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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eesungg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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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한 마음
leesunggi

 
 
꿈에 자주 등장하는 상황이다. 여행을 떠나야 하는데, 차를 타자마자 중요한 것을 빠뜨리고 나온 것이다. 다시 내려서 돌아가자니 약속시간을 못 지키게 되고, 없이 가자니 불편이 예상된다. 이런 꿈은 평상시의 마음을 나타낸다. 열심히 사는 것 같은데, 항상 부족함을 느낀다. 해야 할 것은 머리에 떠오르는데, 모두 마무리 짓지 못하고 미루게 된다. 최선을 다하지 못하는 것 같다. 


공휴일이 되어도 이 기분은 마찬가지다. 놀아도 잘 놀아야 할 것 같은데, 이보다 더 재미있게 놀아야 하고, 후회하지 않을 정도로 시간을 보내야 하는데, 저녁이 되면, 시간을 허송한 것 같은 기분에 젖어 든다. 


바깥 날씨가 화창한데 사무실에서 보낸다거나, 집에서 끝도 없는 일이나 숙제를 해야 할 때 이 계절을 마음껏 즐겨야 할 것 같고, 한편, 집에서 할 일도 많다. 


이런 기분, '허한 기분'이라고 한다. 무언가 만족을 느끼지 못하고, 더 잘해야 할 것 같고, 더 나은 장소나 일이 있을 것 같을 때 만족감은 오지 않는다. 언제나 부족하다. 


옆에 누가 없어서, 나를 알아봐주는 사람이 주변에 없어서, 모두들 자기 일에 바빠서 내가 허전한 것인가? 집에 부모가 있어도, 애인이 있어도 외로운 기분, 나 자신이 완전하게 그와 일체가 되지 못한 기분이 드는 이유는 무얼까?


이런 기분에 젖어서 살면, 술을 먹어도 더 마시게 되고, 별거 아닌 일에 흥분하고, 조금이라도 뜻대로 일이 안 풀리면 기가 팍 죽게 된다. 이 기분의 근원은 오래된 과거에 실마리가 있다. 


학교 다녀오면 집에 엄마가 안 계시다 혹은 계시다고 해도 워낙 바빠서 나에게 신경을 써주지 않는다. 엄마와 아빠가 싸우느라고 두 분다 지쳐있다. 명절 때 이외에는 나를 안아주고 예뻐해 주는 어른들이 주변에 없다. 


학교에 가도 선생님은 내게 별 관심이 없고, 동급생들은 짓궂고 말이 안 통하는 애들뿐이다. 게다가 성적이 좋지 않으면 무시당한다. 그렇다고 운동을 잘하는 것도 아니다. 체육시간이 와도 그다지 즐겁지가 않다. 


남들만큼 열심히 사는데도 여전히 자신의 주변은 자기를 알아주지 않는다. 이런 상황이 오래가면, 무얼 해도 만족감을 얻을 수 없는 허한 마음이 고착화된다. 스무 살이 넘어서 대학 또는 사회에 나가도 마찬가지다. 


나이 먹을수록 경쟁은 더 심화되고, 존재감 있게 살아가려면 노력해야 할 것들이 많다. 할 일이 있지만 집중이 안될 때 나타나는 현상이 중독이다. 미래와는 아무 상관없이 지금 나를 잊어버릴 수 있는 애무가 중독이다. 


영화, 드라마, 사람, 게임, 술 등등. 중독은 그 순간 허전함을 잊게 만든다. 무언가 취한 것은 그 자체로 완벽함이다. 온몸이 그 일에만 신경을 쓰고 있기 때문에 두뇌활동이 단순해진다. 그 일 이외에는 놓아버리는 상태가 된다. 


중독은 그 활동을 마쳤을 때 허전함이 밀물처럼 덮친다는 것이다. 진한 몰입은 진한 허전함을 수반한다. 허전함을 없애려고 빠진 것인데, 나오자 마자 다시 허전함이 몰려오므로 다시 그 중독을 찾아간다. 


이런 상태의 사람은 늘 불안하다. 어딘가 붕 떠있다. 해결방법은 과거에서 찾아야 한다. 혼자 있는 것 같고, 아무도 나를 알아봐주지 않는다는 생각을 버리는 것이다. 누군가가 늘 옆에 있었고, 내 걱정을 하면서 내가 굶어 죽지 않게 도와주고, 아프면 병원에 데려다 주는 사람이 있었다. 


주변에는 종종 안부를 물어봐 주는 사람들이 있었다. 그리고 나는 잘 자랐다. 무탈하게. 영화 속에 나오는 화려한 성장환경이 아니지만, 아직 죽지 않고, 학교 마치고, 회사 다니면서 잘 살고 있는 것은 내 노력 이상의 것들이 내 과거에 주워졌음을 깨닫는 것이다. 


내가 기대한 만큼 내 말을 잘 알아듣는 사람은 없지만, 아프다고 난리 치면 눈깜박 해주는 정도의 사람들은 있었다. 그리고 남들도 나와 별반 다르지 않게 성장했다는 것을 안다면, 이 정도 반열에 올라선 것도 내가 참 잘했다는 것을 안다면, 내 안에 부족감은 줄어든다. 


가만히 있어도 공기가 내 코로 들어가고, 몸에 별다른 통증도 못 느끼고, 별로 배가 고프지 않고, 날은 화창해서 창문을 열어놓아도 춥지 않고, 주변에는 평화로운 일상의 소음만 들릴 때, 허한 마음은 안개 걷히듯이 사라진다. 


무얼 해도 좋고, 안 해도 좋은 상태는 처음부터 있었다. 따라서 지금도 있고, 앞으로도 있을 것이다. 혼자 보내다가 주변에 사람이 지나가면 반갑게 인사하고, 내가 도와줄 일이 있으면 해주면서 살다 보면, 하루 한 시간 TV보듯이 하루에 한 시간 정도는 사람과 접촉했다는 것을 알 것이다. 


마음이 허하면 누구를 만나도 절대이상형을 찾게 된다. 하지만, 과거에도 따스하게 살았다는 점을 깨닫게 되면, 사람을 만나도 굳이 이상적인 대상만을 찾지 않게 된다. 직업도 마찬가지다. 학창시절 상위권에 있지 못한 것을 창피해한다면, 웬만한 직업이 만족이 안될 것이다. 


하지만, 학교 성적을 잊어버리고, 나와 학교, 그 학창시절을 통해서 내가 많은 지식과 경험을 축적했다고 판단하면, 지금 하는 일도 경험축적으로 수용할 수 있고, 미래의 직업도 너무 높은 목표를 설정하지 않게 된다. 내가 할 수 있는 것, 오래할 수 있으면서 안정성이 보장되는 그 일을 하면 된다. 


이런 마음을 가지게 되면, 남들을 대할 때 여유를 가지게 되고, 여유가 있으니 친절하게 대해주게 되며, 남들과 나를 비교하는 것이 아니라, 내가 과거에 비해서 할 줄 아는 것이 많아진 것에 만족하게 된다. 이런 사람을 보고 '언제 봐도 감정의 기복이 없이 무난한 사람', 평상심이 있는 사람이라고 칭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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