿐 아니라 정서적 또는 환경적, 가정문제 등 여러가지가 포함되는 것은 우리 모두 잘 알고 있다.

 

나이가 얼마가 되었든지 또 언제 어떻게 이 세상을 떠날지도 모르지만 우리는 사는 그날까지 의식 중, 무의식 중에 나름대로의 꿈을 가지고 살고 있으며 그것이 삶의 원동력은 물론 살아있는 이유가 되는 것이다.

 

 오래 전 TV를 통해 빌리 그레함(Billy Graham) 목사님의 설교 중 인간이 공기가 없는 곳에서는 약 2분 정도 살 수 있고, 물에 빠지면 약 3분 동안을 살 수 있지만 본인이 꿈꾸는 소망이 없으면 단 30초도 살지 못한다는 말씀을 들은 적이 생각나는데, 이것이 과학적으로 맞는 말인지 몰라도 필자에게는 인상적인 설교였다.

 

얼마 전 필자의 오랜 친구였던 필립(Philip Nightingale)이라는 친구가 85세의 생을 마치고 세상을 떠났다는 소식을 듣고 그와 함께 했던 세월들을 생각하며 며칠 밤이나 잠을 이루지 못한 적이 있는데, 그는 사는 동안에 매일 복권을 사며 대박이 터질 때만을 기다리다 세상을 떠났다.

 

 이 나라에 복권(Lottery Ticket)이 생긴지가 약 50년 정도 되었으니 거기에 투자한 돈 또한 만만치 않겠지만 필자의 관심은 경제적이나 가정이나 아무 문제가 없는 그가 왜 복권에 그렇게 심취해 있었는가 하는 것이 궁금해 그에게 물어보니 그의 대답은 뜻밖에도 복권을 사고 그것을 기다리는 것만이 본인이 매일매일 살아갈 수 있는 이유며, 오히려 정작 복권이 맞을까 불안하다는 이상한 말을 하며 한숨을 쉬던 그의 모습이 지금도 눈에 선하다.

 

당시에는 그가 바보스럽기도 하고 한심하기도 하여 그를 핀잔하고 놀려대었지만 그가 떠난 지금에 와보니 그것은 그에게 삶 중의 기다림, 즉 그의 소망이었던 것이며 혹시나 그것이 이루어진다면 또 무슨 일에 소망을 가져야 하나 하는 막연한 불안감 때문이었나 보다.

 

우리 곁을 떠나버린 나의 오랜 친구 필립을 다 이해하지는 못하지만 아직도 많은 사람들이 복권을 사는 것은 정도가 심하지만 않다면 또 그것이 그들에게 한 주간의 꿈과 소망이 된다면 오히려 정신건강에 좋은 것이 될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해보니, 내가 바보라고 생각했던 그가 자기의 이익과 욕심 때문에 거짓을 말하며 남을 해치는 사람들에 비하면 오히려 순수하게만 느껴졌다.

 

내일에 대한 소망도 계획도 없이 그날그날 하루하루 막연하게 산다는 것은 우리의 목표인 "잘 산다는 것"에 다다르기에는 불가능하며, 또 세상 사는 것에 대한 별 재미도 못 느끼게 된다는 말이다.

 

필자는 이민 초기시절(약 50년 전)에 크라이슬러(Chrysler) 자동차 부품을 만드는 공장에 취직하여 다닌 적이 있는데 공장의 수백 명이 넘는 동료들 중 동양인은 필자 혼자였다. 공장이 24시간 가동을 하므로 아무 기술도 지식도 없는 필자는 주로 밤 12시부터 아침 8시까지 밤에 일을 해야 했으며, 또한 일 자체도 낯설어 무척 힘이 들었지만 돈이 필요했고, 또 시간당 받는 돈이 적지 않아 견딜만 했는데, 당시 필자를 일 자체보다 더 힘들게 한 것이 몇 가지 있었다.

 

그 중 하나가 아침에 일이 끝나면 모두가 샤워를 해야 한다는 것인데 샤워를 할 수밖에 없는 것이 일 자체가 기름(Industrial Oil)과 땀이 범벅이 되는 일이며 아침마다 일을 마치고 나오면 마치 탄광 속에서 나온 사람들처럼 되어버리니 다른 별도리가 없었다.

 

하지만 당시 필자의 문제는 샤워를 해야 한다는 자체가 아니고 동료들이 모두가 백인과 흑인들뿐이니 그 앞에서 옷을 모두 벗고 샤워를 한다면 모두의 시선이 단 하나 밖에 없는 동양인인 나의 빈약한 육체로 쏠릴 것만 같아 좀처럼 용기가 나질 않았던 것이다.

 

 그렇다고 공장을 그만둘 수도 없고 또 한두 번은 몰라도 번번히 샤워를 하지 않고 손만 닦고 나간다면 공장 감독 등 모두가 나를 어떻게 생각할까 하며 망설이다 일주일이 지난 어느 날 아침에 용기를 내어 옷을 훌훌 벗고 샤워장에 입장을 했다. (다음 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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