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부분의 캐나다 신규 독립이민자들이 취업전선에서 직면하는 최대의 벽은 ‘캐나다 경력 (Canadian Experience)’의 유무이며, 취업 후에 극복하여야 할 가장 심각한 Dilemma는 ‘신분의 하락’이 아닐까 한다. 캐나다에서 태어나서 고등교육을 마친 사람들도 자신의 전공에 맞는 직장에 취업하는 것이 어려운 현실에, 캐나다 배경이 없는 신규 이민자의 경우 취업을 위하여 넘어야 할 벽은 더욱 높을 수밖에 없다. 한국에서 대학 또는 그 이상의 학교를 마치고 번듯한 직장에서 수년간 경력을 쌓은 다음 푸른 꿈을 안고 캐나다에 이민 온 사람들이 취업 시 겪는 좌절감 내지 상실감은 이루 말할 수 없다. 현재 캐나다에서 직장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라고 해서 예외는 아닐 것이다. “직업에는 귀천이 없다”라는 말로 스스로를 위로하는 사람들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직업에는 귀천이 없다.”는 말은 거짓말이라고 캐나다 사람들조차 공공연히 말하고 있다. Canadian 친구에게서 들은 이야기를 하나 소개한다. Garbage Collector라는 직업이 있다. 청소차 뒤에 붙어있는 발판 위에 올라타고 있다가 차가 멈추면 길가에 놓여있는 쓰레기통을 들어올려 청소차에 쏟아놓는 직업이다. 시간 당 임금은 Convenience Store Helper의 2배 정도라고 한다. 그럼에도, “Garbage Collector와 Convenience Store Helper 중 어느것이 좋으냐?”고 물으면, “그래도 Convenience Store Helper가 낫다.”라는 것이 일반적인 대답이라는 것이다. 독립 이민자들에게 ‘신분의 하락’은 피할 수 없는 것일까? 피할 수 없는 것이라 하여도, 극적인 ‘신분의 하락’은 피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것에 이의는 없을 것이다. 20~30년 전, 한국이 저개발국이던 시절에, 캐나다에 이민 온 분들 중에 극적인 ‘신분의 하락’을 경험하신 분들이 많다고 한다. 그러나, 지금은 상황이 다르다. 20~30년 전만해도 현대, 기아, 삼성, LG 등과 같은 한국기업 또는 Brand가 지금처럼 세계시장에 널리 알려져 있지 않았고, 한국기업의 경력이 별로 쓸모없는 시절이었으므로, ‘신분의 하락’은 피할 수 없는 것이었다고 말할 수 있다. 한국에서 대학 또는 그 이상의 학교를 마치고 전문직종에서 수년간 경력을 쌓은 사람이 최근에 캐나다에 이민 와서, 공장에서 단순노동을 하며, 생활비도 해결 안 되는 일을 하며, “직업에는 귀천이 없다.”느니 “캐나다에 이민오기를 정말 잘했다. 전혀 후회 없다. 캐나다 생활에 만족한다.”라고 말한다면, 그것은 설득력 있는 이야기가 될 수 없다. 정직한 이야기가 아닐 것이다. 개그 중의 개그라고 하여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왜 그 사람이라고 해서 자기 전공에 맞는 일을 하고 싶지않겠는가? Internet Surfing 중 발견한 ‘캐나다 경력 (Canadian Experience)’과 ‘신분의 하락’ 관련된 글을 다음에 전재한다: 제목: 캐나다에서 취업 경력?.. 뽑아주지 않는 데 어떻게 경력 쌓느냐고? 그저 ‘이곳을 뜨고 싶다’라는 욕망으로 가득 찬 한국의 수많은 이민자들에게 캐나다의 고민거리란 오히려 ‘사치’처럼 여겨질지도 모른다. 또 탈출과 도피의 욕망에 사로잡혀 캐나다 살이의 팍팍함쯤은 손쉽게 극복해낼 수 있을 것이라고 쉽게 생각할지도 모른다. 그러나 9월4일 캐나다 통계국이 발표한 이민자들의 구직 실태는 이민 지망자들의 신중한 선택을 강권한다. 2000년 10월~2001년 9월 사이에 캐나다로 온 15세 이상의 신규 이민자 16만여명 중 1만2000명을 인터뷰해 얻은 이 조사결과에 따르면 신규 이민자 10명 중 6명이 직종을 바꾸었다. 자신의 전문 분야와는 무관한 판매업이나 제조업 분야로의 진출이 두드러졌고, 근무조건도 대부분 하향 조정된 것으로 밝혀졌다. 또한 이민자 10명 중 7명은 모국에서 쌓은 경력과 기술이 캐나다에서 인정되지 않는 불합리를 지적했다. 현지 인맥 구축·경력 쌓기 등 취업준비 필수 흔히 캐나다는 ‘세계 최고학력의 택시기사들이 있는 나라’로 통한다. 불러놓고 나 몰라라 하는 구멍 많은 캐나다의 이민정책에 대한 비아냥이다. 박사학위를 가진 신문 배달원, 두 개의 석사학위에다 박사학위까지 가진 할인매장 출납원, 영국에서 연봉 20만 달러를 받다가 캐나다에서 연봉 1만2000달러짜리 골프장 잔디 관리원으로 전락한 지질학자 등 믿기 어려운 사례가 너무나 많기 때문이기도 하다. 이들이 캐나다에서 부딪히는 최대의 벽은 이른바 ‘캐나다 경력(Canadian Experience)’이다. 일본에서 경제정책 분야의 박사학위를 받은 뒤 3년 전 캐나다로 이민 온 가나 출신의 마크 다데보씨(38)는 뼈저린 좌절을 경험했다. 100통 이상의 이력서와 자기소개서를 가능한 모든 관련 기업과 기관에 보낸 결과는 ‘0’였다. 채용은 고사하고 인터뷰 제의조차 받지 못했다. 그는 은행의 출납원으로 잠시 일하다 토론토 대학의 석사 과정에 등록했다. 그러나 졸업한 뒤에도 수난은 끝나지 않았다. 어쩌다 운 좋게 인터뷰에라도 응하게 되면 “캐나다 경력이 없어서 곤란하다”는 말만 듣게 될 뿐이었다. “당신네가 나를 뽑아주지 않는데 내가 무슨 수로 캐나다 경력을 쌓는다는 말인가?” 그는 현재 전공 분야와 전혀 무관한 건강·의료 관련 기관에서 시간제 임시직으로 일하고 있다. 캐나다 이민자들의 문제는 근본적으로 ‘구인, 구직시장이 작다’는 데에서 비롯된다. 미국 인구의 10분의 1, 한국과 견주어도 캐나다 인구는 더 적다. 국토 면적은 남한의 99배에 이르지만 그 절반 이상이 영구 동토층(凍土層)으로 사람이 살기에 적합하지 않다. 지난 10년 동안 급속히 빨라진 인구의 대도시 집중 현상도 문제를 더욱 악화시킨 원인이다. 매니토바나 사스카체완 같은 주가 이민자에 대해 다른 주보다 우호적인 이유도 따지고 보면 그러한 ‘캐나다판 이농(移農) 현상’과 무관하지 않다. 토론토=김상현/ 자유기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