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곰, 마늘 그리고 이민 문학(2)
yeodongwon

 

 문화대국 중국 변방에 붙어 우리적인 지극히 우리적인 독특한 문화를 잃지 않고, 국토를 지키며 가꾸고 다듬어 버틴 그 슬기와 끈질김이 어찌 예삿일이겠는가?


 그렇다면 한민족 정신으로 면면히 이어져온 이 고집스러운 우리적인 '개성'과 '끈기'의 바탕 그 근원지는 무엇인가? 바로 마늘(개성)과 곰(끈기)으로 상징되는 단군신화 정신이다. 핏속에 잠재되어 역사의 고비 때마다 우리를 굳게 붙들어 세워준 신앙이라 말해도 좋을 것이다.


 지구상에 민족도 많고 그만큼 음식도 다르다. 그런데 그 많은 세계의 음식들이 이웃나라와 비슷비슷하게 닮아있는 데 반해 유독 우리 한국음식만은 세계는 물론 바로 이웃 중국 일본과도 닮지 않고 유별나서 마치 외계인 음식 같다는 평을 받는다. 그 맛과 그 냄새와 그 색깔의 강렬함 때문이다. 


 그래서 타민족들이 쉽게 접근이 안 되는, 쉽게 접근이 되는 중식, 일식과는 무척 대조적이다. 그러나 우리 음식은 일단 맛에 빠져들면 계속 찾게 하는 중독성이 있다.


 음식으로 민족성을 진단하는 것이 무리인지는 모르겠으나 어떤 상관관계가 있는 듯 보인다. 우선 거부감을 주지 않는 색과 맛과 냄새를 지닌 일본 음식과 강렬한 색과 맛과 냄새를 지닌 한국 음식을 대조해보자. 


 일본인들은 상냥하고 예의가 바르게 보여 쉽게 접근되는 것이 그들 음식에 고스란히 배여 있다. 대조적으로 한국인은 제가 잘난 듯 튀는 성격에 열정적이라 우선 접근이 망설여지는 것이 우리 음식에 그대로 선보이고 있다.


 우리는 이처럼 개성이 너무 강해 어느 곳을 들여다 봐도 배가 산으로 기어오르듯 콩가루 모양새를 보이다가도 어느 시기를 지나고 보면 가지런히 제자리를 찾아 안전을 보이고 있으니 참으로 묘한 민족이다. 그래서 단결력 부족을 한탄한 일만도 아닐 거라고 자위를 해본다.


 일본의 전통 정원엘 들어가 보면 돌멩이 하나 나무 한 그루도 우연히 거기에 있거나 자라고 있는 것이 하나도 없고 정원의 전체적인 조화를 위해 옮겨지고 다듬어진 개성이 무시되어 있는 데 반해 우리의 전통 정원엘 들어가 보면 돌 하나 나무 한 그루도 사람의 손이 간 흔적이 보이지 않고 각기 제멋대로인데도 전체적 어울림에는 하등 흠이 없다. 오히려 각기 개성의 특출함이 전체를 압도하듯 하면서도 묘하게 전체의 조화로움에 기여하고 있다.


 작업도 도급하면 신을 내 능률(생산성)이 오르는데 협동을 시키면 능률이 떨어져 버린다. 북한이 오늘날 세계에 구걸, 거지나라 꼴로 전락한 다스림의 실패로 나타난 것은 우리의 민족 기질을 깡그리 무시한 뻔한 결과이다. 간섭과 얽매임을 싫어하는 튀는 개성을 죽이고 전체주의만을 앞세워 억압과 명령으로 민족 특기인 신바람을 죽여버렸으니 치명적일 수밖에 없는, 결과는 너무도 당연하다. 차라리 일본이 공산주의였다면 아마 성공했음직하지 않았을까?


 임진왜란 때 관군은 허수아비였으나 의병활동만은 눈부셨던 이유도 같은 맥락으로 보인다. 지시나 간섭에서가 아니라 스스로 일어나 알아서 열성을 내는 참으로 묘한 민족이 우리이다. 지난 월드컵 때의 교과서 같은 일본의 분위기와는 다른 길거리 함성이 바로 그것이고 왜정 36년의 저항이 그것이고 4.19로 시작된 민주저항운동이 그것이다.


 이처럼 각기 자신의 개성을 한껏 살리면서도 전체에 기여하는 민주사회 성향의 한민족의 특질(기질)을 잘 육성, 계승할 수만 있다면 우리가 어느 시대 어디에 살던 우리를 지키면서 그 지역사회에 이바지하는 우수한 민족이 되리라 나는 확신한다.


 코리언 특급 박찬호가 97년도 10승을 거둔 후 우리 기자와의 인터뷰에서 "앞으로 한민족의 참을성과 지구력을 보여주겠다."라고 다짐하고 있었다. 바로 이것이다.


 이렇게 마늘(개성)과 곰(인내)이라는 상징성이 담겨 있는 단군신화 정신이 우리 해외동포문학의 밑거름이 되어 승화 계승 발전하여 좋은 결실을 얻었으면 하는 바람으로 이 글을 썼다.

 


▶알립니다: 여동원 님의 <밖에서 모국 보기 50년> 시리즈는 일단 이번 호로 대단원의 막을 내립니다. 그동안 애독해주신 여러분께 감사드립니다. 수 주일 후부터는 필자의 새로운 글이 애독자 여러분을 찾아갑니다. 기대해주십시오.  -편집자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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