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위도 아랑곳하지 않는 골프 매니어들이 주변에 의외로 많더군요. 겨울 골프는 부상 위험, 그리고 샷이 망가질 수 있다는 점 때문에 그리 권장하고 싶지 않아요. 하지만 준비만 잘한다면 색다른 묘미를 느낄 수도 있겠지요. 오늘은 겨울철 골프 요령을 말씀드릴까 해요. 춥다고 골프의 기본이 달라지는 건 아니에요. 하지만 몸이 경직되고, 필드와 그린 상태도 좋지 않기 때문에 그에 맞는 전략이 필요하지요. 무엇보다 겨울 골프에서는 부상을 막는 게 중요해요. 그래서 라운드 전에 충분히 준비운동을 하는 게 필수입니다. 움츠러든 몸이 덜 풀린 채로 샷을 하다가 뜻하지 않은 부상을 당하기 쉽거든요. 저는 옷을 따뜻하게 갖춰 입은 뒤에 땀이 날 만큼 몸을 풀어요. 스트레칭에서 시작해 충분히 연습 스윙을 하지요. 스트레칭은 팔.다리와 발목.무릎.목.어깨.허리를 부드럽게 풀어줘 급격한 동작을 하더라도 무리가 오지 않도록 해줍니다. 많이 할수록 좋지요. 일찍 골프장에 도착해 더운 물에 몸을 담근 상태에서 스트레칭을 하는 것도 방법이에요. 연습 스윙은 먼저 사진A처럼 몸통 회전을 원활히 하는 훈련을 해요. 왼손만으로 클럽을 잡고 백스윙을 하면서 어깨 돌리기를 서서히 반복하는 거예요. 몸통을 제대로 돌리지 못하면 팔로만 샷을 하게 돼 좋은 결과를 기대하기 어려우니까요. 하지만 아무래도 겨울철엔 몸통 회전을 끝까지 하기보다 부드럽게 회전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 적당한 크기로 하는 게 좋아요. 4분의 3 정도만 돌린다는 기분을 가지면 무난해요. 사진B는 다운스윙 연습 동작입니다. 왼팔만으로 백스윙을 한 다음에 정점에서는 오른손을 가져가 양손으로 다운스윙을 하는 거지요. 스윙 리듬을 유지하고 몸의 밸런스를 잡는 데 도움이 돼요. 사진C는 콤팩트한 스윙의 피니시 자세입니다. 4분의 3 정도 스윙했으니 피니시도 풀스윙 때보다 작아지지요. 즉 콤팩트한 스윙으로 파워보다 안전하고 정확하게 공을 보내는 게 겨울 골프의 포인트랍니다. 필드나 그린 공략은 어떻게 할까요. 지면이 얼어 있으므로 공이 훨씬 더 굴러 샷 거리가 생각보다 길어진다는 점을 잊지 마세요. 티샷한 공이 떨어지는 지점에 해저드나 OB 구역이 있다면 조심해야지요. 평소에 드라이버를 잡는 거리라 해도 안전을 위해 3번 우드나 아이언으로 티샷하는 게 좋아요. 그린 공략도 마찬가지예요. 얼어붙은 그린을 직접 노리면 공이 튕겨나가 낭패하기 쉽지요. 그린 앞 2~3m 거리에 공을 떨어뜨린다는 기분으로 샷을 하는 게 상책이에요. 보통은 한 클럽을 짧게 잡지요. 아이언을 평소처럼 찍어 치는 것도 금물이에요. 얼어붙은 땅을 섣불리 찍다 팔꿈치나 갈비뼈를 다쳐 몇달씩 고생하는 경우가 꽤 많아요. 가볍게 쓸어친다는 기분으로 샷을 하는 게 좋겠지요. 어프로치 샷도 공이 가급적 덜 뜨도록 하세요. 평소처럼 공을 높이 띄우면 그린에 튀었다 멀리 가버리니까요. 낮게 뜬 뒤 통통통 굴러 핀에 도달하게 하는 러닝 어프로치가 적당해요. 그린 스피드를 가늠하기가 어려우므로 퍼트도 홀 주변에 공을 갖다 붙인다는 기분으로 하는 게 좋아요. 최소한 3퍼트를 막겠다는, 철저한 '2퍼트 전략'이 필요해요. 양손 장갑과 털모자는 필수입니다. 바람막이 옷과 속옷도 준비하세요. 두꺼운 옷 두개보다 얇은 옷 세개를 껴입는 게 더 좋아요. 양말도 두 켤레를 신는 게 낫겠지요. 귀마개와 손난로도 도움이 돼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