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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nyoon
국제펜클럽본부회원, 한국번역문학가협회 회원 / <눈물의 아들 어거스틴>, <윤치호 영문일기> 번역 외에 <좌옹 윤치호 평전> 2018년에 편저 간행
죠반니노 과레스끼의 <23인 클럽> 명예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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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토에세이: 자연의 모자이크를 따라서-?바롱춤의 달빛 축제
knyoon

 

Bali섬의 둘째 날.

돌 한 개, 건축물 하나하나가 한결같이 깊은 속내를 드러내며 옛 이야기를 들려주는 이 발리 섬은 제주도 보다 네 배나 크고 인구는 이백만 명이 넘는다. 사시사철 따뜻함을 알리는 듯 훈훈한 바닷바람 때문에, 섣달 그믐께 찾아 온 나그네에겐 선사시대의 낙원을 맛 보게 한다.

아침 일찍부터 미스터 아궁의 안내로 아궁산 기슭에 있는 베사키Besakih사원을 둘러보고, 바투불란 Batubulan에 있는 민속촌에서 바나나와 야자열매를 실컷 따 먹은 다음 시원한 나무그늘 아래 열리는 바롱 춤Barong Dance를 구경했다. 

인도네시아는 종교가 다양하고 종교의 자유를 누리는 이른바 신들의 나라다. 이슬람교가 85%인 이 나라에서 발리 섬만 유일하게 힌두교가 지배적이다. 그렇다고 소를 숭상하진 않는다. 유일신교와 다신교가 공존하며 세가지 신을 섬긴다. 

천상의 신인 창조신 Brahma와 지하의 신인 파괴신 Siva, 그리고 보호신 Visnu 등 3신으로 나뉘지만 실제로 이 셋은 하나로 생과 사의 반복과 윤회, 재생 등을 믿는 신앙이다. 이것은 기독교의 3위1체 사상(성부와 성자와 성령이 1체인 하느님)과 우리나라의 3신 사상(하늘 신, 땅 신, 사람 신)을 생각나게 한다.

 베사키 사원은 발리에서 가장 성스러운 사원이다. 

1세기에 한번 올린다는 순결의 축제(1975년에 지냈음) 때엔 인도네시아 각 섬에서 신자들이 제일 좋은 바티크로 만든 옷을 입고 몰려온다.

설계도 특이하다. 드넓은 잔디 위에 이백 여 개의 건축물과 일곱 개의 뜰이 있다. 맨 가운데에 3신령을 모신 Pura Puntaran Agung 사원이 있고, 가장 높은 지대인 일곱 번 째 뜰에 세운 두 개의 작은 신전은 만물을 지은 창조신을 이원론적으로 상징해서 지은 것이란다. 이 모든 신전들이 지는 해를 등지고 서 있다. 

첫 번 째 뜰에 모신 힌두의 성자 Sang Hyang Niratha가 한쪽 눈은 정신의 세계를 향해, 또 다른 눈은 물질이 존재하는 다른 세계를 바라보는 모습을 일몰의 순간 보게 된다고 한다. 발리섬의 신들이 모든 물질과 초목 위에 영혼의 숨결을 불어 넣어준 듯, 섬 전체에 영기가 서린다. 

 바롱 춤은 6개월에 한번 신에게 올리는 제사의식의 춤이다. 

 여러 개의 얼굴-마스크-페르조나를 가진 바롱은 정의와 착한 본성을 상징하는 성스러운 동물로 등장하고, 랑다는 악의 상징으로 추하게 생긴 마법나라의 여왕으로 나온다. 

 갑자기 금속성 타악기를 두드리는 요란한 음악소리에 가면을 쓴 세 용사가 등장하고, 호랑이가 원숭이와 함께 멋지게 덩실 춤을 추며 나온다. 숲 속에서 어린 아이가 호랑이에게 잡혀 먹혔다는 얘기를 들은 세 용사가 호랑이를 공격하지만 원숭이는 호랑이를 구해준다.

장면이 바뀌고, 오늘 마녀 랑다의 제물이 된다는 쿤티의 아들 세드와가 등장하나 불멸의 혼을 받은 그가 죽지 않자, 랑다는 그에게 속죄한다. 

재미있는 것은 5막에, 랑다의 시녀 한 명이 등장, 산돼지로 변하더니 공격하는 장면이다. 세드와가 이를 격퇴하는 검무 끝에 산돼지가 무대위로 벌렁 나자빠지자 나무막대기 같은 돼지의 성기가 벌떡 일어선다. 사람들이 재미있다고 왁자지껄하고, 세드와도 어이없다는 듯 드려다본다. 

산돼지는 다시 큰 새로 변하여 황홀하게 춤을 추며 공격하다가 다시 랑다로 변신하여 싸운다. 세드와는 랑다를 죽이진 못하고, 명상 끝에 바롱의 페르조나(마스크)로 변신한다. 싸움은 끝나지 않고, 바롱의 부하들이 나타나 그를 도와준다. 사제가 나타나 아궁산의 신성한 물로 정화하는 축복을 해주어 새로운 삶으로 인도하는 것으로 막을 내린다.

선이 꼭 악을 이기는 것은 아니고 우리 마음 속에 선과 악이 공존한다고 믿는 발리인들의 신앙관이며 세계관의 한 가닥을 이 가면극에 보여주고 있다. 

바롱댄스의 원형인 짜로나란 춤을 공연할 때는 출연자들이 마지막 장면에 강렬한 최면상태에 이르고, 관객들마저 혼미해진다는 말이 생각날 정도로 바롱과 랑다의 춤, 선과 악의 싸움을 보면서 어지럼증이 몰려왔다. 그럼에도 그날 저녁 달빛 아래 또 한판의 요란스런 음악이 깃든 바롱 축제엔 밤 바다의 시원한 습기에 내 얼굴을 씻고 그 춤을 다시 보게 되었다.

그 잔치는, 스쿠버 다이빙의 나라답게 해마다 열리는 세계해양학회 만찬에, 바롱춤이 곁들인 것. 새 판 벌리는 바롱 춤에 우리도 슬그머니 끼여 들었고. 

사람의 마음처럼 여러 모습으로 변신하는 바롱과 랑다의 춤사위는 교교한 달빛아래 낮보다 더 처절한 아름다움을 풍겼다. 달빛 아래 한을 뿜으며 춤추는 신라의 처용무가 떠오른다. 영계로 인도하는 새가 된 마녀의 춤은 우리 머리 위로 지금 막 떠오른 달나라까지 우리를 끌어 올려주는 듯한 환상의 극치를 맛보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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