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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유식

부동산캐나다에 기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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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동주 서시 문학상]해외작가특별상 수상 소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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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만인가. 언젠가 작고한 황금찬 시인이 운영하는 '한국문학 세계화 추진 운동본부’에서 나에게 우리 문학을 세계화함에 일조를 한다고 문학상 대상을 준 적이 있었다. 나에게는 아득한 옛날의 일인 것으로 기억된다. 


상이란 받으면 기분이 좋지만 상 같지도 않은 상을 받는다는 것은 바람직하지 못하다는 나의 생각은 상에 대하여 연연하지 않았음도 사실이다. 가끔은 내가 알지 못하는 단체나 문예지에서 상을 주겠다는 의견도 있었지만 사양을 한 적도 있었다.


나는 문학이란 인생사 같기에 우리의 삶이 얼마나 값어치 있고 나의 양심에 부담감이 없는 생이었나를 반추하면서 살아가는 것이 중요하다는 생각을 여러 번 했음도 사실이다.


내가 40여 년 이상 둥지를 틀고 살아가고 있는 곳은 캐나다 로키산맥 밑이다. 나는 가끔 내 삶을 뒤적일 때가 있었다. 특히 금년 같이 일찍이 찾아온 겨울 30센티 이상의 눈이 산과 들을 덮은 이 황량한 북극, 오늘 따라 헤르만 헤세가 눈 쌓인 알프스를 보며 생존에 참 맛을 느꼈다는 말이 나의 뇌리를 스쳐간다.


나 또한 생각 한다. 알프스보다 더 아름답게 쌓인 로키산의 눈을 바라보며 로키를 넘지 않으면서도 생존의 참 맛을 느낀다 할까. 


컴퓨터를 여니 시산맥 문정영 발행인께서 보낸 소식, 내가 금년도에 윤동주 서시 문학상 해외작가특별상을 받게 되었다는 통보다. 믿어야 할지 믿지 말아야 할지 이 소식이 나의 시신경을 울렸다. 이 얼마만인가 지금으로부터 이십여 년 전 황 금찬 시인이 주는 상을 받은 해로부터, 지금까지 내가 상을 받을 일을 했는가 하는 망상이 나를 괴롭혔다.


이 상은 광주일보와 계간 시산맥이 공동주관으로 금년에 3회째를 맞이 하고 있다. 일회의 특별상은 미국의 최연홍 시인, 닥터 최는 해외 동포들 어느 누구나 존경하는 훌륭한 시인이다. 이와 같은 거목이 받은 상을 이유식이도 받게 된다 하니 무척 영광스럽다는 생각도 했다. 


언젠가 최연홍 시인이 "민초의 마음이 동주의 마음을 닮아서 자네를 윤동주 문학상에 추천하지" 말을 한 적이 있지만 솔직하게 그냥 지나는 말로 알았었다. 그리고 잊고 있었다. 인생사는 중이 제 머리 못 깎는데 내 어이 내 머리를 깎으랴, 나를 이렇게 생각하는 지인이 있다는 것으로 감사를 했었는데!


기실 어디에서 주는 상이던 윤동주 시인의 상, 내 얼마나 그리워하며 기다렸던 상인가. 윤동주 시인의 생활철학을 내가 어이 논하랴마는 윤동주 시인의 서시가 너무 좋아 연길 용정 명동 윤동주 시인의 생가도 두 번을 찾았지 않았던가. 


하늘을 보고 한점 부끄러움 없이 살아가려는 그의 생존 철학, 이 또한 내가 지향하는 삶의 가치가 아니런가. 나아가 그가 민족을 위하여 시 한편 남기고 후쿠오카 감옥에서 생을 마칠 때까지의 빛, 그 빛은 나의 우상이 아니었던가. 


나의 생각은 내가 윤동주만큼 큰 시인은 못 되었다 해도 메말라 가는 해외 동포들의 정서함양을 고취코자 무엇인가를 남기려는 일념이 민초 해외문학상을 제정, 현재까지 11년을 운영해 오지 않았던가. 


지난 11년간의 나의 악전고투의 고난과 희생이 이 상 하나로 보람을 안겨준다. 뿐만 아니라 이제 저승에 가서 윤동주 시인을 만나면 선배 시인님 같은 명시는 못 남겼어도 우리 글과 문화를 승계 발전코자 750만 해외 동포들에게 민족 천년 대계의 뿌리를 심어주기 위한 노력에 일조한다는 신념으로 나의 생을 살아 왔다고 기꺼이 말을 하리라.


조용히 가슴에 손을 대고 말을 한다. 민족이란, 문학이란 무엇인가? 민족이 있으면 문학이 있고 문학이 있으면 그 민족의 글과 말이 있기에 민족의 정체성을 찾고자 한다. 민족의 정체성의 지속적인 유지 발전은 우리글 우리 말이 세세 연연 영원해야 함을 다시 한번 각인해 보는 순간이다.


이 뜻있는 큰 상을 제정, 나에게 큰 상을 내리는 시산맥 문정영 발행인, 그리고 광주일보와 심사 위원님들께 심심한 사의를 표한다. 첨언을 한다면 좀더 해외 동포들의 정서 함양과 감정 순화 및 정체성의 지속 유지 발전에 일조를 하라는 격려로 생각하며 겸허히 옷깃을 여미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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