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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nyoon
국제펜클럽본부회원, 한국번역문학가협회 회원 / <눈물의 아들 어거스틴>, <윤치호 영문일기> 번역 외에 <좌옹 윤치호 평전> 2018년에 편저 간행
죠반니노 과레스끼의 <23인 클럽> 명예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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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함브라궁의옛날옛적이야기-망코 읍장님과 고참병의 이야기(2)
knyoon

 

워싱턴 어빙 지음 / 윤경남 옮김&사진


 

(지난 호에 이어)

“꿈이 아닐세! 그럼 당신은 저 너머에 탑들이 있는 데가 바로 알함브라 성인 것도 모르겠구려?” 나팔수가 다시 받아 쳤어요.

“오, 나팔의 자손이여. 나를 놀리지 마오. 저것이 정말 알함브라면 나는 이 고을 읍장님께 기이한 일들을 고해바쳐야 하오.

“기회가 올 게다. 그러잖아도 우린 너를 그분 앞에 끌어갈 작정이었으니까.” 상등병이 말하자 나팔수는 그의 말고삐를 뺏어 쥐고, 두 병사는 그 낯선 병사의 양팔을 하나씩 잡고, “앞으로 가잇!” 하고 구호에 맞추어 앞서 가는 상등병을 따라 행진했어요.

누더기를 걸친 보병과 적갈색 나는 훌륭한 아라비아 준마가 순찰대에 붙잡혀 끌려오는 모습은, 성 안에서 빈둥거리는 부랑배들과 이른 아침 우물가에 모인 수다장이들의 주의를 끌고도 남았지요. 성채 안의 어중이떠중이들이 호송대 뒤로 꼬리를 물고 따라갔고요.

사람들은 서로 눈짓 해가며 한마디씩 수근 대는군요. “탈영병이로군.”, “밀수 업자야.”, 또 다른 사람이 말했어요. “도둑 우두머리인 모양이다.” 그러자 다른 노친네가 한마디 거들었어요. “그래, 잘 해봐라. 우두머리든 아니든, 늙은 망코 읍장나리한테 한 번 걸려보라지, 비록 외팔 나리이긴 하지만.”

망코 읍장은 알함브라성의 코마레탑 내실에 앉아 그의 고해신부이며 바로 이웃 수도윈에 사는 뚱뚱한 프란치스코회 수도사와 함께 따끈한 초콜릿 차를 마시고 있었지요.

가정부의 딸인 새초롬하고 눈동자가 검은 한 소녀가 그의 옆에서 시중을 들고 있고요. 사람들은 그 소녀가 얌전한 척하면서 풍만한 몸집을 휘젓고 다니는 말광량이라며, 늙은 읍장님의 냉가슴을 차지하고, 제멋대로 군다고 입을 모아 수근 댔어요.

 

 

읍장은 성채 주변을 어슬렁대다가 상등병에게 붙잡혀 온 수상하고 낯선 자가 읍장나리를 뵙기 바라며 뜰에 대기하고 있다는 이야기를 듣고, 자부심과 위엄으로 가슴이 벅차 올랐어요. 바구니 모양의 손잡이가 달린 호신용 톨레도 검을 꺼내어 허리에 차고, 콧수염을 눈 밑까지 둥글게 말아 올린 다음, 등 높은 의자에 앉아 험상궂은 표정을 짓고 포로를 대령하라고 명령을 내렸어요.

“죄인은 들으라, 넌 누구이며, 네가 직접 하고자 하는 얘기가 무엇이란 말이냐?”

“전쟁터에서 상처와 흉터만 안고 막 돌아 온 병사입니다요.“

“병사라-흠-걸친 옷을 보니 보병이로군. 네가 훌륭한 아라비아 준마를 거느린 것도 알겠고. 전쟁터에서 상처와 흉터만이 아니라 그 말도 데려왔단 말이지.”

“읍장 나리께서 괜찮으시다면 이 말 때문에 일어난 이상한 일들을 말씀 드리고 싶습니다만. 이 성채뿐만 아니라 온 그라나다의 안전에 관한 일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그 이야기는 나리 한 분께만 들려드려야 하는데…”

읍장은 상등병과 부하들을 내보내 문밖에서 대기하도록 하고 말했어요.

“이 성스러운 수도승은 내 고해신부이니 그 앞에선 무슨 말이든 할 수 있고, 에—, 이 소녀도 마찬가지니라.”

병사는 실눈을 떠 새침떼기 소녀를 곁눈질 하면서 말했어요. “좋습니다. 그 소녀는 남아있게 하십시오.”

부하들을 내보내자 병사는 이야기를 시작했어요. 그는 차림새에 비해 말솜씨가 아주 좋군요. (다음 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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