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제의 건은 [이민과 직업] 씨리이즈 후반에 다루어져야 하는 것이지만, 급한 성격을 가진 독자를 위하여 논리의 순서를 무시하고 글을 올려본다. 월급쟁이로 살다보니, 본의 아니게 “당신은 도대체 1년에 얼마를 버느냐?”는 질문을 받곤 한다. 필자가 북미에서 여러 회사를 옮겨 다니며 직장생활을 한데다 비교적 경험이 많은 탓이라 이런 질문을 받는지 모른다. 이민 온지 얼마 안 되는 사람들이, 특히 필자와 같이 자동차 엔지니어 배경을 가진 사람들이, 취업의 마지막 단계인 Salary Negotiation에 임하기 전에 필자에게 돈에 대한 질문을 종종 하곤 한다. “도대체 얼마나 받아야 하나? 연봉의 흥정은 어느 수준에서 시작하고 어느 선에서 흥정을 끝내야 하나?” 참으로 대답하기 곤란한 질문이 아닐 수 없다. 한국의 한 직장에서 오랫동안 일해온 사람들에게는, 노동조합 간부출신, 인사부 출신이나 전직 경영자가 아니면, 이와 같은 일에 생소하거나 전혀 경험이 없을 것이므로, Salary Negotiation 단계에 이르게 되면 어쩔 줄 모르고 당황하게 되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인지도 모르겠다. 필자 주변에, 캐나다에 이민 와서 첫 직장을 잡을 때 “당신들이 알아서 해주시오” 흥정할 것 없이 취업을 결정하고, 돈은 회사에서 주는 대로 받았다는 대범한 사람도 있다. “황금을 보기를 돌같이 하라 했는데, 까짓 것, 그냥 주는 대로 받으면 됐지 쫀쫀하게 흥정은 무슨 흥정이냐?”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그런 사람들에게는 이 글이 전혀 도움이 안 될지도 모르겠다. 이민자의 경우, 직장에서 돈을 상대적으로 적게 받을 경우, “내가 이민자라고 차별대우를 받는 것이 아닌가? 내 능력이, 내 가치가 이 정도밖에 안 된다는 말인가?”하는 좌절감 내지 열등감을 갖게 될 수 있으므로, 꼭 돈에 대한 욕심에서라기보다는 본인의 자존심 유지를 위해서, 가능한 한 자신의 능력을 비싸게 팔 필요가 있다는 것이 필자의 지론이다. 자신의 능력과 경력을 적절한 선에서 보상받기 위하여 고려해야 할 점이 몇 가지 있다.. 우선은, 자신의 능력과 경력을 객관화하는 것이 시작단계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어떻게 하냐구? 캐나다 독립이민 신청하기 위하여 각 분야별로 점수를 매기고 나름대로 당락여부를 따져봤을 것이다. 비슷한 방법을 적용하여 자신의 위치가 어디에 속해있는지 가능한 한 냉정하게 예측해보는 것이다. 다음 단계는 시장조사가 될 것이다. 시장조사라고? 임금수준을 파악하는 것이다. 지역, 학력, 경력 등 일반적인 사항을 입력하여, 특정지역에서의 임금분포를 개략적으로 파악할 수 있다. 예를 들어, www.salary.com의 Salary Wizard를 이용하면 된다. 필자가 호기심으로, Michigan주 Detroit 지역 자동차 분야 Engineer IV의 연봉(Base Salary + Bonuses) 분포를 조사해보니, 하위 25%째가 US $82,902, 중앙값이 US $91,468, 상위 75%째가 US $102,940으로 나왔다. 신뢰도가 높은 것으로 보인다. 필자가 알고있는 것과 거의 비슷하게 맞아 떨어졌다. 주먹구구 내지 막연한 감보다는 개관적인 Data를 바탕으로, 자신의 능력과 배경을 고려하여 Salary 폭을 가상 설정한 다음, 체계적으로 Salary Negotiation을 하는 것이 좋지 않을까 한다. 취업을 위하여 분투하는 이민자 여러분들이 좋은 열매를 거두기를 기원하며 글을 맺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