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알래스카서 감염 체크, 일본 “별도 격리 않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발원지인 중국 우한에 거주하던 일본인 206명을 태운 전세기가
29일 오전 일본 도쿄 하네다공항에 착륙해 승객들을 내보낼 준비를 하고 있다.
바깥으로 나오는 항공•도로•철도 교통망이 전면 봉쇄된 중국 우한에서 자국민들을 수백명씩 전세기 편으로 ‘탈출’시키는 본국 송환 작전을 미국•일본 정부가 가장 먼저 실행했다. 우한에 외국인 수천명의 발이 묶인 가운데 오스트레일리아(호주)•필리핀 등 다른 나라들도 앞다퉈 전세기를 곧 띄우기로 했다.
탈출한 자국민 ‘집단격리 조처’의 경우, 호주는 외딴섬에 일단 전원 격리하기로 했고 미국은 중간 기착지 알래스카에서 감염 정밀검사를 거친 뒤 다시 캘리포니아 공군기지로 옮겨 최대 2주간 격리하기로 했다. 일본은 별도 격리는 하지 않고 검사 결과가 나올 때까지 각자 자신의 집 안에 머물도록 했다.
29일 이른 아침 우한에서 일본인 206명을 태운 전세기 1대가 오전 8시40분께 도쿄 하네다공항에 도착했다. 모두 마스크를 쓴 귀국 시민들은 비로소 안도하는 표정이었으나 지친 기색이 역력했다. 5명은 감기•발열 증상이 있어 각각 별도의 구급차를 타고 도쿄의 한 감염병 전문병원으로 이송됐다.
나머지 201명은 신주쿠에 있는 국립국제의료연구센터로 이동해 바이러스 검사를 받게 된다. 증상이 없는 사람은 집이나 호텔에서 대기하며 최종 검사 결과가 나올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
일본 당국은 “잠복기를 고려해 2주 동안 건강상태를 살피고, 외출을 삼가달라고 요청했다”고 말했다. 우한과 그 인근 지역에 사는 일본인은 650여명으로 알려진다. 남은 일부는 현지 슈퍼마켓 매장에 근무하면서 지역주민들에게 식료 생필품을 공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 정부는 전세기 2편 정도를 곧 더 보낼 예정이다.
이날 새벽 우한의 미국영사관 직원과 미국민 등 240명을 태운 미국 정부의 전세기도 우한에서 이륙했다. 이 전세기는 알래스카 앵커리지 국제공항에 도착해 모든 탑승객을 대상으로 감염 여부에 대한 정밀검사가 이뤄졌다. 국내선 공항 등 다른 지역에서 멀리 떨어진 이 공항은 겨울철에 사실상 운항이 중단돼온 것으로 전해졌다. 감염 환자는 앵커리지 병원에서 격리 치료를 받고, 그 후 별다른 증세가 없는 사람들은 캘리포니아 마치 공군기지에 도착할 예정이다. 이들도 이 기지에 마련된 특별숙소에 최대 14일간 격리된 채 증상 검사를 계속 받게 될 것으로 알려진다.
우한에 거주하는 미국인은 약 1천명 이상이다. <에이피> 통신에 따르면, 우한 도심의 자기 아파트에 며칠째 머물고 있는 미국인 더그 페레즈(28)는 우한에 남는 쪽을 선택했다. 그는 “내 여자친구가 중국인이다. 아마도 미국행 전세기 탑승이 허용되지 않을 것이라서 떠날 수 없다. 수많은 외국인이 여기에 붙들려 있다. 사랑하는 사람을 두고 떠날 수 없는 처지”라며 “여기는 침몰하고 있는 배와 같다”고 울먹였다.
호주•뉴질랜드•필리핀•유럽연합(EU)도 앞다퉈 우한 지역에 자국민 탈출 전세기를 곧 보내기로 했다. 특히 호주는 대피한 모든 자국민을 인도양의 외딴섬인 크리스마스섬에 14일(최대 잠복기) 동안 격리하기로 했다. 호주령 크리스마스섬은 망명자들과 추방 직전의 외국인 범죄자들을 수용해온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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