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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년 휘호]나의 귀거래사(歸去來辭)-이동렬(웨스턴 온타리오 대학교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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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길 험난함은
산도 물도 다 아니요
인정변덕 탓일레라
行路難 不在水 不在山
?在人情反覆間

 

 

 

 위는 당(唐)나라의 대시인 향산(香山) 백거이의 <태평로>의 한 구절인 것으로 안다.


 고등학교 국어 시간에 주워들은 새옹지마(塞翁之馬)라는 말이 생각난다. 새옹지마란 인생의 길흉화복은 늘 바뀌어 음지가 양지 되듯 그 변화가 끝이 없다는 말이다. 아침에 텔레비전에 얼굴을 잠시 내밀었던 명사(名士)가 저녁에 무슨 비리에 얽혀 있다는 의혹으로 경찰에 불려가는 세상. 내일 나에게 무슨 일이 일어날지 알 사람이 어디 있으랴.


 지금 사는 세상이 너무 번거롭다고 생각한 옛 선인들은 한적한 전원(田園)생활을 꿈꾸었다. 봄이면 들판 가득 피어있는 한가로운 들꽃들과 가을이면 풀벌레 소리에 마음이 애처로워지는, 소위 말하는 전원생활이다. 그 좋은 예가 청록파 시인 조지훈의 한양조씨 선대(先代) 들이다. 이들 조씨네는 조선 명종 때 문정왕후가 을사사화를 일으켜 수많은 선비들이 아무 죄도 없이 끌려가서 돌아오지 않는 혼탁한 세상을 보고 당시의 오지(奧地) 경상북도 영양 주실 마을로 삶의 터전을 옮겨와서 조용히 살아왔다. 


 어찌 시인 조지훈의 선대뿐이겠는가. 수많은 선비들이 경상도 봉화, 안동, 영양, 청송이나 전라도 진도, 장수 등의 오지로 스며들어 와서 전원생활, 아니면 은둔생활을 하였다. 숨어 살다시피 하면서도 그들은 학문을 게을리 하지 않았다. 학문이 끊기지 않는 전통에서 조지훈도 나오고 이육사, 허소치도 나온 것이다.


 사람의 운명이란 나 자신만의 힘으로 바뀌는 경우는 드물다. 대부분이 내가 가진 역량(力量)과 주위 사람들 간에 밀고 당기는 사랑과 미움, 선망과 질투, 인정의 차고 따스함 때문에 생기는 것이 아닌가.


 홍진(紅塵)을 무릅쓰고 살아온 지 한평생. 아무리 생각해도 입버릇처럼 중얼대던 귀거래(歸去來)는 말로만 끝나게 되고 말 것 같다. 명종 때의 강호시인 농암 이현보의 말처럼 귀거래를 외치는 사람은 많아도 실제 전원으로 돌아가는 사람은 드물다. 


 사람들로 북적대는 아스팔트 바닥이 뭐가 그리 좋단 말인가? 나 자신 귀거래를 외쳐대면서도 이 생지옥 같은 시멘트 밀림을 벗어나지 못하고 오늘까지 살아온 것이 한(恨)이라면 한이다. 그러나 세월이랄까, 천도(天道)의 순리는 시곗바늘처럼 정확해서 한 해가 가면 또 한 해가 어김없이 찾아온다. 근하신년

 


2018년 세모에 靑峴山房主人 陶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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