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감히 '앞땅' 찍으며 낮게 폴로스루 지난달 CJ나인브릿지 클래식 우승에는 '펀치 샷'의 도움이 컸어요. 낮고 강하게 날아가는 샷으로 제주도의 강풍을 잘 이겨낸 게 승인이었던 셈이에요. 펀치 샷은 지면에 깔리듯 날아간다는 뜻에서 '녹다운 샷'이라고도 불러요. 특히 맞바람이 부는 날 이런 샷을 잘 구사하면 아주 유용하지요. 바람이 불 때뿐 아니라 늘어진 나뭇가지 아래로 낮게 공을 날려보내야 할 상황에서도 꼭 필요한 샷이지요. 오늘은 펀치 샷의 요령을 말씀드릴게요. 평소보다 한두 클럽 길게 잡아 정상적인 샷과 펀치 샷이 다른 점은 임팩트의 차이입니다. 정상적인 샷에서는 그림에서 보듯 다운스윙과 폴로스루 때 클럽헤드가 그리는 스윙궤도와 지면이 이루는 각도가 비슷하지요. 즉 공을 때린 뒤 클럽헤드가 공이 날아가는 왼쪽 위를 향해 휘둘러져요. 그래서 클럽헤드의 로프트(각도)와 폴로스루 궤도에 의해 공이 떠올려지는 샷이 되지요. 그래서 공중에 바람이 심하게 불면 어쩔 수 없이 공이 바람의 영향을 받게 돼요. 펀치샷은 스윙궤도를 달리 해야 해요. '낮은 폴로스루와 간결한 피니시'로 요약할 수 있어요. 다운 스윙의 각도는 정상적인 샷보다 더 가파른 반면에 임팩트를 한 뒤 폴로스루는 지면을 스치듯 낮게 뻗어주세요. 그렇게 하면 피니시 자세도 정상적인 샷에서의 피니시와 다른 모양을 그리게 돼요. 사진A는 정상적인 샷의 피니시, 사진B는 펀치샷의 피니시랍니다. 비교해보세요. 그럼 어드레스부터 해볼까요. 펀치샷을 할 때는 평소보다 한두 클럽 길게 잡는 게 좋아요. 로프트를 낮춰 낮은 탄도의 샷을 하기 위해서지요. 즉 평소에 7번 아이언을 잡는 거리라면 6번이나 5번을 선택하면 돼요. 대신 목표거리보다 너무 멀리 날아가지 않도록 적당히 그립의 아래쪽을 내려 잡는 거예요. 하지만 맞바람이 심할 경우엔 바람의 저항을 감안해 정상적으로 그립을 쥐고 샷을 해도 무방해요. 그립을 짧게 잡느냐 마느냐는 바람의 방향이나 강도에 따라 스스로 조절해야 합니다. 공은 평소보다 오른발 쪽에 놓으세요. 그러면 두 손은 자연스럽게 공보다 앞에 놓이는 '핸드 퍼스트'자세가 되지요. 이 역시 클럽의 로프트를 줄이기 위한 거예요. 백스윙은 평소의 4분의 3 정도만 하세요. 그러고는 천천히 다운스윙을 합니다. 정확한 임팩트가 매우 중요하기 때문에 세게 치려다가는 실수할 가능성이 커지거든요. 임팩트는 끊어치는 기분으로 과감하게 하세요. 클럽헤드가 공을 때리고 공 앞의 잔디를 파고들듯 목표 방향으로 낮게 쭉 뻗어주는 거지요. 그림을 보시면 이해가 될 거예요. 그렇게 하면 피니시 동작도 정상적인 샷과 달라져요. 사진B에서 보듯 양손이 머리보다 낮은 지점에서 멈춰지게 되지요. 목표방향을 향해 클럽헤드를 쭉 뻗었기 때문에 이때의 클럽 헤드는 하늘을 향하는 게 옳아요. 피니시는 밀어치듯 간결하게 펀치 샷은 여러 면에서 유용한 샷이에요. 저는 CJ나인브릿지 클래식 프로암 대회에서 펀치샷으로 홀인원을 했어요. 17번홀(144야드)이었지요. 맞바람이 불고 있기에 평소보다 긴 7번 아이언을 잡았어요. 그리고 펀치샷을 했더니 바람을 뚫고 낮게 날아가 운좋게 홀 속에 들어갔지요. 펀치샷을 가장 잘하는 골퍼로는 타이거 우즈를 첫 손가락에 꼽아요. 우즈는 2번 아이언을 잡고 지면에서 3~4m 정도의 낮은 탄도로 200야드 넘게 공이 날아가는 펀치 샷을 구사하기도 해요. 펀치 샷은 초보자들도 조금만 연습하면 쉽게 할 수 있어요. 평소에 연마해뒀다가 요긴하게 활용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