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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르모사(Formosa)
kwangchul

 

 가까이 지내던 이웃 중에 타이완 출신의 가족이 있었다. 그 집의 가장이 되는 분과 자주 대화를 나누게 되었는데, 하루는 대만에 치킨 씻(chicken-shit)이라는 이름을 가진 사람이 있는데 누구인지 아느냐고 물어왔다. 누구냐고 되물으니 "장 가이셱"(장개석)이라 한다.

 그를 "장가이섹"으로 부르는 대신 겁쟁이의 슬랭인 ‘치킨 씻’으로 부른다고 한다. 나의 이웃에 의하면 그는 용감한 군인이지만 현명한 정치 지도자는 아니었다고 하며, 국민당의 총수로 중화민국 건립 과정에서 그에게 저항하는 많은 대만인을 산 채로 수장하여 죽였다 한다.

 1949년, 공산당과의 내전에서 패망한 국민당의 장개석은 광활한 중국대륙을 뒤로하고 대만으로 피신하여 대만에 국민당의 주체인 중화민국을 건립하게 된다. 그 과정에서 그는 그곳에 살고 있던 토박이 대만인을 살육하게 된다.

 실제로 타이완의 대만인들은 자신들을 중국인이라고 생각하지 않지만, 지리학상 본토 중국과 인접해 있는 관계로 공산당과 마찬가지로 국민당 또한 대만의 정체성을 같은 한족으로 분류하고 있다.

타이완은 자신들의 정체성으로 건립된 나라에서 살아본 적이 없는 국가다. 다시 말해 끊임없는 외세의 지배를 받았던 민족이라 할 수 있다.

 1895년 5월 23일, 타이완민주공화국(Republic of Formosa)의 국호로 설립 되었던 적이 있었지만 같은 해 10월 21일 전쟁에 패한 청나라와 승전국 일본간의 "시모노세키" 협약에 의해 일본군에 의해 진압된다.

 이때에 등장하게 되는 "포르모사"라는 이름은 1500년대 배를 타고 지나가던 포르투갈 인들이 대만의 풍광에 반해 자신들의 언어로 아름다운 섬이라는 뜻인 포르모사로 불러 서구사회에 널리 쓰였다 한다. 하지만 타이완은 아름다운 섬이라는 뜻과는 상반된 슬픈 약소민족의 역사의 길을 걷게 된다.

 17세기에는 네덜란드, 그 후 청나라로 불리던 중국, 시모노세키 협약 이후 일본 등 타민족의 지배를 받게 된다. 대한민국과 마찬가지로 일본의 같은 식민지 국가였지만 우리들이 갖고 있는 대일감정에 비해 일본에 비교적 우호적이다.

 그 이유는 일본이 한국인들을 일본인으로 만들기 위한 식민지 정책의 일환으로 우리민족의 정체성을 말살하기 위한 창씨개명, 일본어 강요, 신사참배 등 철저한 탄압정책을 한 반면 대만인들에게는 비교적 우호적으로 식민지정책을 시행하였다 한다.

 그래서 최근에 “하나의 중국”으로 라는 주제가 대두되었을 때 중국대륙과의 통합보다 일본과의 통합을 선호하는 국민들이 더 많다고도 했다. 정치적으로는 국민당과 민진당이 겨루는 2당 체제인데 국민당이 친 중국정책을 펼치는 반면 민진당은 반중정책을 펼치고 있다. 현재는 민진당 출신의 여성 "차이잉원"이 총통으로 재직 중이다.

 하나의 중국을 주장하며 타이완이 중국 영토의 일부라고 주장하는 중화인민공화국의 주석인 시진핑의 입장에선 미국 하원의장 낸시 펠로우의 지난 8월 3일 타이완 방문은 그녀나 시진핑 주석이나 "양날의 칼"로 작용될 공산이 큰 도박으로 다가오게 된다.

 오는 가을 3연임을 확정할 20차 당대회를 눈앞에 두고 있는 시진핑의 입장에선 강한 리더십을 보일 수 있는 절호의 기회가 될 수 있다. 코로나 바이러스의 통제를 배경으로 한 동계올림픽의 성공에도 불구하고 우크라이나 전쟁, 상하이 봉쇄의 여파로 온 경기침체의 위기 상황을 민족주의라는 자극적인 여론으로 결집할 수 있는 대미 항전 분위기로 조성할 수 있기 때문이다.

 때를 맞춰 "왕이" 외교부 장관은 어느 나라든 중국의 평화적인 주체성의 걸림돌이 된다면 "두파혈루"(반드시 머리가 깨지고 피를 흘린다)를 받게 될 것이라고 경고하였다. 잊을 만하면 뒷북을 치는 이북정권의 "서울 불바다" 위협과 같은 맥락이라 할 수 있다.

 “양날의 검". 양쪽에 칼날이 있어 상대방을 향해 밀치고 나가면 적수를 압도하는 유리한 상황이 될 수 있지만, 반면 밀리면 내게 칼날이 올 수 있다는 표현이다. 만약 미국이 반 중국정서를 결집해서 유럽, 인도, 호주 등 태평양 연대를 성공적으로 조성해 밀치고 나간다면 중국의 세력확장에 치명적인 타격을 줄 수 있게 된다.

 현 82세인 “펠로시” 하원의장의 타이완 방문 목적은 그녀의 타이완 도착 성명에서 나타나듯이 민주주의냐 아니면 독재정권의 밑에 지배를 받느냐의 선택에서 민주주의를 택한 국가에는 미국이 지원한다는 확고한 의지를 보여주는 데에 있다 하였다.

 펠로시 의장이 대만에 머문 시간은 고작 19시간이었지만 민주당은 물론 공화당에서도 당파를 초월한 의외적인 지지를 받으며 세계적인 주목을 받는 매스컴의 슈퍼스타가 됐다.

 그녀는 미국은 43년 전인 1979년, 타이완과 함께하겠다고 약속하였으며 그 확고한 의도를 지킬 것이라고 하였다. 미국의 바이든 대통령이 이끄는 민주당 정부는 더 이상 중국의 영향력이 확장되어서는 안 된다는 판단 하에 둔 강수라 할 수 있다.

 시진핑의 중국 또한 2015년 파리 기후협정을 포함한 모든 미국과의 관계를 단절하겠다고 선언한 상태로써 극동지역에 전운이 감돌고 있다. 그렇다 해도 러시아에 비교해 10배 이상 강한 경제적인 파워를 소유하고 있는 경제 대국인 중국이 모든 위험을 무릅쓰고 서방세력에 대항해 전쟁이라는 극단적 무리수를 쓰지는 않으리라고 보는 것이 극동 전문가들의 일반적 견해이다.

 한국, 타이완 두 나라는 세계 10위 내지 12위의 경제적으로 성공한 모범국가이다. 대만은 항상 중국의 시달림을 받고 있는 반면 대한민국은 미국과 중국 사이의 세력다툼에서 눈치를 볼 수밖에 없는 미묘한 입장이다.

 어쩌면 미국과 중국의 양자택일을 해야 할 기회가 예상보다 빨리 오게 될 수도 있다. 국방을 위해선 “한미상호방위조약"의 전략적인 우방인 미국에 무게를 실어할 경우가 예상보다 가까이 오고 있는 느낌이다.

 반면 타이완의 입장은 중국의 영향력을 벗어날 수 있으리라고는 보이지 않는다. 펠로시 의장의 언급처럼 1979년 국제법 하에서 미국이 타이완이 민주국가로써 자립할 수 있는 길을 열어주었다면 그리고 미국이 그 약속을 지킨다면 가능할 수도 있겠지만 중국이 포기하기에는 대만은 너무 큰 이상적인 사냥감이다. (2022년 8월 6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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