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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insamo
자동차 엔지니어의 세상 사는 이야기

부제: [캐나다 국경도시 윈저에 살며 미국에서 일하는 자동차 엔지니어의 세상 사는 이야기]

현대자동차 제품개발연구소에서 직장생활을 시작한 후, 22년째 오로지 한 길을 걷고있는 자동차 엔지니어입니다.

1995년 봄, 큰 뜻을 품고 캐나다로 독립이민, Toronto에 정착하여 약 1년 동안 살다가, 1996년 봄에 미국과 캐나다의 국경도시 Windsor로 옮겨와 지금까지 살고 있습니다. 캐나다장로교회 소속 윈저사랑의교회를 섬기고 있으며 (직분: 시무장로), 현재 미국 Michigan주 Metro Detroit 지역에 소재한 닛산자동차 북미연구소에서 Senior Project Engineer로 일하고 있습니다.

이 사이버 공간을 통하여, 캐나다의 일반적인 생활 뿐만 아니라, 특별히 캐나다나 미국의 자동차 분야에 취업을 준비하고 계신 분들이나 현직에 계신 분들과 함께, 캐나다와 미국에서 직장생활을 하면서 직접 보고, 느끼고, 배운 것들을 나누고자 합니다. 지속적인 관심과 성원을 부탁 드립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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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민생활이 정말 힘들까?
winsamo

글쓴이의 허락을 얻어 http://www.winsamo.org 자유게시판에 게시했던 글입니다. ==================================================================================== From: Brian K. Chung To: [email protected] Sent: Mon, 19 Jan 2004 04:24:02 -0800 (PST) Subject: 메일 주셔서 감사합니다. 허접한 글에 관심을 가져주셔서 감사합니다. 아무런 부담없이 운영하시고 계신 웹사이트에 가져가셔도 좋습니다. =================================================================================== 제목: 이민생활이 정말 힘들까 “한국생활이 힘들어 떠난다” 라며 딴 나라로 생활의 거처를 옮기는 “이민”이라는 키워드가 돌풍을 몰아온지도 벌써 꽤 되었다. 여기저기서 사기네, 아니네 하면서 떠들어도 떠날 사람은 떠나고 남을 사람은 남는다. 나는 한국서 현역으로 군생활 마치고 유학을 온후 현지 정착한 케이스이다. 주위에 이런 사람 꽤 많다. 교회 가보아도 내 나이또래는 가족이민 아니면 대부분 이런 유학케이스 또는 주재원 눌러앉기가 대부분이다. 이민생활이 힘들 거 같다며 삶의 터전을 바꾸는데 망설이는 많은 사람들은, 한국에서도 이민 갔을 때 만큼 노력하면 열심히 살수 있다는데 머리를 끄덕인다. 절대로 맞는 말이다. 그런데, 체질적으로 한국시스템을 싫어하는 사람들은 딴 방법을 찾는 수 밖엔 없다. 헛바람이 들은 사람(특히 여자분들 중에 많음) 들도 마찬가지다. 밖에 나와서 살아보고 그 허와 실을 경험해 보는 거 외에 다른 방법은 없다. 간단히 한국과 비교해서 정말 외국이 살기가 힘든지 알아보자. 현재 미국에 거주하므로, 한국과 미국과만 비교하겠다. 다른 나라에 대해서는 잘 모르므로 할 말이 없다. 대부분 이민생활의 힘든 점을 얘기할 때, 대기업 중견간부를 지내던 사람이 미국에 와서 새벽같이 일어나 막노동 … 하는 얘기를 많이 한다. 이런 게 이민 생활의 힘든점 이라면 이건 주제가 잘못 된거다. 소위 비교를 하려면, 한국에서 대기업 간부의 생활과 미국 회사생활 또는 한국의 회사 생활과 유사한 미국 생활을 써야만 하는 것이다. 이런 글을 읽을 때마다 매번 느끼는 거지만, 한국에서의 편했던 생활을 떨쳐버리지 못하고 여기서 적응하지 못해 징징짜는 그런 류의 이민생활 체험기가 대부분인 것이다. 비교를 할 때도, 한국에서의 최저생활과 여기에서의 최저생활을 비교 해야하는 것이다. 한국에서의 대기업 중견간부생활과 여기에서의 막노동 중 어떤 게 힘들 거라는 건 개나 소도 안다. 그런걸 왜 쓰나. 그리고, 한번 자리를 잡았으면 무슨 직업이든지 끝장을 볼 각오로 덤벼보는 것이 중요한 것이다. 징징거려봐야 도움될게 아무것도 없다. 이민생활을 자초한건 본인이다. 그 이민생활을 떠나기에 앞서 최소한의 현지조사와 굳은 각오로 덤벼야만 하는 것은 누구든 안다. 그런데 이걸 소홀히 하고, 나중에 후회한다. 이 무슨 어리석은 짓인가. 그러다 보니, 이런 글을 읽는 이민을 고려하는 사람들도 생각하기를 “현지에서는 그런 일밖에 할게 없구나”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러시아에서 오는 유대인들을 보라. 그들은 먼저 온 다른 유대인들로부터 초기정착을 하는데 필요한 중고 자동차, 보험 그리고 공공기관을 통한 취업을 위한 교육 등 엄청난 도움을 받는다. 그리고 자기 뒤에 오는 사람들에게 유사한 도움을 선사한다. 이런 도움을 통해 빨리 현지 사회에 적응할 수 있는 요령을 배우고, 이민자들 간에 도움의 가교를 만들어 나간다. 내가 아는 한 지인은 (나이 사십이 넘어 오신 한국분) 미국에 온지 오년여 만에 수백만불을 벌어들이는 무역업체 사장이 되었다. 처음 와서는 영어조차 서툴렀고, 햄버거 사먹을 돈조차 없었던 사람이었다. 자랑스런 한국인의 한 전형이다. 자기가 무엇에 능하고 또 무엇을 해야하는지 분명한 목표가 있었던 케이스 이다. 그럼 혹자는 이렇게 물을 것이다. 그런 사람은 가물에 콩나듯 한다고. 그럼 한번 한인 교회 같은 곳을 가보라. 사기꾼도 있지만, 현지 생활에 잘 적응한 사람들이 더 많다. 그들은 다 운(?) 만 좋아서 잘 적응했나? 아닐 것이다. 지금도 심심챦게 “똥포” 에 대한 말들이 가끔 나온다. 제 나라 버리고 떠나서 잘 사나 봤더니, 한국 방문했을 때 보니까 옷입는 거 하며 거지와 다름없어, 저으기 업신여기며 부르는 경멸적인 표현이다. 많은 똥포들이, 특히 오랫만에 한국을 방문했던 교포들은 자신이 한국식으로 세심하게 의상을 차리고 다니지 않으면 거의 십중팔구 “똥포”의 시선을 의식하게 된다. 그 이유는 물이 다르기 때문이고, 이 물이 다른 이유는 사회구조가 원하는 조건이 다르기 때문이다. 한국이나 미국이나 돈이 있어야 먹고 사는 거엔 다를 바가 없다. 그런데 그 액수가 차이가 많다. 거의 삶의 질을 비슷하게 놓고 보았을때 한국은 미국에 비해 월등히 적게 든다. 우선 집장만에서 볼 때, 한국서는 부모들이 거의 대부분 도와주는 걸로 알고 있다. 그러나 여기서는 자기가 자기 크레딧을 이용해서 장기 융자로 집을 산다. (다운페이 정도는 한국서 도와주는 운좋은 친구들도 있다) 그러므로 이 융자금이 매달 받는 월급에서 꽤 큰몫을 차지한다. 허나 한국은 이런 융자금 내는 집이 거의 없으므로 당연히 생활비가 적게 들 수 밖에 없다.융자금 하나만 해도 한달에 최소한 백 혹은 이삼백 만원 차이가 난다. 둘째, 집소유자들의 재산세가 지역별로 다르기는 하나, 내가 살고 있는 동북부는 침실 4개 짜리 6년된 집의 재산세가 일년에 $11000 이다. 약 천삼백만원 정도인 셈이다. 일년 재산세만. 강남에서 이에 준하는 가격대의 아파트라면 약 35평 정도가 된다고 한다. 최근 이사한 친구 말로는. 헌데, 이 아파트의 재산세는 일년에 약 35만원 이라고 한다. 두배로 뛰어도 70만원 이다. 일년에. 물론 한국에선 과외비가 장난 아니다. 한달에 일 이백이 우습다고 한다. 게다가 체면유지비도 꽤 든다고 한다. 어쨌거나 한국서는 미국서 버는 거의 반만 벌어도 미국에서 사는 거 보다 훨씬 좋은 삶의 질을 유지할 수 있다고 본다. 내 나이에 한국에서 직장에 있는 친구들은 대부분 대기업 부장 또는 이사에 속한다. 돈 잘 쓰고, 세상이 다 자기 거 같을때 이다. 여기서 전문직에 속한 나 같은 사람들은 대부분 재정적으로는 어느 정도 안정이 되었고, 최소한 10만불 이상은 번다. 세금 띄고 뭐해도 집에 7-8만불 이상은 가져간다. 거기다 와이프가 같이 버는 사람들은 대충 20만불 이상 벌기도 하지만, 그만큼 애들에 쓰는 비용이 늘어나서 몇 만불 더 벌자고 힘들게 와이프가 일하는걸 포기하기도 한다. 연봉이 15만불이상 되면 우선 세율이 확 달라지기 때문이다. 그래서, 커가는 애들 뒤치닥거리 하면서 한편으로 자기 생활을 즐기는 와이프들이 늘고 있다. 그러나 이런 정도의 생활은 내가 보기로 한국선 연봉 5천만원 정도만 되어도 가능할거 같다. 앞서 얘기한대로 집대출금 또는 재산세가 거의 없거나 미미 하기 때문이다. 각자 앞으로 차 한대씩 있고, 주말엔 가족과 외식하고 일년에 한번씩 휴가 때 해외여행이나 외국 사는 친지들 방문한다. 미국 사는 거에 비해 다른 게 있다면, 휴가를 가는 곳 (한국선 거리상 주로 동남아, 일본. 미국선 유럽또는 카리브해, 멕시코) 이 다르고, 아무래도 미국이 차값이 싸니까 벤즈나 BMW 같은걸 한국에 비해 쉽게 몰고 다닌다. 한국에 가서 보니, XG 모는 사람 정도면 미국에서 벤즈, BMW 몬다고 보면 대충 맞는 거 같다. 생활수준으로 볼 때 (물론 다 그렇다는 건 절대 아니다. 오해 마시라) 미국선 미용실 아가씨, 비디오가게 아줌마, 손톱손질 네일살롱 아가씨, 부동산 아저씨, 세탁소 아저씨 같은 평범한 직업들도 자기 집 (비록 은행융자긴 하지만) 과 벤즈, 렉서스 같은 고급차 끌고 다니는데 전혀 문제가 없다. 그만큼 인건비가 높고, 삶의 목표가 아주 거창하지 않다면 이루기도 수월하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런 외적인 것만 보고 미국이 낫다고 하는 건 개도 웃을 일이다. 이들의 삶의 질이 한국서 XG 타는 사람보다 무엇이 낫단 말인가. 못할 수도 있지. 그래서 이민살이와 한국살이를 비교할 때는 무엇보다도 비슷한 생활수준을 비교대상으로 삼아야 하는 것이다. 한국에서 사는 친구들 얘기로는 이런 중산층이 한국에서 최근 많이 붕괴되었다 한다. 여러가지 복합적이 사회문제가 주 원인으로 지적된걸 신문에서 보았다. 그런 사람들은 자기 자존심때문에 한국에서는 못할일을 미국에 와서 하면서 무척 힘들어 한다. 또 다른 사람들은 사전에 철저한 현지조사 및 준비를 해가지고 와서별 어려움없이 살아가기도 한다. 중요한건 본인의 노력이다. 이민을 옆집 마실가듯 생각하며 아무런 대책없이 오는 사람들에겐, 그에 따르는 댓가가 기다리고 있는 것이고, 철저히 준비를 하고 적응노력을 하는 사람에게는 또 그에 걸맞는 보상이 기다리고 있다. 이미 생활의 여유가 있는 사람들은 징징거릴 필요가 없는 것이다. 그래서 우리에게는 슬픈 글만 더 잘 보이고, 이런 글을 통해 이민사회를 배우는 아주 이상한 현상에 길들여지게 된다. 지금까지 여러가지 비교를 한건, 어느 사회건 노력을 하는 사람에게는 기회가 온다는 평범한 진리를 말하려고 했고, 이민사회라고 해서 한국에 비해 특별한 고생을 한다고 생각한다면 왜 그 많은 사람들이 이민와서 살겠는가를 얘기해 보려고 하였다. 천가지 만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모든 건 본인이 하기에 달렸다는 지극히 평범한 한마디로 이글을 매듭짓고 싶다. 현재 이민을 고려하거나, 모든 이민생활을 열심히 하는 분들을 위해 홧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