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벚꽃
macho

 

벚꽃이 그리운 사월의 이국  땅에서

냉기어린 겨울의  눈총만  받고 있었네

어느 날 봄꽃 같은 그녀가 다가와 이국의 일상

긴 동면으로 졸고 있는 나를 화들짝 깨웠네

흰피부에 늘씬한 키와 고운 미소가 나를 붙잡는    

그녀의 목소리에는 벚꽃 향내가  묻어났네

그녀와  벗하노라면 웅크린 가슴이 활짝 펴지고  

삶의 기쁨이 슬며시 찾아오곤 했네

주고 받는 것은 없어도 서로 반기는 눈길만으로도

코로나 시대에 웅크린 심장엔 생기가 돌았네.

 

 

 인종도 나이도 살아온 환경도 달랐지만

우리는 첫눈에 서로가 서로를 알아보고   

말없음으로  슬며시 손 내밀었네

의료계에 종사했던 그녀는 내 모습을 살피며  

가족의 안부를 묻는 서두로 메마른 사막을 건너는

거친  헐떡임과  목마름의 갈증을 해소해주었네

만나면 향기 고운 풋풋한 대화를 피우며

그녀와 함께 하는 휴식 시간의 대화마다   

직장에서의 하루의 고단함을 녹여주어 

눈부신 벚꽃 구경을 나간 듯 나를 달뜨게 하네.

 

 

언제나 화사한 봄기운으로 다가오는

풋풋한 대화의 순간들은 찬란한 벚꽃 놀이였네

이국의 눈길로 서로서로 온정의 손을 맞잡고

마치 젊은 날에  동경의 우에노 거리에서

눈부시던  그날의 벚꽃 놀이처럼 화사함으로

그녀와의  짧은  만남과 이별은 꽃잎 휘날리는

봄거리처럼  아쉬움만 남기고 멀어져 갔네   

훌쩍 고국으로 날아간 이제는 추억 속의 벗이지만

우리의 우정은 동면하는 내 마음 한 켠을 뎁히며     

새봄을 부르는 벚꽃 향기로 아로새겨져 있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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