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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유식

부동산캐나다에 기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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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방문기(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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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호에 이어)
 구글리지나 모스코바나 개인 가정집의 식단은 비슷한 것 같았다. 빵과 수프, 소시지, 햄, 치즈, 계란과 식후 디저트 차 등이었고 가정집에서는 커피를 별로 사용치 않는 것 같았다. 커피 생각이 났으나 내가 방문한 가정집의 아리따운 과수댁에게 부담을 안길 것 같아 부탁하지 않았다. 그런데 커피 대신 이들은 러시아산 보드카를 식후에 코냑 잔 같은 조그마한 잔을 이용 건배를 한다. 


 보드카는 가격이 참 저렴하다는 생각이다. 조국의 막걸리나 캐나다의 맥주 정도로 생각하면 되리라. 분명한 것은 캐나다에서 우리가 마시는 보드카는 러시아산이 아니라는 것이다. 스위스, 노르웨이, 프랑스 등에서 다시 제조하여 캐나다로 수출된다는 이야기이다. 러시아의 진짜 보드카는 뒷맛이 참 깨끗하며 기분좋게 취하고 깨어나게 하는 술이라는 생각이다. 


 가정집 방문은 러시아 서민들의 삶의 현장을 보는 것 같아 인상적이었다. 그리고 러시아인들이 보드카를 냉동고에 오래 보관한 후 마시는 것을 보고 그대로 해 보았더니 정말 맛이 좋았다.


 Subway는 정말 대단한 시설과 안전을 기하여 설계되었다는 생각을 했다. 환승역에서 역내의 각종 기둥과 벽에는 어마어마한 예술품으로 장식한 러시아의 발전사를 알리는 내용을 조각과 동상으로 만들어 놓았다. 이 지하철 내부의 예술품만 보아도 러시아 어느 박물관을 보는 것 이상으로 감상할 만하다는 생각이다. 


 특히 제정 러시아부터 현재까지의 생생한 역사의 흐름을 알기 쉽게 예술작품으로 묘사한 은유는 감상에 감상을 거듭하게 하고 이 지하철 환승역 구내를 몇 바퀴 돌아다니면 러시아의 역사를 어느 정도 숙지하리라는 생각이다. 


 유람선으로 돌아와 저녁은 선장과 파티를 하는 시간이다. 샴페인과 와인잔을 들고 건배를 하고, 유람선 전 종업원이 각 파트별로 차례차례 나와 관광객 앞에서 감사하다는 인사를 하며 모스코바의 하루해를 마쳤다. 200명의 관광객을 위한 유람선 승무원이 100명임에 놀라웠다.

 

 
 십이일째(2013년 10월 6일)

 


 

 (사진) 징기스칸의 300년 러시아 통치를 물리친 이반 4세 황제가 1555년에서 1560년 사이에 지어올린 승전 기념 성당이다. 이 성당의 이름은 바실리 주교의 이름을 따 성 바실리성당이라 명명하고 붉은 광장에 서있다.

 

모스코바 대학은 1755년 미하일 바실리예비치 로마노프가 설립한 러시아의 최고 국립대학으로 러시아의 거의 모든 수상과 대통령 등이 이 대학을 거쳤다.


 우선 모스코바 대학의 찬란한 역사와 간단한 개요를 살펴보면 모스코바 대학은 스탈린 양식의 캠퍼스를 가지고 있는 러시아 최고의 학부 요람으로 30층 본관 현관 위에 양팔을 펼쳐 비상하는 ‘쌍두 독수리 동상’과 아래는 ‘별’ 그리고 농민 노동자의 상징인 ‘낫과 망치’가 있다. 본관 건물 양 옆으로 연구동과 기숙사, 잘 정돈 된 캠퍼스 정원이 좌우 대칭으로 배치되어 있다. 이 대학을 창설한 ‘미하일 라마노소프’의 동상도 중앙에 서있다.


 18개학부와 아시아 아프리카대학 8개, 학문연구소 산하에 25,000여명의 학생, 5,000여명의 아스피란트, 5,000여명의 연구원 그리고 매년 158개국에서 약 1,500여명의 외국학생들이 공부하고 있단다. 대학 뒤편으로 모스코바에서 제일 높다는 해발 200m의 레닌 언덕에서는 모스코바강과 숲 그리고 도심이 한 눈에 보인다.


 이 대학 본관 건물에는 러시아의 상징 왕별이 있는데 이 왕별은 모스코바에서 크레물린 궁을 제외하고는 외무성과 시청의 건물에 똑 같은 왕별이 있다. 대학 캠퍼스의 아름다움을 어떻게 표현해야 할까. 앞에는 모스코바 강이 유유히 흐르고 캠퍼스를 둘러싼 주변 경관의 아름다움에 가을이 익어가는 단풍잎들은 나를 반겨주는 양 조국의 은행나무 잎 같이 노랗게 물들어 가고 있었다. 


 단풍잎이 머리와 어깨를 치고 떨어질 때 나도 모르게 눈물이 핑돌았다. 인류의 갈 길은 어디이며 모스코바 대학의 인재들이 인류를 위해 평화와 번영을 위하여 얼마나 기여를 할까. 지구는 변함없고 나라와 나라의 생존 경쟁은 얼마를 더 지속하며 생존에 위협할까 온갖 상념에 잡혀본다. 


 다시 인생을 살아간다면 이런 대학에 와서 공부를 한번 하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야심도 느껴본다. 돈 200불 들고 공부 좀 더 한다고 멀고먼 캐나다라는 나라로 이민을 와서 학위도 못 받고 장사꾼이 되어 방황하는 나의 생존의 뒤안길이 알량한 감정으로 북받쳐 왔다. 이런 잡생각을 하는 순간 관광객들은 버스에서 승차를 하라고 손짓한다.(다음 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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