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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별(一瞥)의 메아리
young2017

 
일별(一瞥)의 메아리 

 

 

 

적막에 잠긴 호수 위를 
고요히 노저어 지날 때 
그 자취가 
심연에 잠긴 달을 부수고 있었습니다 
마치 가는 세월이 
삶의 의미를 퇴색케 하듯이

 

호숫가 저편에서 사슴 가족이
노 저어 가는 나를 
바라보고 있었습니다. 
거기에는, 우리들 
서로의 바라봄에서 일어나는 
침묵의 여운이 감돌았습니다 
마치 메아리의 여운처럼.   

 

나는 오늘 그 사슴 가족의 
모습이 문득 떠올랐습니다. 
마치 내 젊은 어느날이 
문득 떠오르듯이. 

 

열정과 열망이 교차하던
선택의 기로(岐路)에 서성이던  
옛 어느날이 내 가슴에 어립니다 
마치 어떤 메아리의 여운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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