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wl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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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안 내력-젊음과 장수의 비결
ywlee

 

 

 

 “죄송합니다. 하도 나이가 안 들어 보이셔서 제 연배인줄 알고, 큰 실례를 할 뻔 했습니다. ” 지난해 어느 모임에서 만난 분이 있었다. 그런데 언뜻 보아서는 내 나이 또래 정도로 보였다. 그래서 “혹시 나이가 어떻게 되시는지. 제 또래 같아 보이시는데…” 라고 물어 보았다. 그랬더니 그 분은 미소를 지으면서 자주 듣는 질문이라는 표정으로 “제가 얼마로 보이세요?” 하는 것이다.  


 그후 주위 사람들에게 들어보니 그 분은 나보다 열살이나 많다는 사실을 알고 무척 놀랐다. 머리가 좀 벗어지긴 했지만 피부가 주름살 하나 없이 팽팽해 오히려 나보다 더 젊어 보였던 것이다. 더욱이 하는 행동도 매우 순수하고 맑아서 그런 오해를 하기에 충분했다. 그래서 다음 만남 때 나는 실례를 했음을 고백하고 양해를 구했더니 그 분은 활짝 웃으면서 “하도 그런 얘기를 많이 들어서 이상할 것도 없다”고 하셨다. 나는 그때 “이제부터는 ‘형님’으로 모시겠다”고 했다.   


0…엊그제 이 분 내외와 골프를 칠 기회가 있어서, 오가는 차 안에서 많은 대화를 나누었다. 그중 제일 궁금한 것은 역시 젊게 사는 비결이었다. 이 분은 우선 성격이 낙천적이고 긍정적이다. 절대로 누구에 대해 나쁘게 이야기 하지 않는다. 좋은 점만 골라서 하시는 듯했다. 부인도 마찬가지셨다. 


 이 분은 특히 잠을 잘 잔다고 한다. 어디서나 머리만 누이면 잠이 든다. 그러니 항상 몸이 개운하다. 잠이 보약임을 누차 강조하신다. 잠을 잘 잔다는 것은 근심 걱정이 없다는 뜻이다. 그런데 살면서 근심 걱정이 전혀 없는 사람이 어디 있는가. 그러나 그것은 결국 마음먹기에 달려 있다. 걱정한다고 해결될 일이 아니라면 차라리 잊어버리는 것이 낫다. 


 흥미로운 사실은 부친이 현재 98세이신데 건강에 전혀 문제가 없고 여전히 활동을 하신다는 것이다. 이는 대체로 장수하는 집안이 그러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다른 친척 어르신들도 90세 안팎의 고령자가 많으시단다. 


 이 형님은 또한 주변에 친구들이 많아 유쾌하게 어울리며 산다. 현직에서 은퇴를 했지만 경제적 여유도 있어서 궁핍하지 않으니 근심걱정 할일이 별로 없고, 또 친구들과 즐겁게 어울려 사니 얼굴이 항상 해맑다. 체력 관리를 위해 골프와 탁구를 즐기며 술, 담배는 젊어서부터 입에도 안댔다. 


0…내 주변엔 이상할 정도로 이 분과 같은 연배인 분들이 많다. 우리 둘째 형님만 해도 비슷하다. 그런데 주변분들은 대체로 그 연세로 보이거나 개중엔 훨씬 늙어 보이는 분이 많은데 이 형님은 전혀 다르다. 이 분이 다른 분들과 같이 있을 때는 대비가 되어 더욱 어리게 보인다. 같은 연령인데 할아버지와 아들이 서 있는 것 같다. 


 언뜻 보아서는 고생도 전혀 해보지 않은 분 같다. 그런데 대화를 나누다 보니 젊어서 고생도 할만큼 했고 일도 억척스럽게 열심히 했다. 그런데도 전혀 그런 티가 나지 않는다. 


 이 형님의 젊게 사는 건강 비결을 내 나름대로 요약해봤다. 첫째, (장수하는)집안의 내력. 둘째, 긍정적이고 낙천적인 성격. 셋째, 꾸준한 자기 관리… 이 가운데 첫째와 둘째 요소는 타고나는 것이고 셋째는 후천적인 요소라 할 수 있겠다. 


0…이 분의 건강요소를 나의 처지와 대비시켜 보았다. 우선 우리 집안은 그리 장수하는 집안이 못된다. 아버지와 큰형님이 60대에, 어머니는 80대 초에 돌아가셨다. 다만 외가(外家)쪽은 장수하는 분이 계셔서 외할머니가 100세까지 수(壽)를 누리셨다. 이런 가계(家系) 때문에라도 나는 스스로 건강을 챙겨야 한다.  


 둘째, 나는 과연 매사에 긍정적이고 낙천적인가를 자문해보면 그렇지만도 않다. 나이를 먹어가며 가능한 둥글둥글해지려 노력은 하지만 아직도 마음속엔 부정적인 요소가 무척 많다. 그래서 밤에도 가끔 잠에서 깨면 이런저런 일들 생각에 잠을 설치는 경우가 적지 않다.  

   
 셋째, 나는 과연 자기관리를 위해 얼마나 노력을 하는가. 이 또한 자신이 별로 없다. 술과 육식을 좋아하고 운동은 귀찮아서 건너뛰는 수가 많다. 남들은 피트니스 센터에서 땀을 빼는 시간에 나는 주로 잠을 즐기는 편이다. 이러니 조금만 육체활동을 하면 맥을 못춘다.     


0…의사를 만나면 꼭 묻는 말이 있다. 가족 중에 어디 편찮거나 그로 인해 돌아가신 분이 있느냐고. 소위 가족력(家族歷)에 대해 묻는 것이다. 3대에 걸친 직계가족, 또는 4촌 이내에서 같은 질환을 앓은 환자가 2명 이상인 경우를 가족력이라고 한다. 암, 당뇨 등의 대사성 질환이나 정신질환은 가족력의 주요지표가 된다. 이를테면 한 집안의 내력인 셈이다. 예로부터 혼인 등에서 집안 내력을 중시하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가족력이 깨끗해서 건강하게 태어나는 것은 그 자체가 큰 축복이다. 그 반대로 질환을 가진 가족력이 있다면 남들보다 더욱 몸조심을 하면서 살아야 할 것이다. 결론은, 젊음과 장수의 비결은 유전도 중요하지만 평소의 생활습관이 더욱 중요하다는 것이다. 규칙적인 운동과 균형잡힌 식사, 여기에 긍정적인 사고방식이야말로 젊게 오래 살 수 있는 비결이 아닐까 한다. (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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