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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일 여자 국가대항전] 박세리, 겁없는 신예 미야자토 한수 지도
lucasyun

매치플레이로 치러진 첫 날 경기를 마친 4일 오후 대회장인 오츠CC 클럽하우스. 4승 2무 6패로 열세를 보인 한국선수단은 주장 고우순의 주도아래 미팅을 가졌다. 다음 날 조편성을 위해 모인 이 자리에서 어느 누구도 선뜻 일본LPGA투어의 '슈퍼스타'인 미야자토 아이와의 대결을 희망하는 선수가 없었다. 대회당 3000명 이상의 갤러리를 몰고 다니는 미야자토와의 경기는 여러 모로 부담스러웠기 때문. 이 때 박세리가 나섰다. "내가 죽여 놓겠다"는 말과 함께. 사실 박세리는 그런 말을 할 처지가 아니었다. 속을 썩이던 드라이버샷 난조가 재발해 첫날 OB 2방을 내며 4홀차로 완패했기 때문. 고우순은 그러나 '강한 선수에 더욱 강한' 박세리의 승부근성을 믿었다. 5일 아침 일찍 대회장에 도착한 박세리는 드라이빙레인지에서 샷을 점검했다. 그러나 드라이버샷은 여전히 말을 듣지 않았다. 박세리는 과감하게 드라이버를 포기하고 3번 우드로 티샷했다. 그래도 볼은 러프를 전전했다. 아이언샷으로 만회하는 수밖에 없었는데 다행히 볼은 핀을 향해 날았다. 날이 선 모습으로 한홀 한홀 경기를 풀어 나간 박세리는 최선을 다했고 결국 1점차로 승리했다. 미야자토는 "박세리의 드라이버샷은 손목에 부상이 있는 것처럼 좋지 않았다. 그렇지만 이를 정신력으로 커버했다. 내게 없는 능력이었다. 조국의 승리를 위해 놀랄 정도의 집중력과 열의를 보였다"며 찬사를 아끼지 않았다. '거물' 박세리의 투혼을 적나라하게 보여준 이날 명승부는 이번 한일 대항전의 하이라이트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