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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사자를 추모하는 날(Remembrance Day)
kwangchul


지난 11일(금) 캐나다현충일에 브램튼 메도베일묘역에서 엄수된 한국 재향군인회의 추모행사 장면


 

어여쁜 소녀가 날 찾아오거든/ 멀리 전선으로 떠났다고 전해주오/

남긴 말이 없냐고 묻거든/ 없다고 전해주오/

그녀의 눈에 눈물이 고이거든/ 나도 울며 떠났다고 전해주오

(어느 학도병의 일기장에서)

 

그 병사의 마지막 일기장에는 이렇게 쓰여 있었다.

“살고 싶다"

 

 1918년 11월 11일 11시경, 독일제국이 항복함에 따라 세계 1차 대전은 종전을 맞이하게 되었다. 총성이 멎었을 때 살아남은 전우들은 꽃다운 나이에 죽은 동료들을 그곳에 묻은 채 산 자가 되어 돌아왔다. 그리고 살아남은 전우들은 그날 그 시간을, 추모의 날로 추모의 시간으로 정하였다.

 하지만 인류는 아무것도 그 전쟁에서 얻어내지도 배우지도 못하였다. 전쟁의 비참함과 그 피의 뒤에 남겨진 전우와의 무언의 약속, 평화를 지키겠다는 언약을 지키지 못하였다.

 30년 후, 세계는 더 많은 젊은이의 피를 흘리는 제 2차 세계대전을 맞이하게 된다. 왜 전쟁은 일어나야만 하는가? 그리고 우리는 무엇을 위해서 싸웠어야만 하였는가?

 꽃다운 젊은 나이에 죽어간 전쟁의 용사는 말한다. 뒤에 남은 여러분들이 우리를 기억해준다면 우리는 죽은 것이 아닙니다. 하지만 여러분들이 저희를 잊을 때 우리는 두 번 죽습니다. 평화를, 전쟁이 없는 평화를, 그래서 우리는 전쟁터였던 이곳에 묻혀있습니다.

 

플란더스 들판에 양귀비꽃 피었네/ 줄줄이 서있는 십자가들 사이에/

그 십자가는 우리가 누운 곳 알려주기 위함이네/

그리고 하늘에는 종달새 힘차게 노래하며 날아오르건만/ 저 밑에 요란한 총소리 있어 그 노래 잘 들리지 않네/

이제 우리는 유명을 달리한 자들/ 며칠 전만 해도 살아서 새벽을 느낄 수 있었고 석양의 해짐을 바라보았다네/

사랑을 주기도 하고 받기도 하였었는데/ 이제 우리 플란더스 들판에 누워있다네/~~~

우리와의 신의 그대 저버린다면/ 우리는 영영 잠들지 못하리/ 비록 플란더스 들판에 양귀비꽃 자란다 하여도

 (존 멕크레이 중령)

 

 멕크레이 중령은 1915년 봄 전사한 동료 "알렉시스 헬머" 중위의 무덤가에 흐드러지게 핀 양귀비꽃을 보고 이 시를 썼다고 한다.

 숨을 쉬고 사는 동물 중 인간만이 약속을 하고 산다. 그 믿음이 깨어지면 사회의 근간이 흔들린다. 뒤에 남긴 우리는 당신들의 고귀한 피의 흘림을 잊지 않겠다고 약속을 하여야만 한다.

 리멤버런스데이는 일리아드 오딧세이의 전쟁 영웅 서사시의 노래가 아니다. 슬픈, 못다 핀 젊은이들의 피의 절규이다. 그래서 우리는 그들의 이야기를 기억해야 한다. 그것만이 그들을 잠들게 할 수 있다.

 

 내 무덤 앞에서 울지 말아요/ 나 거기 잠들어 있지 않아요/ 나 죽지 않았거든요/ 난 천 개의 바람이 되어 그대 문 앞에 있을 거예요. (2022년 11월 1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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