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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수리에서 나니는 그 빛 같은
young2017
2018-09-03
정수리에서 나니는 그 빛 같은
우주의 마음으로 세상을 바라보면
세상을 가슴에 안은 우주처럼 느낄 수 있을까?
우물을 청소하고 나면
흙물을 뚫고 솟아오르는 맑은 물처럼,
그때 그곳이 선명히 떠오른다.
거기에 가면 그것이 지금도 살아 있을까?
그 여름 뜨거운 볕에서 마르며 시들어가던 그것
그 스러져가는 그것을 보고도
나는 아무것으로도 도울 수 없었다.
그것이 지고 그 자리에 지금은 무엇이 피었을까?
그대로 비어 있을까?
다른 생명이 솟아오르고 있을까?
곳곳마다 생명이 나고 지는데
그곳이라고 생명이 나고 자라지 않을까?
가볼까,
그곳에 가본다면 지금의 나와는
어떤 관계, 어떤 의미로 마주할 수 있을까?
생명이 나고 자라는 곳에
의미없는 일이 있을 수 없지.
그럴 일은 있을 수 없지.
곳곳의 생명은 어디에나 현현하는
우주의 마음으로 자신을 바라보며
세상을 가슴에 안은 우주를 느끼며
자라는 그 것,
내 안에서 볼 수는 있어도
잡을 수는 없는 금빛,
정수리에서 나니는* 그 빛 같은
그 것.
*나니는 ㅡ "날으다, 다니다"의 의미로 외적, 사실공간에서 또는 내적, 정신공간에서의 표현으로 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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