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타민 C와 E가 많이 들어 있는 음식을 섭취하는 것이 혈압을 낮추는데 도움이 된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미국 심장학회지' 최신호에 발표된 연구결과에 따르면, 세포에 손상을 주는 유리 라디칼(free radical)이 많이 함유된 음식을 먹은 쥐는 심장병이나 다른 만성 질환에 잘 걸리고 혈압도 높았던 반면, 비타민 C와 E를 첨가한 음식을 먹은 쥐들은 이러한 퇴행성 과정이 부분적으로 역전돼 결과적으로 혈압이 낮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비타민 C와 E는 유리 라디칼(free radical)을 중화시키는 항산화물 복합체로 알려져 있는데 최근 연구에서 항산화제는 고혈압을 감소시키고 혈관을 이완시키는 작용을 하는 산화 질소의 체내 공급을 막아주는 것으로 밝혀졌다. 연구를 이끌었던 캘리포니아 대학의 바지리 박사는 "항산화제는 혈압을 조절하는 강력한 물질로 이번 연구 결과는 과일이나 야채에서 많이 발견되는 여러 종류의 화학물질이 고혈압을 떨어뜨리는데 도움을 줄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박사의 이같은 연구 결과는 산화 자극이 고혈압을 야기할 수 있다는 기존의 주장을 뒷받침 해주는 것이기도 하다. 연구팀은 산화 질소를 불활성화 시키는 것으로 알려진 고(高)농도의 유리 라디칼이나 산화 스트레스가 혈압을 상승시킬지도 모른다는 가정 하에, 이를 입증하기 위해 항산화제 화학물인 글루타치온의 농도를 인위적으로 낮추는 방법으로 쥐가 산화 스트레스를 받도록 했다. 그 결과, 이처럼 산화 스트레스를 받은 쥐들은 산화 질소의 농도가 감소한 반면 혈압은 상승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비타민 C와 E를 쥐의 먹이에 첨가했을 땐 퇴행성 과정이 경감되었고 산화 질소 농도는 증가했으며 혈압은 일부 감소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바지리 교수는 "고혈압은 여러 가지 원인에 의해 발생할 수 있지만, 산화 질소와 산화 스트레스가 이러한 혈압 조절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사실이 이번 조사 결과 밝혀졌다"고 말했다. 현재 미국에는 5천만명 이상의 고혈압 환자가 있는 것으로 추산된다. 한편, 연구팀은 항산화제가 이러한 고혈압을 완전히 치료할 수 있는 것은 아니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